대학내일
[봉준호 정주행] #4. 미리 예측해보는 <옥자> 대담
전부 맞으면 소오름! 아니면 말고.
어떤 영화일지 가늠이 안 된다. 6월의 화제작이자 봉준호 감독의 6번째 영화 <옥자>는 말 그대로 예측불가다.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을 때, 두 에디터가 공개된 스틸컷과 예고편만 가지고 <옥자>를 궁예해봤다. 전부 맞으면 소오름! 아니면 말고.
기명균(이하 기) : 사실 <옥자>는 예고편이 너무 깔끔하다. 봉준호답지 않다. 추하고 기분 나쁜 부분이 있어야 한다. ‘육식에 대한 경고’가 메시지인 것 같은데, 그 정도의 더러움은 봉준호에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거든.
김준용(이하 김) : 그래서 처음 <옥자> 예고편을 보고 나서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더라. 뻔한 헐리 우드 영화 같아서. 아마 본 영화에는 더 추하고! 아주 기분 나쁘고! 더러운 장면이 있을 거다. 희 망을 버리지 말자.
① 옥자의 정체는?

① 실루엣이 상당히 비슷하다 ⓒSBS뉴스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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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옥자의 정체가 뭘까? 하마일까?
김: 살짝 피그미하마 느낌이다. 피그미하마는 온순하고 돼지처럼 생긴 하마다. 그리고 예고편을 보면 슈퍼돼지가 적게 먹고 배설도 적게 한다고 하는데, 피그미하마도 딱 그렇거든. 이파리, 열매만 먹어서 배설도 적고. 뭔가 닮지 않았나?
기 : 봉준호는 미란도(틸다 스윈튼)가 옥자를 태어나게 한 다국적 CEO라고 설명했다. 미란도는 ‘자연적 돌연변이’를 모아 온 것 같다. 거기에 옥자가 있었던 거지.
김 : 미란도는 돼지들이 좋은 꿈을 꾸게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 맛이 좋아진다나. 옥자를 일부러 강원도 산골에 숨겨놓은 거다. 공기 좋고 물도 맑으니까. 환경이 좋으니 꿈도 좋을 거고. 행복한 슈퍼돼지를 데려와서 그 꿈을 다른 슈퍼돼지들에게 주입시키는 거다.
② 옥자는 왜 미국에 갔나?

기: 옥자의 정체가 뭘까? 하마일까?
김: 살짝 피그미하마 느낌이다. 피그미하마는 온순하고 돼지처럼 생긴 하마다. 그리고 예고편을 보면 슈퍼돼지가 적게 먹고 배설도 적게 한다고 하는데, 피그미하마도 딱 그렇거든. 이파리, 열매만 먹어서 배설도 적고. 뭔가 닮지 않았나?
기 : 봉준호는 미란도(틸다 스윈튼)가 옥자를 태어나게 한 다국적 CEO라고 설명했다. 미란도는 ‘자연적 돌연변이’를 모아 온 것 같다. 거기에 옥자가 있었던 거지.
김 : 미란도는 돼지들이 좋은 꿈을 꾸게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 맛이 좋아진다나. 옥자를 일부러 강원도 산골에 숨겨놓은 거다. 공기 좋고 물도 맑으니까. 환경이 좋으니 꿈도 좋을 거고. 행복한 슈퍼돼지를 데려와서 그 꿈을 다른 슈퍼돼지들에게 주입시키는 거다.
② 옥자는 왜 미국에 갔나?

② 뒤에 보이는 NYSC는 New York Superpig Contest의 약자로 보인다.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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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 그럼 옥자는 어떻게 해서 미국으로 가게 되나?
김 : 옥자가 우연히 미자의 손을 벗어나면서 사건이 시작될 것 같다. 물론 미자 할아버지인 희봉과 미란도 사이에 모종의 계약도 있었을 것이다. 근데 그 무거운 애를 강제로 데려갈 순 없지 않나? <괴물>에서 괴물의 나이가 사춘기이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었다. 옥자도 10살이니 비슷할 걸로 보인다. 요상한 과일같은 걸로 옥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뒤, 정신 못 차리는 사이에 기절시켜 미국으로 데려갔을 거다.
기 : 동물 애호가로 등장하는 스티븐 연이 데려갔을 것 같다. 애호가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악역이었던 거지. 예고편을 보면 옥자가 나무에 부딪히는 장면이 있다. 옥자는 등에 충격을 가하면 돌아버리는 다혈질 동물인 거다. 등 아프다고 막 뛰어 다니다가 스티븐 연에게 잡히는 걸지도.
③ 미자는 왜 옥자를 애타게 부를까?

김 : 옥자가 우연히 미자의 손을 벗어나면서 사건이 시작될 것 같다. 물론 미자 할아버지인 희봉과 미란도 사이에 모종의 계약도 있었을 것이다. 근데 그 무거운 애를 강제로 데려갈 순 없지 않나? <괴물>에서 괴물의 나이가 사춘기이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었다. 옥자도 10살이니 비슷할 걸로 보인다. 요상한 과일같은 걸로 옥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뒤, 정신 못 차리는 사이에 기절시켜 미국으로 데려갔을 거다.
기 : 동물 애호가로 등장하는 스티븐 연이 데려갔을 것 같다. 애호가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악역이었던 거지. 예고편을 보면 옥자가 나무에 부딪히는 장면이 있다. 옥자는 등에 충격을 가하면 돌아버리는 다혈질 동물인 거다. 등 아프다고 막 뛰어 다니다가 스티븐 연에게 잡히는 걸지도.
③ 미자는 왜 옥자를 애타게 부를까?

③ 금돼지 받을 때는 좋았는데(위) 옥자가 식용 돼지가 된다는 말을 듣고 빡친 미자(아래)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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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 슈퍼돼지 경연대회가 뉴욕에서 개최되고, 우승 돼지에겐 엄청난 명예가 보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기 : 예고편을 보면 미자가 금돼지를 들고 있다. 옥자가 대회에서 우승하고 미란도가 옥자를 가지는 대가로 준 것일 가능성이 높다.
김 : 전 세계에 있는 26마리의 슈퍼돼지 중에 옥자 사연이 제일 좋지 않을까? 산골에서 좋은 꿈을 꾸고, 깨끗하게 자랐지 않나. 게다가 ‘소녀’가 키웠다는 사연도 있으니까. 옥자가 이 콘테스트에서 우승한다는 건 이미 공개된 내용이다. 기 : 문제는 미자가 옥자와 함께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는 거다.
김 : 겉으로는 콘테스트지만, 사실 미란도는 옥자를 돈벌이로 쓰려고 한다. 옥자가 고기의 모체가 되는 거다. 미자는 이 사실을 알고 본격적으로 옥자를 구출하려 하는 것 같다.
④ 옥자는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기 : 예고편을 보면 미자가 금돼지를 들고 있다. 옥자가 대회에서 우승하고 미란도가 옥자를 가지는 대가로 준 것일 가능성이 높다.
김 : 전 세계에 있는 26마리의 슈퍼돼지 중에 옥자 사연이 제일 좋지 않을까? 산골에서 좋은 꿈을 꾸고, 깨끗하게 자랐지 않나. 게다가 ‘소녀’가 키웠다는 사연도 있으니까. 옥자가 이 콘테스트에서 우승한다는 건 이미 공개된 내용이다. 기 : 문제는 미자가 옥자와 함께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는 거다.
김 : 겉으로는 콘테스트지만, 사실 미란도는 옥자를 돈벌이로 쓰려고 한다. 옥자가 고기의 모체가 되는 거다. 미자는 이 사실을 알고 본격적으로 옥자를 구출하려 하는 것 같다.
④ 옥자는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③ 미란도가 ‘슈퍼돼지 육포(SuperPig Jerky)’를 먹고 있다. 옥자야!!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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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 <옥자>의 결말은 옥자가 죽으면서 끝날 것 같다. 옥자가 죽어야 미자가 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거나. 옥자가 마지막에 ‘난 틀렸다, 너라도 살아’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거다.
김 : 봉준호 감독은 관객들의 기대를 배신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냥 해피엔딩으로 끝날 지도 모른다. 옥자와 미자가 다시 강원도에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만약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라면 더 끔찍한 방향으로 흘러갈 거다.
기 : 옥자가 미자를 죽게 한다?
김 : 아니, 미자가 옥자를 먹는 거다.
기 : ….

김 : 봉준호 감독은 관객들의 기대를 배신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냥 해피엔딩으로 끝날 지도 모른다. 옥자와 미자가 다시 강원도에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만약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라면 더 끔찍한 방향으로 흘러갈 거다.
기 : 옥자가 미자를 죽게 한다?
김 : 아니, 미자가 옥자를 먹는 거다.
기 : ….

④ 설마? 옥자야!! ⓒNetflix
김 : 결국 미자는 옥자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하게 돌아온다. 그리고 몇 년 뒤. 미자는 이제 중학생이다. 즐거운 점심시간. 급식에 고기가 나온다. 아주 맛있게 먹는다. 식사 도중 화면이 돼지 고기에 클로즈업 되면서 생산 공정을 역으로 따라간다. 결국 미자가 먹은 고기가 옥자인 거다. 이게 사실 봉준호 감독 취향 아닌가? 미자 역의 안서현은 “이 영화를 찍기 전엔 육식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꺼려진다”는 말을 했다. 냄새가 나지 않나.
기 : 자꾸 설득된다.
김 : 아니면 옥자와 미자가 살아서 강원도로 돌아와도 남겨진 찝찝함이 있을 수 있다. 미자가 미란도를 죽인 살인자가 된다거나….

기 : 자꾸 설득된다.
김 : 아니면 옥자와 미자가 살아서 강원도로 돌아와도 남겨진 찝찝함이 있을 수 있다. 미자가 미란도를 죽인 살인자가 된다거나….

④ 미자가 옥자를 지키기 위해 미란도를 죽여 버리는 건 아닐까 ⓒNetflix
기 : 미자가 미란도의 새로운 홍보대사가 될 수는 없을까? 미란도가 옥자를 살려주는 대신, 미자를 이용하는 거다. 그래서 미자는 옥자를 살리지만 대신에 수많은 슈퍼돼지를 죽이는 데 앞장선다. 결국 옥자는 살고, 그 기억을 주입한 제2의 옥자를 만들어내는 거다. 그리고 맛있게….
김 : 아니면 돼지 대신 닭. 미자는 돼지를 먹는 데는 죄책감이 있지만 닭에는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Mirando의 계열사 Mija가 생기고, 슈퍼돼지 대신 슈퍼닭이 등장하지 않을까? 미자는 옥자를 지키는 대신 슈퍼닭을 홍보하고. “일단 맛이 끝내줘야지” 이런 대사도 치고. 근데, 우리 너무 아무 말이나 하는 거 같은데?
[821호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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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호#봉준호#옥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