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아름답지 않은 밤이에요 [10cm]
‘Bad night’을 위로하는 권정열의 목소리
지금껏 여러 명의 룸메이트와 방을 같이 썼다. 나의 잠버릇에 대한 그들의 증언은 일치했다. “넌 뒤통수만 닿으면 자더라.” 영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30년 가까이 살면서 ‘불면증’이란 단어는 그 사전적 의미만 알았지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조금 심란한 날엔 누워서 10cm의 ‘Good night’ 같은 노래를 듣거나, 오늘 하루와 내일 하루에 대해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러니 매사에 걱정 많은 엄마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하소연해도 그 심각성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이 정도 한 게 어딘데?’와 ‘나 하나쯤이야!’로 요약되는 뻔뻔함으로 모든 걱정 근심을 무찔러온 나로서는, 조용하고 깜깜한 밤에 딱히 못 잘 이유가 없었다. 새벽 3~4시까지 잠 못 드는 밤이 늘어난 건 지난해쯤부터였다. ‘언니네 이발관’ 전집 재생이 끝나고, 십몇 년 전과 몇십 년 후의 일에 대해 반성하고 걱정하는 동안 눈은 더 말똥말똥해졌다. ‘이래서 엄마가 커피를 안 마시는구나.’ 불면증을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난 왜 이 정도밖에 안 되지?’와 ‘내가 다 망쳤어!’로 요약되는 스트레스가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돌아다니며 괴롭혀서다. 당황스러웠다.
온갖 ‘마음의 문제’를 혼자서 정신승리로 해결해왔는데, 그게 통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으니까. 그렇게 멍한 채로 맞는 새벽은 답답하고, 또 피곤했다. ‘HELP’는 10cm의 새 앨범 <4.0>에 수록된 곡이다. 좋은 노래 가사가 대부분 그렇듯, 내 얘기 같아서 울컥한다. “내게 엉켜 있는 문제들을 말하기 싫지만/ 나는 너무도 지쳐 있지 (…) 하루 종일 했던 거지 같은 말과 죽을 만큼 바보 같은 짓들 (…) 다들 나와 같은 모습인데 참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만 못된 사람인 걸까” 오늘 낮에 하지 못한, 내일 낮에도 하지 못할 얘기들. 혼자 남은 밤에라도 쏟아내야 하지 않을까. ‘Good night’을 부르던 권정열의 목소리가 이젠 나의 ‘Bad night’을 위로한다.
- 마음 놓고 자고 싶은 사람

‘이 정도 한 게 어딘데?’와 ‘나 하나쯤이야!’로 요약되는 뻔뻔함으로 모든 걱정 근심을 무찔러온 나로서는, 조용하고 깜깜한 밤에 딱히 못 잘 이유가 없었다. 새벽 3~4시까지 잠 못 드는 밤이 늘어난 건 지난해쯤부터였다. ‘언니네 이발관’ 전집 재생이 끝나고, 십몇 년 전과 몇십 년 후의 일에 대해 반성하고 걱정하는 동안 눈은 더 말똥말똥해졌다. ‘이래서 엄마가 커피를 안 마시는구나.’ 불면증을 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난 왜 이 정도밖에 안 되지?’와 ‘내가 다 망쳤어!’로 요약되는 스트레스가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돌아다니며 괴롭혀서다. 당황스러웠다.

온갖 ‘마음의 문제’를 혼자서 정신승리로 해결해왔는데, 그게 통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으니까. 그렇게 멍한 채로 맞는 새벽은 답답하고, 또 피곤했다. ‘HELP’는 10cm의 새 앨범 <4.0>에 수록된 곡이다. 좋은 노래 가사가 대부분 그렇듯, 내 얘기 같아서 울컥한다. “내게 엉켜 있는 문제들을 말하기 싫지만/ 나는 너무도 지쳐 있지 (…) 하루 종일 했던 거지 같은 말과 죽을 만큼 바보 같은 짓들 (…) 다들 나와 같은 모습인데 참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만 못된 사람인 걸까” 오늘 낮에 하지 못한, 내일 낮에도 하지 못할 얘기들. 혼자 남은 밤에라도 쏟아내야 하지 않을까. ‘Good night’을 부르던 권정열의 목소리가 이젠 나의 ‘Bad night’을 위로한다.

[828호 - pick 1+1]
#10cm#828호#828호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