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그 어떤 마법보다 더 <다정한 겨울>

흔해 빠진 이별 노래의 위로?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여기 서 있으라 말했었잖아.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처음 들을 때만 해도 흔해 빠진 이별 노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숨은 배경을 우연히 듣게 된 후로는 노래가 다르게 들린다. 이 곡의 화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다. 가난한 부모는 다 같이 굶어 죽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를 두고 돌아선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라는 말을 남기고. 오죽했으면 자식을 버렸겠느냐만, 아무래도 혼자 남겨졌을 아이에게 더 마음이 쓰인다. 금방 아이스크림 사서 오겠다던 아빠의 거짓말은 평생 잊을 수 없겠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스크림은 먹기 싫겠지.


<다정한 겨울>의 다정이와 민성이에게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그들은 자기가 남들과 달라서 버려졌었다고 생각한다. 이 둘은 성장 장애를 앓고 있다. 19세 다정이는 키가 자라지 않고, 17세 민성이는 지능이 어린 시절에 멈춰 있다. 180cm도 넘는 민성이는 꼬마 같은 다정이에게 의지하고, 철없는 아빠와 단둘이 살며 가계를 꾸리는 것에 지친 다정이는 순수한 민성이의 미소를 보며 마법 같은 위로를 받는다.
   

이적의 노래를 들었을 때처럼, 커다란 눈을 가진 다정이와 민성이가 울고 있는 섬네일을 보고 뻔한 신파가 아닐까 싶어 망설였다(실제로도 다정이와 민성이는 정말 많이 운다). 그러나 웹툰을 읽으면서, 다정이의 눈물에 마음이 아팠고 민성이의 미소에 위안을 얻었다. 한 가지 씁쓸한 게 있다면, 온통 착한 사람들뿐인 이 만화가 오히려 신파 아닌 판타지로 느껴진다는 것. 점점 웃을 일도, 울 일도 없어 감정이 메말라가는 걸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웹툰을 추천한다.
#다음웹툰#다정한겨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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