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쓸쓸한 연말이 싫은 당신에게

ALBUM 리뷰 '눈이 오는 날'

ALBUM <눈이 오는 날>

 Artist 위아더나잇 

발매 2018. 12. 02



어른만 되면 완벽한 겨울이 펼쳐질 줄 알았다.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안락한 소파에 기대 앉아 와인을 홀짝이는 연말. 물론 경쾌한 캐럴도 빠질 수 없지. 아마 학창 시절 내내 통금에 갇혀 텔레비전으로만 새해를 접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 수능이 끝난 겨울도 친구들과의 파티는 고사하고, 집에서 귤이나 까먹으며 <가요 대제전>을 봤으니까.


아, 그래서 어른이 된다면 저 텔레비전 속 장소에서 "3! 2! 1!"을 외칠 거라고도 다짐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말이다. 스물부터 스물셋까지 아득바득 그런 겨울을 보냈다. 남자친구를 만들곤 혹시나 연말까지 싸우게 될까 조심조심, 예쁜 펜션을 예약하려고 하루에 김밥 한 줄만 먹으며 버티기도 했다. 그래서 행복했어? 라고 묻는다면 글쎄. 종각에선 야외에서도 폐쇄공포증이 도질 수 있단 걸 알게 됐을 뿐이다.


올해는 연인과 헤어지기도 했고 가족에게 갈 형편도 안 된다. 그래서 친구들을 불러 자취방에서 파티라도 열까 했는데… 위아더나잇의 <눈이 오는 날>을 들으니 북적이는 연말을 꼭 고집하지 않아도 될 것만 같다.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와 애절한 멜로디를 들으니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겨울의 매력 하나를 발견한 기분. 만약 나처럼 쓸쓸한 연말을 보내기 싫어 매번 사람들과 함께했다면, 올 연말은 사색하며 보내는 건 어떨까? 이 노래를 틀고 일기를 쓰며 올해와 조용히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874호 - culture letter]

#위아더나잇#눈이 오는 날#음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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