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살아보니 어때요? 독일로 간 20대
인스타그램 @dazero_o
유튜브 Dazero Film
Ludwigshafen am Rhein에서 2개월째 거주 중
한 달 생활비 약 110만원
워킹홀리데이 백장미
인스타그램 @clickb_rose
Frankfurt에서 1년 4개월째 거주 중
한 달 생활비 약 128만원
우리가 독일로 간 이유
•영어도 같이 배울 수 있어서
•생활 물가가 저렴하니까
•주말이면 다른 유럽 나라로 떠날 수 있어서
•워홀 문턱이 높지 않아서
01. 독일에서 숨통이 트이는 이유
임 우리나라만큼 과도하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누군가 의견을 제시했을 때 그게 오답인지 정답인지, 더 나은 답인지 가리려 들지 않습니다. 정답의 여부에 상관없이 개인의 생각 자체를 존중해주는 분위기예요. 덕분에 독일인들은 틀리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표출합니다. 수업 시간에도 내가 잘한 것보다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둬요.
백 한국에서처럼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괜찮아요. 독일의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굉장히 여유롭거든요. 여기 사람들에게는 워라밸이 당연해요. 사회 시스템 상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취미를 즐길 만한 시간이 주어져요. 전 외국인이라 독일의 모든 시스템을 누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국에 있을 때만큼 바쁘게, 조바심 내면서 살지 않아도 돼요.
02. 맥주, 축구, 여행이 좋다면 독일로 오세요
임 밤마다 혼맥할 정도로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이요! 독일은 맥주 천국이에요. 편의점 맥주 4캔에 만원이요? 여긴 만원에 10캔도 거뜬합니다. 종류도 아주 다양해요. 대신 아이스커피는 포기해야 하지만요. 아아 안녕… 스타벅스를 제외한 모든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팔지 않거든요. 집에서 얼음 얼려서 만들어 먹어야 해요.
백 집순이, 집돌이 성향이신 분들이라면 독일에 잘 적응하실 거예요. 현지인들도 ‘독일에 맞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하거든요. 아무래도 조용하고 재미없고 날씨 안 좋고 그런 이유들 때문이겠죠. 하지만 집순이가 아니어도 축구를 좋아하거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하실 거예요! 분데스리가 경기를 직관할 수 있고, 유럽 관광대국들과 가깝거든요. 전 여행을 좋아해서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03. 독일 사회에서 소수자로 산다는 것
임 인종차별이 상상 이상입니다. 길 가다가 ‘어? 뭐야 방금 당한 거야?’ 싶은 순간이 자주 있어요. 최악은 대학교수가 한국에 대한 선입견을 학생들에게 주입할 때였죠. “아시아인들은 영어를 못 하니 질문하지 마라.” “한국 애들은 늘 Yes만 대답하니까 정확한 의견을 기대하지 마라.” 등. ‘Global business skills’라는 주제로 이런 내용을 다뤘어요. 아시아인도 10명이나 듣는 강의였는데도요. 독일어를 하지 못하면 비자, 보험, 통장 개설 등의 행정 처리를 거절당하기도 해요.
백 우리나라에서 당연한 것들이 독일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특히 집 구할 때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원룸 앱 같은 건 당연히 없고요.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답을 받아야 해요. 그마저도 100통 쓰면 3~4통 답장 받고 그랬답니다. 정말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04. 인종차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방법
임 인종차별, 참고 넘어가지 마세요. 물론 혼자 있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위험하니 무시해야 합니다. 다만 대학 교직원에 의해 인종차별, 인격모독을 당한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따지세요. “당신의 생각은 잘못되었습니다.”라고 바로잡지 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갈 거니까요. 사실 인종차별은 아시아인에 대한 선입견과 무지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다수거든요. 그리고 신고하세요. 저는 독일 대학의 International office와 한국 본교 국제 교류팀에 사건 경위를 작성해서 냈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백 “칭챙총, 니하오” 등의 말은 조롱이에요. 저는 대낮에 사람 많은 길에서 들으면 그냥 한국말로 시원하게 욕을 해줍니다. 제 친구는 그 사람을 불러 세워서 한국 인사말을 알려주거나 문제 있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05. 5년 뒤 당신이 살 곳은? 독일 VS 한국
임 독일에 살기 전까지는 해외 취업 및 거주에 관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역시 한국이 제일 살기 좋구나.’로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나 환경 등 많은 것들이 한국이 생각보다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느끼게 해줘요. 독일인들이 시간 엄수로 유명한데, 이것도 사람 by 사람입니다. 그리고 버스와 트램은 제시간에 오지 않는 게 일상이랍니다.
백 사실 잘 모르겠어요. 처음 독일에 왔을 때는 1년만 채우고 돌아가야지 했는데 벌써 1년 4개월이 됐으니까요. 언젠간 한국으로 가겠지만 아직은 독일에 살고 있네요. 지금은 이렇게 대답해도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888호 - glo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