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슬플 때마다 억지로 밖을 나서는 이들에게
슬픔과 제대로 마주보자.
BOOK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16,000원
지금까지 난 남자친구와 헤어질 때면 다른 만남들로 캘린더를 채우고, 가족과 싸운 후엔 억지로 인파 넘치는 장소를 찾았다. 이불 속에서 끙끙 앓는다면 내 작은 일상까지 모두 무너질 것 같아서. 그러니 바람을 쐬고, 최대한 다른 생각을 해보고, 내적 댄스 유발하는 노래들로 시간을 보냈다. 뭐든 그렇게 두 달만 지내면 무뎌졌으니 나름 건강하게 감정 컨트롤을 하는 편이라고 단정 지었다.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이제껏 내가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던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한 책이다. 친구를 위로하다가도 내가 지금 뭘 말하고 있는지 고민하느라 툭 끊겼던 이유를, 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같은 이유로 우울했는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그간 슬픔을 만날 때마다 이리저리 도망 다녀서는 아니었을지. 그러니 내가 무엇보다도 먼저 배워야 할 건 무례한 사람에게 대처하는 법이 아닌 타인의 슬픔에 지겨움을 느끼지 않는 법이 아닐까 싶었다. 전 연인에게 했던 “네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프다”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얘기었겠구나, 라며 뜻하지 않게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고.
이젠 타인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하기 위해서도,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에도 문득문득 울컥하지 않도록 충분히 내 슬픔을 애도해야겠다. 이젠 눈물 날 때마다 수면 잠옷 입고 온전히 감정을 마주해야지. 일면식 없는 타인의 슬픔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지.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이제껏 내가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던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한 책이다. 친구를 위로하다가도 내가 지금 뭘 말하고 있는지 고민하느라 툭 끊겼던 이유를, 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같은 이유로 우울했는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그간 슬픔을 만날 때마다 이리저리 도망 다녀서는 아니었을지. 그러니 내가 무엇보다도 먼저 배워야 할 건 무례한 사람에게 대처하는 법이 아닌 타인의 슬픔에 지겨움을 느끼지 않는 법이 아닐까 싶었다. 전 연인에게 했던 “네가 아픈 만큼 나도 아프다”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얘기었겠구나, 라며 뜻하지 않게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고.
이젠 타인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하기 위해서도,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에도 문득문득 울컥하지 않도록 충분히 내 슬픔을 애도해야겠다. 이젠 눈물 날 때마다 수면 잠옷 입고 온전히 감정을 마주해야지. 일면식 없는 타인의 슬픔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지.
[868호 - culture letter]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김형철#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