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조연과 엑스트라, 그 사이 어디쯤 서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네이버웹툰 '홍차리브레'를 추천합니다

WEBTOON <홍차리브레>

글·그림 꼬모소이

   

세상 단 한 명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저는 조연에서 엑스트라를 넘나드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만화영화 속 수많은 인물들 중 항상 중심에 서 있는 사람. 어렸을 땐 그 단 한 명의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더 커서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그렇게 될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점점 축하를 받을 일보다는 해줄 일이 더 많이 생기면서 그랬던 거 같다. 그렇게 입안이 자꾸 씁쓰름해질 때쯤 웹툰 <홍차리브레>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프롤로그에 “지금 저는 조연에서 엑스트라를 넘나드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거든.  

<홍차리브레>는 이제 막 서른이 된 직장인, 홍차영의 일상을 그린 웹툰이다. 그런데 앞에서 예고했듯, 그녀는 여느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씩씩하고 당차기보다는 겁이 많아서 머뭇거릴 때가 많다. 때로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들을 다시 삼켜버리기도 한다.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끝내 빛을 발하는 보통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차영은 실력을 갖추었지만 학력과 스펙이 변변찮아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하지만 그녀는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는다.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고 모두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대신, 일상 속에서 ‘나다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을 노트에 적어두고,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귀히 여긴다. 스스로 정한 ‘럭키데이’에는 자신에게 소소한 선물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차영은 자신만의 온도와 색으로 일상을 채워가며,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연과 엑스트라를 넘나드는 일상이라도 썩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 눈에도 차영이의 생활은 모자라거나 부족한 부분 없이 충분해 보였으니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장 나다운 하루를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그 어떤 흠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가장 나다운 게 가장 온전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한 잔의 커피와 웹툰이 주는 여유를 즐기러 가본다. 왜냐면 오늘은 <홍차리브레>가 나오는 날이거든.  

Campus Editor 김예란


[866호 - culture letter]

#조연#웹툰#홍차리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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