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내가? 내가 언어 파괴의 주범이라고?
신조어 누가 만들었냐, 일단 나는 아닌데….


19.02.13 굿모닝충청
‘문찐’이란 “문화나 문명에 소외되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남들이 다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칭하는 조어이다. 트렌드를 따르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을 때 이런 놀림을 받게 되는데, 트렌드를 이끌 수 없으면 적어도 트렌드에 뒤처지지는 않으려고 하는 20대의 심리가 반영된 조어라고 본다.

18.12.29 중앙일보
물론 급식체가 세대 간 소통 단절 등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립국어원 김문오 과장은 “줄임말과 신조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건 상대방에 대한 언어 배려가 없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울타리 속에서만 소통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결국 사회 전체의 의사소통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03.10 세계일보
우리말지키기운동본부는 최근 “젊은 층에서 유행되는 출처 불명의 말들은 집단의 은어로 봐주기에는 도를 넘고 있다. 게다가 SNS 상에서 급속히 확산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등 당국이 적절히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젊은 층과 이들을 겨냥한 기업들의 우리말 훼손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고 있는 셈이다.

19.03.13 뷰어스
앞서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는 팔도 이벤트 때부터 논평을 내고 이 같은 놀이식 문화를 비판한 바다. “조선어학회 선열(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열사)들이 일제의 탄압 속에서 목숨 걸고 지킨 한글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본 것이다.
20's real talk
# ‘젊은이=신조어 마스터’라는 프레임? 오히려 미디어가 만드는 거지
성공한 신조어는 ‘10대-20대-방송’의 3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생각해. 우선 10대가 적극적으로 단어를 만들고 그중 일부를 20대가 공유하지. 그럼 방송에서 ‘요즘 애들이 쓰는 말’이라며 소재로 쓰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특정 세대가 언어 파괴의 주범이라고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굳이 따지자면 우리보다는 미디어가 문제지. ‘ㅇㄱㄹㅇ’을 퀴즈로 냈더니 0720이라는 희대의 답변이 나왔던 예능 프로그램 다들 알 거야. 크게 화제가 됐었지. 다른 방송사들도 신조어 테스트를 유머 코드로 많이 활용했어. 이런 흐름 속에서 ‘젊은이들이란 무릇 신조어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이며 익숙하게 사용한다.’는 프레임이 만들어져. 그러다 보니 책임 소재를 만만한 우리에게서 찾는 거 같아. 진짜 문제가 누구한테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TV에서 먼저 신조어를 접하는 L군
# 혐오 단어, 과한 줄임말이 문제지 왜 신조어가 잘못이야?
솔직히 나도 틀딱, 진지충 같은 신조어 싫어. 그런 말 쓰고 있는 애들 보면 질 떨어져 보여. 친구끼리 쓰는 말이라고 해도 그렇지. 그 단어들이 죄다 누군가를 조롱하기 위한 말인 건 알고 쓰는 걸까. 혐오 단어를 남발하고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신조어의 전체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해. 과도한 줄임말도 마찬가지야. 카페 알바 하다 보면 아아, 뜨아, 아바라, 카모 같은 말로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거든. 근데 그건 알바생들끼리 소통할 때나 쓰는 말이지 손님들이 쓰면 헷갈려서 되물어 보게 돼. 제발 주문은 정확하게 해줬으면! 가장 의문인 지점은 혐오 단어, 과한 줄임말의 주범이 또 왜 우리들이냐는 거야. 주변이나 댓글창만 봐도 다양한 세대가 쓰던걸? 만든 사람은 젊은이일지 몰라도 오남용은 쓰는 사람의 잘못이야. 4년 차 카페 알바생 J양
# 지금 ‘나랏말싸미 듕귁에’를 쓰진 않잖아? 언어는 끊임없이 변해
무작정 신조어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보면 붙잡고 물어 보고 싶어. 언어 파괴의 기준이 대체 뭔데? 어린 사람들이 새로운 언어 형태를 만들면 다 언어 파괴인가? 한글은 늘 더 쓰기 편한 방식으로 변해왔어. 초창기 한글에는 ‘성조, ㆆ, ∆’ 같은 발음과 표기하기 불편한 것들이 꽤 많았지만 지금은 없잖아. 불편하고 필요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도태된 거지. 야민정음이니 줄임말이니 하는 것들도 한글의 뉴 버전이자 한글이 발전해야 하는 방향을 가리키는 거야. 언어학자들이여, 괜히 애꿎은 우리를 탓하지 말고 신조어를 진지하게 연구해보는 걸 추천해. 분명 지금 시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거거든. 언어는 시대를 보여주는 법이잖아. 난 우리가 언어 발전에 이바지하는 세대라 뿌듯해. 세종대왕님도 지금 시대로 타임머신 타고 날아오면 재밌어 하시면서 ‘세종머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지 누가 알아?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인 W양
[883호 - Real talk]
#신조어#줄임말#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