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유럽에서 우연히 만난 그녀와 일주일 만에 연애를 시작했다

우리는 운명 같은 만남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걸까.
[제보] 나의 실패한 연애담 Ep.02   

한 달 동안의 유럽 여행을 앞두고 나는 타지에서 운명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그녀를 보고 나는 단번에 확신했다. 이 사람이 바로 그 ‘운명’이라고. 한날한시에 외국의 기차 안에서 하필 서로의 옆자리에 앉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 어쩜! 우리는 공통점도 참 많았다. 좋아하는 음식, 인생 영화, 관심사까지.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이 또 있을까. 기차에서의 1시간이 마치 10분처럼 느껴졌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꼭 다시 연락하리라 다짐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는데, 기차에서 내린 지 30분도 안 돼서 나는 그녀에게 카톡을 보냈다.
    
다행히 그녀의 대답은 “YES”였다. 나는 내가 계획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그녀의 동선에 맞춰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함께 마카르트 다리를 건너며 자물쇠를 걸기도 하고 잘츠부르크 수도원에서 맥주도 마셨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는 대화를 나눌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그녀와 함께했던 일주일은 정말 꿈같았다.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비슷한 날짜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연애를 시작했다. 아니, 이미 우리의 연애는 열차 안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의 첫 일주일 동안은, 일주일에 8일을 만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붙어 다녔다. 역시 우리는 천생연분이구나, 하며 사랑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나도 그녀도 이 운명 같은 만남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사소한 갈등이 다툼으로 이어지고 크게 실망하는 일이 반복됐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너그럽게 지나갔을 일들에 대해서도 서로 야박하게 굴었고, 데이트를 거듭할 때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이 드러나면서 싸움이 잦아졌다. 여행지에서 서로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던 성격은 일상에서 단점으로 도드라졌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서로를 알아가기에는 너무 부족했던 것일까. 내 운명 같던 사랑은, “이건 내가 생각했던 연애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며 한 달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널리 공유하는 연애 오답 노트
       
이 콘텐츠는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20대연애#연애#연애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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