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친구 사이라도 이건 좀 지키자
절교당하기 전 지켜야 할 예의 Feat. 베프
친구니까 괜찮다고? 아니, 친구니까 의 상할까 말 못 하는 거다. 낯선 사람에게는 꼬박꼬박 예의 잘 지켜도, 가까운 절친에게는 남보다 못하게 행동하는 친구들이여…. 차단당한 후에야 ‘뭐야, 나 왜 차단당했어?’라 하지 말고, 미리미리 잘하자. 친구라서 더 말하기 어려운 스푼 팁 다섯 숟갈. 이것보다 더 많지만 그래도 요기 있는 건 꼭꼭 지켜주라. 소중한 친구 영영 놓치기 전에!

+ SPOON TIP
① 진정한 친구를 원한다고?
왜 나는 필요할 때 달려오고, 고민도 잘 들어주는 친구가 없을까 싶다면 스스로 반문해보자. 나는 친구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지,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지, SNS로는 맨날 한번 보자고 해도 정작 일 년 동안 코빼기도 안 비치지는 않았는지? 친구를 찾아 헤매는 것보다 나를 바꾸는 게 좋은 친구를 만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니 진정한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될 것!
② 이미 실수를 했다고?
한 번 실수했다면 사과하면 된다. 하지만 분위기 싸해지는 농담을 계속 던지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친구의 마음은 닫혀갈지도. 친구의 기분이 나빠졌다는 건 몇 가지 전조 반응으로 알 수 있는데, 1) 내가 말을 했을 때 “아~ 하지 마~”라고 했다거나 2) 분위기가 잠깐 싸해진 적이 있다거나 3) 다른 친구들이 도리어 어쩔 줄 몰라 당황한 적이 있다면 그렇다. 실수했다면 재빨리 사과하고,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하자. 일방적으로 사과했다고 끝나는 건 아니니 상대방의 기분이 풀어졌는지 꼭 확인하고!

➊ 취향은 강요하지 말자 내 취향은 내가 알아서 할게
혁오가 무도에 나온 이후로 인디 부심을 부리는 친구들은 스리슬쩍 없어졌지만, 영화 <500일의 썸머> 남주처럼 자기 취향만 알리려는 친구들은 지금도 있다. 친구야, 나는 네 취향 존중하는데 내 취향은 왜 무시하는 거야….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친구가 재밌게 본 영화엔 비평부터 들이대는 친구가 되지 말자. 내가 정말 재미없게 본 최악의 영화도 누군가에겐 인생작일 수 있다는 가능성 평생 열어두기!(안 그럼 새싹 꼰대) 종교도 마찬가지. 무교라고 설교하지 맙시다.

➋ 내가 대답하기 싫은 건 묻지 말자 오지랖은 주머니 속에 쏘옥
몇 달 동안 만난 적이 없는데도 내 사건 사고를 모두 알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야, 너 이번에 붙었다며? 축하해!” 그래. 요런 건 괜찮다. 하지만 마치 온 가족이 모인 명절에 큰아빠가 물을 것 같은 질문들은 주머니 속에 넣어둬라 넣어둬.
“이번에 공채 1차 나왔던데, 붙었냐?”라거나 “넌 남친 언제 사귈 거야?” 같은 질문들엔 공통점이 있다. 똑같이 반문하면 본인은 답하고 싶지 않을 질문이라는 거. 그러니 친구에게 근황이나 안부를 묻기 전에 이것만 생각하자. ‘내가 대답하고픈 질문인가?’를. 아, 앞에서 못 말하겠다고 뒤에서 말하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

➌ 소액이어도 제때 갚자 커피 값이 모여 한 달 교통비 된다
간혹 더치페이를 계산해주기 귀찮아하는 식당들이 있다. 그럼 “그냥 내가 계산할게! 나중에 보내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 한 번에 카드를 긁은 친구가 있다면 얼른 돈을 보내주자. 요즘엔 토스(광고 아님)도 있고, 카카오 송금(광고 아님 22)도 있잖아? 특히 3-4천원 같은 소액은 달라고 독촉하기도 민망하다.
돈 빌려준 친구는 소심해서 말하기 어렵고, 돈 빌린 친구는 소액이라 까먹을 수 있으니 바로바로 갚기! 만약 잊어버린 금액이 많다거나, 금액이 좀 되는 돈을 빌리곤 늦게 갚았다면 밥 한 끼, 커피 한잔은 사는 게 예의라오.

➍ 콤플렉스 놀리지 말자 웃는 것도 한두 번이다
사람이라면 콤플렉스 하나는 있다(없다면 축하한다). 친구의 콤플렉스를 보고 ‘그게 무슨 콤플렉스야~’라는 마음에 놀렸더라도, 놀림 받는 친구는 그렇지 않다. 만약 친구가 함께 웃었더라도 그 친구는 분위기 싸해질까 웃는 소리를 낸 것뿐(눈은 안 웃고 있을 테니까)…. 딱 한 번 장난으로 놀렸더라도 친구에겐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로 남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 장난칠 때마다 함께 웃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정색한다고 해서 “올~ 정색~”이라고 말한다면 관계는 돌이킬 수 없어진다.

➎ 말 없이 차단하지 말자 사과할 기회는 줘야해
1~4번 같은 친구를 두고 있는 당신. 친구와 만날 때마다 짜증 나고, 정말 진지하게 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는데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절교하는 게 속 시원할 거다. 하지만 ‘표정이나 분위기로 티를 냈는데 그것도 모르나?’ 싶어서 욱하고 차단하진 말길. 내가 예민했던 날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절교를 할 것까진 아닌 일일 수도 있다. 하루아침에 이유 모를 차단을 당할 친구에게 미리 기회는 주자. 얼굴 보며 말하기 어렵다면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추천. 정말 괜찮은 친구라면 잘못을 말해줬다는 것에 도리어 감사할지 모른다.
[869호 - living point]
illustrator 남미가
#친구#우정#손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