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캠퍼스 드라마 현실 VS 비현실
비현실은 차은우, 현실은 차은우 외 캐릭입니다
어떤 에피소드는 내 일상을 사찰한 것처럼 비슷하고, 어떤 에피소드는 대학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에이 저게 뭐야’ 싶기도 하다. 이런 현실과 비현실이 조물조물 잘 섞인 게 캠퍼스물의 매력. 너무 현실적이면 지루하고, 너무 비현실적이면 공감이 안 되잖아? 최근 인기가 많았던 캠퍼스물 3개를 뜯어보자!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 현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대학 입학 후 겪게 되는 일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외모 지상주의. 주인공 미래(임수향)는 못생긴 외모로 학창 시절 내내 괴롭힘을 당했다. 결국 대학 입학 전 성형 수술을 하고, 아빠도 못 알아볼 정도로 예뻐진다. 실제로 대학 입학 전, 많은 이들이 성형수술을 하곤 한다.
또한, 드라마 속에서 신입생 미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예쁜 후배와 안 예쁜 후배를 나누고 뒤에서 평가를 일삼는 선배들, 개인의 외모와 성형 여부를 술자리 안주로 삼는 사람들. 대학에서도 외모는 제1의 권력이라, 극 중 수아(조우리)는 예쁜 얼굴을 이용해 많은 것을 누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실적이라 뜨끔 했던 건, 사람들의 외모를 속으로 평가하는 미래의 모습. 피해자 가해자 구분 없이, 우리 모두 외모로 질서를 세우는 일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 비현실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대부분 현실적인 편이다. 사람들을 교묘히 이용하는 수아, 신입생을 괴롭히는 무개념 복학생 찬우(오희준)가 대표적. 하지만 우리의 경석(차은우)만큼은 비현실적이다. 우선 외모, 집안, 배경이 완벽한 설정이 드라마틱하다. 미래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어디선가 달려오는 모습도, 매력녀 수아가 접근해오는데 그 속내를 로봇처럼 다 알고 쳐내는 것도 신기하다. 시청자의 로망을 다 반영한 듯. 냉미남 왕자님 캐릭터와 어디선가 풍기는 신데렐라 스토리 냄새는 비현실적이지만, 그래도 드라마를 재밌게 하는 빅 요소다.
<역도요정 김복주>

2016년 11월에 방영을 시작한 캠퍼스물. 체대를 배경으로 체대생들의 꿈과 로맨스를 그렸다. 주인공 복주(이성경)와 준형(남주혁)은 각각 역도부와 수영부, 둘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시호(경수진)는 리듬체조부다. 신선하고 재밌었는데 대진운이 좋지 않아 생각보다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았던 드라마.
✔ 현실
운동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내게 늘 말했다. 절실하다고. 어릴 때부터 하나의 목표만 보고 달려오기 때문이다. 운동하느라 10대 때 수업도 자주 빠졌고, 대입을 앞두고 전공을 '선택'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학에 와서도 지금껏 해왔던 운동을 착실히 해야만 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체급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복주, 끝없는 다이어트로 거식증까지 걸린 시호. 트라우마와 슬럼프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많은 체대생.
특히 경쟁에서 밀려난 체대생들은 운동을 포기하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한다. 지금껏 습관처럼 해왔던 것을 놓아야 하는 상황.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짐작되는 상실감에 체대생이 아닌 에디터도 폭풍 눈물을 흘렸다.
✔ 비현실
드라마 초반에는 체대생치고 너무 여유롭다, 기합을 안 받는다, 똥군기가 없다(?)고 지적을 받았다. 이성경이 역도 선수로 분하기 위해 체중을 늘렸지만, 그 비주얼도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역도선수 김복주>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분류되는 만큼, 복주와 준형, 재이(이재윤)의 삼각관계가 부각된다. 게다가 준형의 사촌형인 재이는 비만 클리닉 의사다. 역도 선수인 복주가 재이를 보고 반해 비만 클리닉을 다니고, 둘의 사이를 질투하는 준형의 이야기는 살짝 유치하지만 그래도 이게 설레는 걸 어떡해!
<청춘시대 2>

시즌 1의 성공으로 마니아층이 탄탄한 드라마. <청춘시대 2>는 2017년 8월에 방영을 시작했다. 시즌 1에 등장했던 기존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의 조합으로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에 함께 사는 다섯 캐릭터의 케미가 톡톡 터진다.
✔ 현실
극 중 예은(한승연)은 데이트폭력 피해자다. 시즌 1에서 그 이야기가 상세히 나온다. 시즌 2에서도 예은은 여전히 그 사건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혼자 걷는 것을 두려워하고, 낯선 곳에 가면 불안해한다. 한 번의 폭력이 사람을 얼마나 오랜 시간 힘들게 하는지 잘 보여준다. 데이트폭력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 내에서, 20대 사이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현실.
또한, 새로운 캐릭터인 조은(최아라)은 다소 중성적인 외향을 갖고 있다. 그녀의 절친 예지(신세휘)는 그녀와 성향이 반대다. 둘은 친구처럼 연인처럼 늘 함께 다닌다. 애착과 집착이 섞인 둘의 관계는 틀어지고 다시 맞춰지며 건강해진다. 20대 초반, 에디터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힘들었고, 그 감정을 잘 다룰 줄 몰라 힘들었다. 아마 스무 살 때 한 번쯤 겪는 일일 거다.
✔ 비현실
그런데 저런 셰어하우스 대체 어딨나요? 벨 에포크는 셰어하우스 치고 너무 깨끗하고 아늑하다. 다섯 명의 룸메가 큰 문제 없이 자매처럼 잘 지내는 것도 조금은 비현실적. 그리고 극 중 지원(박은빈)의 남사친인 성민(손승원)도 대단히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묵묵히 지원 옆에 있어 주고, 도와주고, 놀아주고. 그런데 친구로서 선을 지킨다. 성민 같은 남사친은 현실에서 듣도 보도 못했다. 혹시 이런 남사친을 둔 분이 있다면 제보 바랍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저도 갖고 싶어서요….)
#내아이디는강남미인#역도요정김복주#청춘시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