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당신의 인생에서 로그아웃하시겠습니까?
칭찬 한마디,내가 잘 살고 있다는 확인을 받고 싶었다.
‘아,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잠들기 전 매일 밤 기도했다. 그러나 간절한 기도가 무색하게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햇살이 비췄고, 나는 또 아무렇지 않게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이불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세수를 하며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나의 기도는 반복됐고, 이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죽고 싶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 홀로 4.5평짜리 작은 자취방에 누워 잠이 들 때쯤이면 비관적인 망상이 시작됐다.
그 망상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당신의 인생에서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거다. 만약 내가 ‘예’라고 답한다면, 그 순간 나는 처음부터 없던 사람이 된다. 친구들도, 심지어 가족들도 나의 존재를 모르고, 내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고통도 없다. 그냥 ‘예’라고 대답하면 내 인생은 영원히 종료될 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망상의 끝에서 내 대답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항상 “예”였다. 내 인생에 미련이 없었으므로. 나는 그저 내가 없어지면 가족들이 너무 슬퍼할 테니까, 그들의 삶이 망가질 테니까 꿋꿋이 참고 열심히 살아온 거다. 그러니 가족들도 나의 존재를 완전히 잊게 되는, 인생 로그아웃은 내가 정말 원하는 바다.
그러나 웃긴 건, 이렇게 말하는 사람치곤 난 인생을 너무나도 열심히 산다는 점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수업, 공부, 과제, 운동, 친구와의 약속 등 그 누구보다도 하루를 알차게 산다. 남들이 봤을 땐 누구보다 내 인생을 사랑하고 열정이 가득한 사람인 것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런 내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 맛있는 밥을 차려 먹고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과제도 최선을 다해 했으며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제일 좋아하는 치킨을 먹었다. 그리고 기분 좋을 만큼 땀나게 운동을 하고 시원한 물로 씻고 나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잘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하루를 잘 보냈으면서, 불을 탁 끄고 주변이 암흑같이 어두워진 순간만 되면 나는 숨죽여 울었다. 이런 날들이 나의 한 학기를 채우고 일 년을 채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한 학기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이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부르시더니 “다현아, 수고했다. 오늘 너 정말 잘했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난 살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더 잘 살고 싶은 내 욕심 때문에 매일 밤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욕심이 매일 밤마다 나를 갉아먹었고 나의 노력을,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하루를 최악의 날로 만들었던 거다. 나에게 필요한 건 그저 다정하게 불리는 내 이름, 수고했다는 한마디, 잘했다는 칭찬이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어린아이처럼 칭찬 한마디, 그러니까 내가 잘 살고 있다는 확인을 받고 싶었던 거다. 요즘도 불을 끄면 이따금씩 나에게 “인생을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러나 내 대답은 전과 달라졌다. “네”라고 답하는 대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다현아, 너는 오늘도 정말 최선을 다했지. 나는 알아. 수고 많았고 넌 오늘도 최고였어.”라고.
그 망상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당신의 인생에서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거다. 만약 내가 ‘예’라고 답한다면, 그 순간 나는 처음부터 없던 사람이 된다. 친구들도, 심지어 가족들도 나의 존재를 모르고, 내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고통도 없다. 그냥 ‘예’라고 대답하면 내 인생은 영원히 종료될 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망상의 끝에서 내 대답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항상 “예”였다. 내 인생에 미련이 없었으므로. 나는 그저 내가 없어지면 가족들이 너무 슬퍼할 테니까, 그들의 삶이 망가질 테니까 꿋꿋이 참고 열심히 살아온 거다. 그러니 가족들도 나의 존재를 완전히 잊게 되는, 인생 로그아웃은 내가 정말 원하는 바다.
그러나 웃긴 건, 이렇게 말하는 사람치곤 난 인생을 너무나도 열심히 산다는 점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수업, 공부, 과제, 운동, 친구와의 약속 등 그 누구보다도 하루를 알차게 산다. 남들이 봤을 땐 누구보다 내 인생을 사랑하고 열정이 가득한 사람인 것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이런 내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 맛있는 밥을 차려 먹고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과제도 최선을 다해 했으며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제일 좋아하는 치킨을 먹었다. 그리고 기분 좋을 만큼 땀나게 운동을 하고 시원한 물로 씻고 나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잘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하루를 잘 보냈으면서, 불을 탁 끄고 주변이 암흑같이 어두워진 순간만 되면 나는 숨죽여 울었다. 이런 날들이 나의 한 학기를 채우고 일 년을 채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한 학기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이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부르시더니 “다현아, 수고했다. 오늘 너 정말 잘했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난 살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더 잘 살고 싶은 내 욕심 때문에 매일 밤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욕심이 매일 밤마다 나를 갉아먹었고 나의 노력을,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하루를 최악의 날로 만들었던 거다. 나에게 필요한 건 그저 다정하게 불리는 내 이름, 수고했다는 한마디, 잘했다는 칭찬이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어린아이처럼 칭찬 한마디, 그러니까 내가 잘 살고 있다는 확인을 받고 싶었던 거다. 요즘도 불을 끄면 이따금씩 나에게 “인생을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러나 내 대답은 전과 달라졌다. “네”라고 답하는 대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다현아, 너는 오늘도 정말 최선을 다했지. 나는 알아. 수고 많았고 넌 오늘도 최고였어.”라고.
[894호 - 20's voice]
Writer 독자 이다현 lkjhgy123123@naver.com
#20's voice#에세이#칭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