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내 인생 최악의 여행
방학이라 여행 가니? 이거 읽고 가
# where 대만 
70만원짜리 신라면을 먹고 싶다면 동기들과의 첫 여행, 대만을 선택한 이유는 티켓이 쌌기 때문이다. 7월은 대만의 우기라서 가도 될까 고민되었지만 동기들과 함께라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나를 덮치던 그 습기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후덥지근한 공기를 뚫고 시내로 나가자 이상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게 바로 취두부구나. 인터넷에서 미리 경고를 받았지만 나는 취두부를 파는 곳에 가지 않으면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모든 길거리에서 취두부를 팔 줄이야…! 사람도 많고 비도 오는 좁은 지우펀 골목에서는 코를 틀어막아야만 걸어다닐 수 있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지도 못하겠고 길거리를 걷지도 못하겠고, 내가 의지할 거라곤 오직 신라면뿐. 70만원 들여서 먹은 신라면이라 그런지 맛있긴 하더라. 외국까지 가서 한국 라면은 절대 안 먹을 거라고 속단하지 말자. 웬만한 현지 음식은 다 먹을 수 있다고 내 비위를 너무 믿지도 말자! 황희영


70만원짜리 신라면을 먹고 싶다면 동기들과의 첫 여행, 대만을 선택한 이유는 티켓이 쌌기 때문이다. 7월은 대만의 우기라서 가도 될까 고민되었지만 동기들과 함께라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나를 덮치던 그 습기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후덥지근한 공기를 뚫고 시내로 나가자 이상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게 바로 취두부구나. 인터넷에서 미리 경고를 받았지만 나는 취두부를 파는 곳에 가지 않으면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모든 길거리에서 취두부를 팔 줄이야…! 사람도 많고 비도 오는 좁은 지우펀 골목에서는 코를 틀어막아야만 걸어다닐 수 있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지도 못하겠고 길거리를 걷지도 못하겠고, 내가 의지할 거라곤 오직 신라면뿐. 70만원 들여서 먹은 신라면이라 그런지 맛있긴 하더라. 외국까지 가서 한국 라면은 절대 안 먹을 거라고 속단하지 말자. 웬만한 현지 음식은 다 먹을 수 있다고 내 비위를 너무 믿지도 말자! 황희영
# where 멕시코 
나에게 피부염을 선사하신 외국 물 때는 크리스마스이브. 이번 크리스마스를 인생 크리스마스로 만들고 말겠어! 여행지에서 맞는 크리스마스인 만큼 약간 흥분한 상태로 기대를 했다. 멕시코에서 최고 핫하다는 클럽에 보증금을 넣어두면서까지 자리를 찜해놓았다. 다음 날, 곧 있을 최고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꿈꾸며 바닷가에 뛰어들었다. 햇빛이 뜨거워서 선크림도 듬뿍 발랐다. 물에서 놀다 얼굴을 비비고, 다시 선크림을 바르고 또 물에 들어가고… 신나게 놀고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 대망의 파티 날 아침 거울 속 나는… 누구시죠? 피부가 다 뒤집어지고 눈과 코와 입술 모두가 퉁퉁 부어 흉측한 꼴이 되어 있었다. 클럽은 무슨,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며 어느 때보다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완성시켰다. 평소 순한 화장품만 골라 쓰는 예민한 내 피부를 간과한 벌이었나보다. 어째서 내 피부가 짜디짠 바닷물과 강한 자외선에도 끄떡없을 거라고 믿었을까.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특히 해외에서는 물 조심, 자외선 조심! 서연아


나에게 피부염을 선사하신 외국 물 때는 크리스마스이브. 이번 크리스마스를 인생 크리스마스로 만들고 말겠어! 여행지에서 맞는 크리스마스인 만큼 약간 흥분한 상태로 기대를 했다. 멕시코에서 최고 핫하다는 클럽에 보증금을 넣어두면서까지 자리를 찜해놓았다. 다음 날, 곧 있을 최고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꿈꾸며 바닷가에 뛰어들었다. 햇빛이 뜨거워서 선크림도 듬뿍 발랐다. 물에서 놀다 얼굴을 비비고, 다시 선크림을 바르고 또 물에 들어가고… 신나게 놀고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 대망의 파티 날 아침 거울 속 나는… 누구시죠? 피부가 다 뒤집어지고 눈과 코와 입술 모두가 퉁퉁 부어 흉측한 꼴이 되어 있었다. 클럽은 무슨,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며 어느 때보다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완성시켰다. 평소 순한 화장품만 골라 쓰는 예민한 내 피부를 간과한 벌이었나보다. 어째서 내 피부가 짜디짠 바닷물과 강한 자외선에도 끄떡없을 거라고 믿었을까.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특히 해외에서는 물 조심, 자외선 조심! 서연아
# where 캄보디아 
죽어도 같이 죽을 기세, 패키지 여행의 악몽 가족들과 함께 캄보디아 패키지 여행을 갔다. 여행 기간이 생리와 겹쳤는데 어렸을 때라 생리 주기 조절법도 몰랐었다. 역시나 생리신은 여행지에서 깃드는 법! 어김없이 생리통이 내 몸을 공격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인지 소화도 되지 않았다. 거의 죽을 지경인데도, 패키지 여행이라 혼자서만 일정에서 벗어나는 건 절대 안 된단다. 나 좀 호텔방에 버려두고 가면 될 것을 꼭 일정에 포함시키는 가이드님. 단체 여행이다 보니 버스 안의 사람들은 날 볼 때마다 괜찮냐는 말을 건넨다. 네, 제 생리는 안녕합니다. 대답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단체 여행은 정말 ‘단체’를 위한 여행이다. 단체의 행복한 여정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안녕은 상관없다는 말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생리가 오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패키지 여행을 고려한다면 이 점을 꼭 명심하길. 목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야외 화장실을 찾아 뛰어야 했던 덕분에 캄보디아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화장실이 되었다. 캄보디아 여행지에서 화장실 위치 궁금하시면 연락 주세요. 하연서


죽어도 같이 죽을 기세, 패키지 여행의 악몽 가족들과 함께 캄보디아 패키지 여행을 갔다. 여행 기간이 생리와 겹쳤는데 어렸을 때라 생리 주기 조절법도 몰랐었다. 역시나 생리신은 여행지에서 깃드는 법! 어김없이 생리통이 내 몸을 공격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인지 소화도 되지 않았다. 거의 죽을 지경인데도, 패키지 여행이라 혼자서만 일정에서 벗어나는 건 절대 안 된단다. 나 좀 호텔방에 버려두고 가면 될 것을 꼭 일정에 포함시키는 가이드님. 단체 여행이다 보니 버스 안의 사람들은 날 볼 때마다 괜찮냐는 말을 건넨다. 네, 제 생리는 안녕합니다. 대답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 단체 여행은 정말 ‘단체’를 위한 여행이다. 단체의 행복한 여정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안녕은 상관없다는 말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생리가 오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패키지 여행을 고려한다면 이 점을 꼭 명심하길. 목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야외 화장실을 찾아 뛰어야 했던 덕분에 캄보디아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화장실이 되었다. 캄보디아 여행지에서 화장실 위치 궁금하시면 연락 주세요. 하연서
# where 제주도 
심심하고 외롭기 만렙이라면 혼여행! 첫날은 재밌었다. 돌하르방도 보고 키 큰 나무도 보니 마음도 설레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술도 마시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영화도 봤다. 혼자 여행해도 괜찮네! 그런데 나는야 뚜벅이. 출발만 하면 버스를 오매불망 기다려야 한다. 혼자 버스를 기다리려니 너무 심심하다. 가지고 갔던 책도 모두 읽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혼자 있으니 우울해지는 것도 같다. 예쁜 곳을 가도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 셀카만 잔뜩. 내 얼굴만 찍어서 무슨 의미가 있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려니 조금 민망한 것도 같다. 맛집은 굳이 안 가게 된다. 혼밥이야 문제없지만, 맛있는 걸 먹고 함께 맛있다고 난리를 칠 사람이 있어야 더 맛있는 건데. 혼자에 익숙한 나조차도 이렇게 심심할 줄이야. 조용히 여행을 즐기며 입에서 단내 나고 싶다면 혼여행하시길! 심심함을 견디지 못하겠다면 그때라도 늦지 않았으니 어떻게든 동행을 찾아보는 걸로! 김은지


심심하고 외롭기 만렙이라면 혼여행! 첫날은 재밌었다. 돌하르방도 보고 키 큰 나무도 보니 마음도 설레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술도 마시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영화도 봤다. 혼자 여행해도 괜찮네! 그런데 나는야 뚜벅이. 출발만 하면 버스를 오매불망 기다려야 한다. 혼자 버스를 기다리려니 너무 심심하다. 가지고 갔던 책도 모두 읽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혼자 있으니 우울해지는 것도 같다. 예쁜 곳을 가도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 셀카만 잔뜩. 내 얼굴만 찍어서 무슨 의미가 있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려니 조금 민망한 것도 같다. 맛집은 굳이 안 가게 된다. 혼밥이야 문제없지만, 맛있는 걸 먹고 함께 맛있다고 난리를 칠 사람이 있어야 더 맛있는 건데. 혼자에 익숙한 나조차도 이렇게 심심할 줄이야. 조용히 여행을 즐기며 입에서 단내 나고 싶다면 혼여행하시길! 심심함을 견디지 못하겠다면 그때라도 늦지 않았으니 어떻게든 동행을 찾아보는 걸로! 김은지
# where 러시아 
외국새럼, 생각보다 친절하지 않아요 누군가 그랬지. 여행은 일단 무작정 떠나는 거라고. 그래서 비교적 싼 블라디보스토크행 티켓을 사서 러시아로 떠났다. 러시아 말은 1도 못 하지만, 그래도 대충 영어는 통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얼음의 땅 후손들답게 차갑디차가운 러시아인들…. 영어도 안 통하는데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았다. 말이 안 통하니 도움도 못 받고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이, 이, 익스큐즈 미… 해도 쌩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몇 번 마주치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심지어 어떤 키 큰 아저씨가 지나가며 나에게 뭐라고 소리친다. 분명 욕인 것 같은데, 인종차별을 하는 것 같은데 알아듣지는 못 하겠고 똑같이 욕하자니 아저씨가 무섭다. ‘감사합니다’를 러시아어로 최대한 크게 말해본다. 스바시바!!! 뭐 영어로 욕 듣는 것보단 나은 것 같긴 하다. 본인의 친화력을 믿고 무작정 떠나지 말아야 한다. 생각보다 러시아인들은 더 차갑고 짧은 언어는 통하지 않으니까. 심지어 영어를 싫어하기도 하니 영어로 그들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 돼…! 정윤희


외국새럼, 생각보다 친절하지 않아요 누군가 그랬지. 여행은 일단 무작정 떠나는 거라고. 그래서 비교적 싼 블라디보스토크행 티켓을 사서 러시아로 떠났다. 러시아 말은 1도 못 하지만, 그래도 대충 영어는 통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얼음의 땅 후손들답게 차갑디차가운 러시아인들…. 영어도 안 통하는데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았다. 말이 안 통하니 도움도 못 받고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이, 이, 익스큐즈 미… 해도 쌩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몇 번 마주치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심지어 어떤 키 큰 아저씨가 지나가며 나에게 뭐라고 소리친다. 분명 욕인 것 같은데, 인종차별을 하는 것 같은데 알아듣지는 못 하겠고 똑같이 욕하자니 아저씨가 무섭다. ‘감사합니다’를 러시아어로 최대한 크게 말해본다. 스바시바!!! 뭐 영어로 욕 듣는 것보단 나은 것 같긴 하다. 본인의 친화력을 믿고 무작정 떠나지 말아야 한다. 생각보다 러시아인들은 더 차갑고 짧은 언어는 통하지 않으니까. 심지어 영어를 싫어하기도 하니 영어로 그들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 돼…! 정윤희
# where 전남 여수 
여행 메이트는 가족이 아닐수록 좋다는 진리 아빠가 오랜만에 여행을 제안하셨다. 할아버지도 모시고 여수로 가자는데, 저번 여행이 떠올랐다. 가족들과 다시 여행 가면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다짐했었는데. 이번에는 할아버지도 함께 가시니 아무 문제 없겠지 생각했다. 아빠 차로 여행을 가니 편하고 좋았다. 이렇게 신경 안 쓰고 푹 자고 일어나면 내 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겠지… 생각하며 눈을 감으려는 순간, 엄마와 아빠가 싸우기 시작한다. 가벼운 말다툼인 줄 알았는데 점점 언성이 높아진다. 거친 엄빠와 불안한 할아버지와 그걸 지켜보는 나….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차라리 대중교통이 나은 것 같다. 내려주세요. 고속버스 맨 뒷자리 가운데 좌석 타고 갈게요. 거기가 덜 불편할 것 같아요. 또다시 다짐한다. 내가 가족이랑 여행 가면 사람이 아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그래요 그게 옳습니다. 가족들과는 집에서만 봅시다. 임윤지


여행 메이트는 가족이 아닐수록 좋다는 진리 아빠가 오랜만에 여행을 제안하셨다. 할아버지도 모시고 여수로 가자는데, 저번 여행이 떠올랐다. 가족들과 다시 여행 가면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다짐했었는데. 이번에는 할아버지도 함께 가시니 아무 문제 없겠지 생각했다. 아빠 차로 여행을 가니 편하고 좋았다. 이렇게 신경 안 쓰고 푹 자고 일어나면 내 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겠지… 생각하며 눈을 감으려는 순간, 엄마와 아빠가 싸우기 시작한다. 가벼운 말다툼인 줄 알았는데 점점 언성이 높아진다. 거친 엄빠와 불안한 할아버지와 그걸 지켜보는 나….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차라리 대중교통이 나은 것 같다. 내려주세요. 고속버스 맨 뒷자리 가운데 좌석 타고 갈게요. 거기가 덜 불편할 것 같아요. 또다시 다짐한다. 내가 가족이랑 여행 가면 사람이 아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그래요 그게 옳습니다. 가족들과는 집에서만 봅시다. 임윤지
# where 내일로 국내 여행 
기차 여행의 로망? 폭망! 다들 기차 여행의 로망 하나쯤은 있잖아요? 내가 바로 로망킹이었다. 폭염이지만 기차 안은 시원할 거야! 나와 같은 로망을 가진 친구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로 여행을 떠났다. 내일로 티켓은 좌석을 지정해주지 않는다. 기차 이용객이 별로 없다면 앉아 갈 수 있지만 자리 주인이 나타날 때마다 민망하게 비켜줘야 한다. 누군가 “저기요, 여기 제 자리…” 하는 순간 후다닥 짐과 함께 사라져야 하는 것. 몇 번 자리를 비켜주고 나니 지치더라. 그냥 식당 칸에 가서 죽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식당 칸은 에어컨이 조금 약하다. 마치 기차의 열을 내가 흡수하는 느낌? 관광지로 유명한 역을 지날수록 우리 같은 내일러들이 점점 식당 칸으로 몰려온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비좁고 더워서 지쳐버렸다. 덕분에 정작 목적지에선 숙소 구경만 실컷 했다. 일단 쭈그러들고 지친 몸부터 에어컨 아래 뉘여야 했으니. 그러다 보면 하루가 저물고…. 이럴 거면 그냥 집에서 누워 있을 걸. 여름엔 에어컨 있는 집이 피서지인 것을 잊지 맙시다. 정승연


기차 여행의 로망? 폭망! 다들 기차 여행의 로망 하나쯤은 있잖아요? 내가 바로 로망킹이었다. 폭염이지만 기차 안은 시원할 거야! 나와 같은 로망을 가진 친구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로 여행을 떠났다. 내일로 티켓은 좌석을 지정해주지 않는다. 기차 이용객이 별로 없다면 앉아 갈 수 있지만 자리 주인이 나타날 때마다 민망하게 비켜줘야 한다. 누군가 “저기요, 여기 제 자리…” 하는 순간 후다닥 짐과 함께 사라져야 하는 것. 몇 번 자리를 비켜주고 나니 지치더라. 그냥 식당 칸에 가서 죽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식당 칸은 에어컨이 조금 약하다. 마치 기차의 열을 내가 흡수하는 느낌? 관광지로 유명한 역을 지날수록 우리 같은 내일러들이 점점 식당 칸으로 몰려온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비좁고 더워서 지쳐버렸다. 덕분에 정작 목적지에선 숙소 구경만 실컷 했다. 일단 쭈그러들고 지친 몸부터 에어컨 아래 뉘여야 했으니. 그러다 보면 하루가 저물고…. 이럴 거면 그냥 집에서 누워 있을 걸. 여름엔 에어컨 있는 집이 피서지인 것을 잊지 맙시다. 정승연
# where 스리랑카 
일어날 소매치기는 반드시 일어난다 치안이 좋다는 스리랑카 시골로 여행을 갔다. 그래도 불안해서 내 몸에 딱 붙는 크로스백을 매고!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 동네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과 시내로 놀러 나가고 있었다. 길거리를 걷는데 오토바이와 내 가방이 함께 사라지네? 이게 오토바이에 잘못 걸린 건가? 소매치기인 건가? 영문도 모른 채 뜻밖의 뜀박질을 시작했다. 가방을 사수하려고 죽을힘을 다해 뛰다가, 결국 속도를 못 이기고 데굴데굴 바닥을 굴렀다. 오토바이 강도는 내가 굴러서 안쓰러웠는지 가방을 두고 유유히 사라지더라. 그렇게 가방은 지켜냈다. 그런데 무릎과 손에선 피가 나고 허리와 머리는 욱신거린다. 결국 지킨 돈을 병원에서 탕진! 소매치기 당했으면 잃었을 현금이나 내가 지불한 병원비, 소독비, 약값이나 비슷할 것 같다. 불운이 나만은 피해 갈 거라는 그 안일한 생각,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갑을 사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모두 버리자. 나는 생각보다 허술하고, 소매치기범들은 경력이 오조오억이다. 윤나라


일어날 소매치기는 반드시 일어난다 치안이 좋다는 스리랑카 시골로 여행을 갔다. 그래도 불안해서 내 몸에 딱 붙는 크로스백을 매고!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 동네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과 시내로 놀러 나가고 있었다. 길거리를 걷는데 오토바이와 내 가방이 함께 사라지네? 이게 오토바이에 잘못 걸린 건가? 소매치기인 건가? 영문도 모른 채 뜻밖의 뜀박질을 시작했다. 가방을 사수하려고 죽을힘을 다해 뛰다가, 결국 속도를 못 이기고 데굴데굴 바닥을 굴렀다. 오토바이 강도는 내가 굴러서 안쓰러웠는지 가방을 두고 유유히 사라지더라. 그렇게 가방은 지켜냈다. 그런데 무릎과 손에선 피가 나고 허리와 머리는 욱신거린다. 결국 지킨 돈을 병원에서 탕진! 소매치기 당했으면 잃었을 현금이나 내가 지불한 병원비, 소독비, 약값이나 비슷할 것 같다. 불운이 나만은 피해 갈 거라는 그 안일한 생각,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갑을 사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모두 버리자. 나는 생각보다 허술하고, 소매치기범들은 경력이 오조오억이다. 윤나라
[858호 - travel]
학생 에디터 김은지 dmswl90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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