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거기 살아보니 어때요? 프랑스 파리로 간 20대

파리에 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들어봤다.
 

유학생 김예나


인스타그램 yenaricco 

16년 9월부터 2년 8개월째 거주 중 

한 달 생활비 약 125만원

 

교환학생 박나현 


인스타그램 nahyun5320 

19년 1월부터 5개월째 거주 중 

한 달 생활비 약 100만원


 

우리가 프랑스로 간 이유


•어릴 적 접한 프랑스 문화를 동경해서

•예술과 낭만의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전공 관련 수업이 많은 대학이 있어서

•유럽 여행 하기 좋은 위치니까

 


 
 # 파리에서 보내는 보통의 하루   

요즘 낮에는 10월에 입학하게 될 대학교 준비를 하고 있어요. 불어와 영어 공부가 끝난 저녁에는 친구들과 산책도 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때때로 약간의 맥주도 즐깁니다. 화려하고 좋은 곳을 찾아다니기보다 공원 잔디밭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아 행복한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도 하고요.  

 학교에서 수업 듣고 할 일 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파리가 일상에 녹아있다는 거겠죠? 에펠탑이 보이는 마르스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테라스에 앉아 에스까르고(달팽이 요리)를 먹거나. 학생이기 때문에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을 언제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아요.
      
# 파리에서 진짜 제 모습을 찾았어요   

프랑스 사람들은 제 겉모습보다 내면을 바라봐줘요. 덕분에 제 진짜 생각, 행동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살고 있어요. 드디어 진짜 제 인생을 살게 된 것 같아요. 이런 분위기가 좋아서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어느덧 프랑스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유학생이 됐네요. 덧붙이자면 교통비 할인, 박물관 무료 입장, 주택 보조금 지급 같은 학생들을 위한 혜택도 많아요. 유학생들에게도 파리 본국 학생들과 비슷한 수준의 혜택이 적용된답니다.  

 파리 특유의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이 참 좋아요. 한국 학생들이라면 공감할 텐데, 우린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무언가에 쫓기거나 항상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얽매여 있잖아요. 근데 파리에선 여유롭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해서 좋답니다.
      
# 예술을 좋아한다면 프랑스로 오세요   

프랑스는 문화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생활 곳곳에 예술이 자리 잡고 있어요. 프랑스인들은 자연스럽게 그 문화를 즐기고 존중해요. 평소에 전시회나 행사를 접할 기회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이건 좀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우기인 겨울이 긴 편이에요. 어두운 날씨 때문에 우울하고 무기력해질 수 있답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분이라면 더 좋겠네요.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프랑스를 추천합니다. 다들 ‘파리’라고 하면 여유롭고 예술적인 낭만이 가득한 도시라고 생각하잖아요. 살아보니 이 기대치를 꽤 충족시켜줘요. 어떤 거리를 가도 여유로움 넘치는 공원들과 유명한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천천히 느리게 흘러가는 파리에서의 하루하루가 좋아요.
       
# 3평짜리 하녀방이 월세 60인 현실   

파리에선 좋은 집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예요. 파리에서 구한 첫 집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7층에 위치한 3평 남짓한 방이었어요. 방이 좁아서 공동 화장실을 써야 했고 늘 세탁방에 가야 했죠. 창문은 천장과 벽 사이 비스듬한 곳에 겨우 있었고요. 예전에 하녀들이 썼던 곳이라서 하녀방이라고 부른대요. 더 충격적인 건 이런 방이 월세 60만원입니다.  

 파리에 오자마자 핸드폰을 소매치기 당했어요. CCTV를 확인하고 바로 경찰서까지 갔지만 형식적인 서류만 작성시킬 뿐 도와주려는 움직임은 전혀 없었어요. 순간 프랑스라는 곳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아찔한 경험이었죠. 그리고 주택 보조금 지급, 은행 통장 개설 같은 행정 처리가 정~말 느려서 놀랐어요.
      
# 5년 뒤 살 곳은? 프랑스 VS 한국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문제예요. 정확히 정하진 않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외국에서의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외국에서 마음이 더 편하고, 내 삶을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고 살 수 있으니까요. 가족과 친구들을 자주 보지 못하겠지만, 제 삶을 사는 건 오로지 저 하나잖아요. 제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에서 사는 게 제대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어딜 가서 사나 장단점이 있어요. 외국에 살아보니 파리의 삶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제 성향과도 잘 맞아요.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들, 빠른 서비스와 행정 처리들을 포기할 수가 없네요. 해외로 장기 출장을 다니면서 때때로 머물 수 있는 삶을 살면 행복할 것 같아요.


[891호 - global]

#891호 global#프랑스 파리#유학생
댓글 0
닉네임
비슷한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