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초 간단 댕낼 리뷰 2. 쫄병 안성탕면맛
2017 F/W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콜라보레이션
어린 시절, 우리는 어머니의 백스매싱을 맞으며 생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곤 했다. 생라면이 불량식품으로 인식된 탓에 그 짭쪼름한 맛을 즐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라면 모양 과자가 나타나 인기를 끌었다. '뿌셔뿌셔'와 '쫄병스낵'은 당대 스낵시장의 양대산맥이었다. 스테디셀러로 10년 가까이 사랑받던 이들은 몇 년 전, 과자계의 슈프림 '허니버터칩'의 등장과 함께 칩 스타일 과자가 유행을 타며 시장에서 잊혀졌다.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 ASK, 본더치 급 스낵으로 몰락해 버린 것이다.
21세기에는 라면 모양 과자가 나타나 인기를 끌었다. '뿌셔뿌셔'와 '쫄병스낵'은 당대 스낵시장의 양대산맥이었다. 스테디셀러로 10년 가까이 사랑받던 이들은 몇 년 전, 과자계의 슈프림 '허니버터칩'의 등장과 함께 칩 스타일 과자가 유행을 타며 시장에서 잊혀졌다.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 ASK, 본더치 급 스낵으로 몰락해 버린 것이다.
개요
안성탕면(1983) 과 쫄병스낵(2001) 전설적인 두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
1983년 탄생한 농심 안성탕면은 올해로 36년차다. 그야말로 라면업계의 살아있는 화석이다. 놀랍게도 이 안성탕면이 최근 쫄병스낵과 협업을 이뤘다. 10년째 창고정리중인 쌈지에 발렌시아가가 콜라보를 요청한 수준이다.
쫄병스낵은 2007~2008년경 '쫄병®'로 상표를 변경했다. 근데 아무도 몰라서 사람들은 여전히 쫄병스낵(이하 쫄병)이라 부른다.

1983년 탄생한 농심 안성탕면은 올해로 36년차다. 그야말로 라면업계의 살아있는 화석이다. 놀랍게도 이 안성탕면이 최근 쫄병스낵과 협업을 이뤘다. 10년째 창고정리중인 쌈지에 발렌시아가가 콜라보를 요청한 수준이다.
쫄병스낵은 2007~2008년경 '쫄병®'로 상표를 변경했다. 근데 아무도 몰라서 사람들은 여전히 쫄병스낵(이하 쫄병)이라 부른다.
상세 스펙
출시명 쫄병 안성탕면맛
일자 2017.10.17
유형 과자
제품형태 고유의 색택과 향미를 지닌 스낵
생산소재지
부산광역시 사상구 사상로 455번길 46(모라동) 경상북도 구미시 1공단로 7길 58-11(공단동)
쫄병은 부산공장과 구미공장 두 곳에서 만든다. 안성탕면은 어디서 만들까. 안성탕면이라고 해서 공장이 안성에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 안성에 있다.

안성탕면을 만드는 다른 한 곳은 부산공장이다. 즉, 쫄병과 안성탕면을 모두 취급하는 곳은 부산 뿐이다. 그러니까 구미판 제품이 OEM이라 보면 된다. 오리지널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쫄병 안성탕면맛 부산판을 찾자.
일자 2017.10.17
유형 과자
제품형태 고유의 색택과 향미를 지닌 스낵
생산소재지
부산광역시 사상구 사상로 455번길 46(모라동) 경상북도 구미시 1공단로 7길 58-11(공단동)
쫄병은 부산공장과 구미공장 두 곳에서 만든다. 안성탕면은 어디서 만들까. 안성탕면이라고 해서 공장이 안성에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 안성에 있다.

포장 디자인

텍스트는 과자 봉지에 들어가는 것 치고 굉장히 많다. 무려 '스낵은 언제나 농심, 쫄병 안성탕면 맛' 총 열 다섯개의 문자가 쓰여 있는데, 그림과 여백의 공간을 중요시하는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이건 얘 뿐만이 아니라 농심 제품이 전반적으로 약간 박찬호 스타일이긴 하다.

일러스트 작업을 하다 보면 빡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상사 혹은 회사의 피드백을 수 차례 반영하다 보면 뚜껑이 열리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고. 이런 감정을 팝아트적 감각으로 승화한 흔적이 포장재 전면에 남아 있다.
라면 머리 위에 얹은 날계란이 프라이가 되고, 자사의 스낵을 당장이라도 집어던지려는 캐릭터의 몸동작. 너나 할 것 없이 머리가 뜯긴 봉지를 통해 이 디자인 작업이 자신과 동료들에게 꽤 고된 과정이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참고로 라면 캐릭터 우측을 보면 한 가지 오류가 있다. 원래 봉지 안성탕면의 면발은 둥글지 않고 네모지다. 이건 고증 오류라기보다는 '빌어먹을 상사놈 머리에 뇌 대신 라면사리가 들었음'을 표현한 디자이너의 저항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개봉


한 봉지에 든 스낵 갯수는 약 37개


우리는 실제로 쫄병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지를 실험하기 위해 같은 구 형태 과자인 칸쵸와 홈런볼까지 모아 봤다. 세 과자 모두 같은 높이에서 낙하시키는 갈릴레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같은 높이에서 떨어졌을 때 얼마나 잘 부서지고 파편이 많이 날리는지 알아보는 실험이다.
역시 예상대로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쫄병이 부스러기를 가장 많이 만들었다. 홈런볼은 과자 반이 공기라서 쿠셔닝이 좋았고, 칸쵸는 돌 같은 내구성을 자랑했다. 근데 왜 제일 단단한 칸쵸가 질소가 더 많냐.

역시 예상대로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쫄병이 부스러기를 가장 많이 만들었다. 홈런볼은 과자 반이 공기라서 쿠셔닝이 좋았고, 칸쵸는 돌 같은 내구성을 자랑했다. 근데 왜 제일 단단한 칸쵸가 질소가 더 많냐.
맛
식감은 단단하지만 튀긴 생면에 스프를 부어먹는 생라면보다 훨씬 바삭하고 깔끔하다. 하지만 어금니에 잘 끼는 단점이 있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인데 면발 사이사이에 골고루 뿌려진 라면스프가 굉장히 짜다. 처음 먹었을 때 "이게 무슨 라면 맛이야" 라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신기하게도 네댓개 쯤 먹다 보면 정말 라면 맛으로 느껴진다! MSG와 강원도 된장마을의 깊은 된장향이 어우러져 윤지성도 물개박수를 칠 것 같다.
좀 더 솔직한 감상을 듣고자, 라면과 과자를 사랑하는 주변 대학생 미식가들에게 직접 평을 들어보기로 했다.
대학생 A군 - 20세, 마포구 성산동 거주, 자취생
솔직히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안성탕면 맛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그냥 짭짤하고 맛있긴 해서 먹었다. 쫄병스낵은 짜장맛이 쩔었는데 그거 왜 없앴어 망할 농심놈들아.
대학생 B양- 22세, 인천 계양구 거주, 자취 안함
주말에 오버워치하다가 집 앞 편의점에 맥주 사러 갔는데 있길래 샀다. 그냥 먹을 땐 몰랐는데 맥주 안주로 몇개 집어먹으니까 진짜 안성탕면 생라면을 안주로 먹는 느낌이 났다. 그게 신기해서 집에 갈 때마다 편의점에 들러 산다. 솔직히 조금 더 매웠으면 좋겠다.
취준생 C군- 26세, 성북구 돈암동 거주, 자취생
원래 남들 안 사먹을 때도 나는 오리지날 많이 사먹었는데 이거 나오고 나서 술을 더 먹는다. 지금ㅁ도 친구랑 둘이ㅣ 라면닝랑 이거 사다가 벌써 각 2병ㅇ 비웟ㅅㅅㅅㅅ느ㅡㄴ데 ㅌㅏ자가 왜ㅐ이래ㅓ쟈ㅑ냐
좀 더 솔직한 감상을 듣고자, 라면과 과자를 사랑하는 주변 대학생 미식가들에게 직접 평을 들어보기로 했다.
대학생 A군 - 20세, 마포구 성산동 거주, 자취생
솔직히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안성탕면 맛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그냥 짭짤하고 맛있긴 해서 먹었다. 쫄병스낵은 짜장맛이 쩔었는데 그거 왜 없앴어 망할 농심놈들아.
대학생 B양- 22세, 인천 계양구 거주, 자취 안함
주말에 오버워치하다가 집 앞 편의점에 맥주 사러 갔는데 있길래 샀다. 그냥 먹을 땐 몰랐는데 맥주 안주로 몇개 집어먹으니까 진짜 안성탕면 생라면을 안주로 먹는 느낌이 났다. 그게 신기해서 집에 갈 때마다 편의점에 들러 산다. 솔직히 조금 더 매웠으면 좋겠다.
취준생 C군- 26세, 성북구 돈암동 거주, 자취생
원래 남들 안 사먹을 때도 나는 오리지날 많이 사먹었는데 이거 나오고 나서 술을 더 먹는다. 지금ㅁ도 친구랑 둘이ㅣ 라면닝랑 이거 사다가 벌써 각 2병ㅇ 비웟ㅅㅅㅅㅅ느ㅡㄴ데 ㅌㅏ자가 왜ㅐ이래ㅓ쟈ㅑ냐
취식법 및 팁
1901년 독일의 연구자 D.P. 헤니히는 '혀의 각 부분은 각기 다른 맛에 반응하는 정도의 차이가 미미하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혀 지도'가 생겨났는데, 이 지도에 따르면 혀의 양 끝부분이 짠 맛을 가장 잘 느낀다고 한다.

식감이 단단한 과자라 칩류 과자처럼 앞니로 씹기는 힘들고 어금니를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과자를 절반으로 부수어 양쪽 어금니에 나누어 담고 씹게 된다. 이 때 양 어금니로부터 새어나와 혀 양 쪽에 닿는 맵고 짭조름한 맛이 라면 과자의 짠 맛을 잘 느끼게 한다.
하지만 미국 마운트시나이 의대 로버트 마골스키 교수는 이 혀 미각 지도의 오류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모든 맛은 미뢰가 있는 혀의 어떤 지점에서나 감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쫄병을 '불려먹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 방법을 쓰면 더 맛있게 이 과자를 음미할 수 있다.
<이하 약 더러움 주의>
혀 위에 쫄병을 하나 올리고 양 침샘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를 한껏 모아 혀 중심부로 모은다. 이 때 혀와 경구개 사이에 쫄병을 위치시키고 입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면 스프가 녹은 침이 압력에 의해 새어나온다. 혀 전체의 미뢰를 통해, 단순히 짠 맛보다 좀 더 깊은 '라면 맛'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시간이 좀 지나면 스낵이 불게 되는데 여기서 혀에 더 강한 힘을 주면 부드럽게 으스러진다. 이 때 씹으면 식감이 촉촉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마운트시나이 의대 로버트 마골스키 교수는 이 혀 미각 지도의 오류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모든 맛은 미뢰가 있는 혀의 어떤 지점에서나 감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쫄병을 '불려먹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 방법을 쓰면 더 맛있게 이 과자를 음미할 수 있다.
<이하 약 더러움 주의>

혀 위에 쫄병을 하나 올리고 양 침샘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를 한껏 모아 혀 중심부로 모은다. 이 때 혀와 경구개 사이에 쫄병을 위치시키고 입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면 스프가 녹은 침이 압력에 의해 새어나온다. 혀 전체의 미뢰를 통해, 단순히 짠 맛보다 좀 더 깊은 '라면 맛'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시간이 좀 지나면 스낵이 불게 되는데 여기서 혀에 더 강한 힘을 주면 부드럽게 으스러진다. 이 때 씹으면 식감이 촉촉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도서관 활용도
대학 시절, 시험 기간 도서관에서 먹는 과자가 제일 맛있다고 학고 맞은 동기가 자주 말했다. 하지만 봉지 과자는 특유의 소음 때문에 자리에서 뜯어 먹기 쉽지 않다. 쫄병은 과연 어떨까.
가방에서 봉지를 꺼낼 때 - 25dB
가방 지퍼를 열어 쫄병 봉지를 꺼낸다. 이 때 바스락거리며 나는 질소 담긴 봉지 소리가 00dB. 옆자리에 앉은 학생이 살짝 신경쓰일 정도다. 시계가 째깍째깍거리는 소리랑 비슷한 크기로, 어차피 몇 봉지씩 꺼내 먹을 거 아니니까 괜찮을 것 같다.
봉지를 뜯을 때 - 34dB
봉지를 뜯자 갑자기 잠잠하던 회의실이 크게 울렸다. 옆자리에 앉은 학생이 포스트잇으로 욕을 4페이지 써붙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과자를 씹을 때 - 12dB
입을 다물고 씹고 있는데도 우적우적하는 소리가 비강을 타고 올라가 정수리를 울린다.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소음은 약 12dB정도. 크게 신경쓰이는 음량은 아닌데 이걸 한 자리에서 37번씩 낼 거면 차라리 밖에서 먹고 오든지 먹지 마라.
가방에서 봉지를 꺼낼 때 - 25dB

가방 지퍼를 열어 쫄병 봉지를 꺼낸다. 이 때 바스락거리며 나는 질소 담긴 봉지 소리가 00dB. 옆자리에 앉은 학생이 살짝 신경쓰일 정도다. 시계가 째깍째깍거리는 소리랑 비슷한 크기로, 어차피 몇 봉지씩 꺼내 먹을 거 아니니까 괜찮을 것 같다.
봉지를 뜯을 때 - 34dB

봉지를 뜯자 갑자기 잠잠하던 회의실이 크게 울렸다. 옆자리에 앉은 학생이 포스트잇으로 욕을 4페이지 써붙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과자를 씹을 때 - 12dB

입을 다물고 씹고 있는데도 우적우적하는 소리가 비강을 타고 올라가 정수리를 울린다.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소음은 약 12dB정도. 크게 신경쓰이는 음량은 아닌데 이걸 한 자리에서 37번씩 낼 거면 차라리 밖에서 먹고 오든지 먹지 마라.
총평
디자인 ★★★★ 쫄병과 안성탕면의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를 컬래버레이션하면서도 비비드한 오렌지 컬러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레트로한 맛을 살리며 일러스트로 꾸뛰르적인 디테일을 가미해 퍼펙트한 퍼스널리티를 완성했다.
가성비 ★★★ 과자 평균가 1,500원 시대에 PB상품이 아닌 브랜드 상품으로 1,000원 가격을 책정했다는 데서 꽤나 혜자롭다. 개당 가격은 약 28.57원. 그러니까 칸쵸 가격(개당 50원)좀 내려라.
맛 ★★★ 자취생들의 영원한 친구 라면의 맛을 은은하게 담았다. 그러나 이것이 '안성탕면의 맛인가'라는 논란이 있으며,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
종합 점수 3.3/5 최근 음료/아이스크림 업계에서 대세인 콜라보레이션의 열풍을 과자 업계로 끌어 온 멋진 시도다. 쫄병이라는 잊혀진 브랜드를 역주행의 주역으로 만든 혁신적 협업이라 하겠다.
가성비 ★★★ 과자 평균가 1,500원 시대에 PB상품이 아닌 브랜드 상품으로 1,000원 가격을 책정했다는 데서 꽤나 혜자롭다. 개당 가격은 약 28.57원. 그러니까 칸쵸 가격(개당 50원)좀 내려라.
맛 ★★★ 자취생들의 영원한 친구 라면의 맛을 은은하게 담았다. 그러나 이것이 '안성탕면의 맛인가'라는 논란이 있으며,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
종합 점수 3.3/5 최근 음료/아이스크림 업계에서 대세인 콜라보레이션의 열풍을 과자 업계로 끌어 온 멋진 시도다. 쫄병이라는 잊혀진 브랜드를 역주행의 주역으로 만든 혁신적 협업이라 하겠다.
#과자#리뷰#먹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