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퀄리티 있게 레포트 양 늘리는 소소한 팁 6
폰트 크기 키우는 허술한 방법이 아니다
개강과 동시에 쏟아지는 과제들, 믿고 싶지 않지만 우리의 현실이다. 레포트 자체가 이미 극혐이지만 그 중에서도 분량 채우기가 제일 어렵다. 설명은 충분히 했고, 논리 구조도 이만하면 확실하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는데 분량을 채워야 하니 온갖 꼼수만 생각난다.



이런 거 세세하게 정해주지 마시라고요. 아시겠어요? / 웹툰 <대학일기>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폰트 크기를 15pt로 키우거나 줄 간격을 200%로 넓히면 역효과만 부른다. 레포트로는 감점을 받아본 적 없는 내가 4년 내내 끌어 모은 소소한 팁을 공개한다. 허술한 편법보다 실속 있는 팁을 원한다면 캡쳐할 준비를 해보자.
1. 표지와 목차를 넣기.

레포트 분량이 3장 이상이라면 표지를 넣어도 괜찮다. 단, 표지는 분량으로 카운트하지 않는 게 국룰이다. 지정 분량이 3장일 경우, 최소 표지 1장+내지 2.5장을 채우자.
목차도 퀄리티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목차를 본 후에 본문을 읽으면 잘 쓴 레포트 같이 느껴진다. 아는 내용을 읽을 때 혹은 뒤에 전개될 내용이 예상될 때 글이 더 술술 읽히기 때문이다.
2. 단락별 소제목을 넣기.

표지와 목차를 넣었는데 아주 아깝게 분량을 못 채운 경우 단락별 소제목을 추가해보자. 소제목을 넣으면 글의 구성이 탄탄해지고 깔끔해 진다.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 여러 문단을 한 덩어리로 묶은 후, 목차에 넣은 한 문장을 소제목처럼 앞 단에 넣으면 된다.
소제목을 넣으면 엔터가 세 번이나 들어가기 때문에 분량 때우기 좋다. 이전 단락과 소제목을 구분하기 위해 한 번. 소제목 넣고 한 번. 그 소제목에 해당하는 단락 들어갈 때 또 한 번. 지금 이 글도 소제목으로 내용을 구분했다. 물론 분량 때우려고 일부러 소제목을 넣은 건 아니다, 진짜로.
3. 마무리 정리 문단 넣기.

한 문단 정도만 더 적으면 분량을 채울 수 있는데 도저히 새로운 내용을 생각해낼 수 없다면 마무리 정리 문단을 추가하자. 레포트 작성 시 분량을 채울 수 있는 마법의 단어가 몇 개 있다. ‘정리하자면~’, ‘결과적으로~’, ‘다시 말하면~’, ‘비유하자면~’ 등 했던 말을 다시 할 수 있는 정리 문장이 가장 유용하게 쓰인다.
마법의 단어를 추가하면 앞에 썼던 내용을 표현만 조금 바꿔서 또 쓸 수 있다. 분량을 채우는 것은 물론, 주제를 명료하게 밝혀 레포트 전체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단, 너무 남발하면 티가 난다. 맨 마지막에 한 번만 쓰도록 하자.
4. 인용 문단을 추가하기.

A4 반 장 정도가 텅 빌 만큼 분량이 많이 부족하다면 적절한 곳을 찾아 인용구를 넣어보자. 내 의견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를 추가해 레포트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하단에 각주까지 추가하면 손쉽게 레포트 분량을 채울 수 있다. 적절한 인용구를 찾기 귀찮다고? 에라이. 글을 쓰기 싫다면 레포트 분량을 채워줄 남의 글을 찾는 성의 정도는 보이자. 인용하기 전, 아래 조건을 꼼꼼히 읽어보고 복붙하자.
① 사회에서 공식으로 인정받는 저작물을 인용할 것.:
한 마디로 블로그, 지식인, 나무위키 말고 논문, 책, 비평가의 글 등을 인용하자.
② 제목, 저자 등 출처가 분명한 글만 인용할 것.:
다른 사람이 쓴 문장을 레포트에 긁어 왔으면 필수적으로 출처를 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처 없이 인용구만 적는 것은 인용이 아니라 표절이다. 우리 모두 지성 있는 대학생이 되자!
③ 이 문장을 왜 인용했는지 그 이유를 한 줄 정도 적을 것.:
읽는 입장에서는 이 문장을 왜 인용해왔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인용구가 말하는 입장과 나의 입장이 같다는 것인지, 다르다는 것인지 그 글을 인용해와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정도는 설명하자.
5. 자료 사진을 넣기.

애초에 이런 글까지 볼 정도면 이미 글자를 지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들에게 “그냥 몇 문장 더 쓰면 되잖아.” 라는 조언은 무리한 제안이다. 그럴 땐 언제나 우리를 돕는 분량의 수호자, 사진을 넣어보자. 이 글에도 중간 중간 사진이 첨부됐다. 분량 채우려고 넣은 거 아니다, 정말.
단, 이 방법은 교수님에 따라 메불메가 갈리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레포트 작성에만 꼬박 이틀을 매달렸는데도 도저히 내 손가락에서 새로운 텍스트가 나오지 않는다!” 싶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쓰자. 아래 룰을 지키면 분량을 때웠다는 이유로 감점 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① 사진은 가로, 세로 사이즈가 A4 절반을 넘지 않을 것.:
분량 채우겠다고 사진을 엄청나게 크게 넣으면 오히려 더 꼴 보기 싫다. 구체적인 가이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 정도 크기는 양심에 찔리지 않아!” 하는 정도로만 크기를 조절해보자.
② 사진 하단에 출처와 설명을 꼭 표기할 것.:
한글이나 워드에는 사진 아래에 설명을 넣을 수 있는 캡션 기능이 있다. 이곳에 출처와 설명을 꼭 기재하자. “교수님, 저는 분량을 때우고자 사진을 넣은 것이 아니라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시각 자료를 넣은 것입니다.”라고 적극 어필하자.
③ 여러 장의 사진을 넣을 경우 캡션에 [자료 사진 1] 넘버링을 넣을 것.:
레포트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논문 내 사진 자료에는 넘버링을 하는 것이 관습이다. 한 장 분량의 감상문이 아니라면, 특히 전공 레포트라면 사진에 ‘괄호+넘버링’을 넣는 것은 센스.
6. 1~5번을 다 활용했는데도 분량을 못 채웠다고?
“모든 꼼수를 다 썼는데도 분량이 많이 모자라요 ㅠㅠ" 당신, 양심은 있으신지? 레포트 분량이 10장이 넘어가지 않는 이상, 본인이 쓴 내용과 꼼수를 합치면 분량은 채워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아직 분량이 모자라다는 건 애초에 본인이 쓴 내용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 글은 ‘분량 늘리기’ 팁이지 ‘없는 분량 생성하기’ 팁이 아니다. 


글 쓰기 전에 생각했나요? / 만화 <보조개왕자>
꼼수는 어디까지나 꼼수일 뿐. 알맹이 있는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교수님들도 이를 다 알고 있다. 일단 작성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작성한 후에 이 꼼수들을 활용하자. 뭐, 정 안되겠으면 과제를 버리고 시험에 올인하는 수밖에!
#과제#과제 꿀팁#과제 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