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명문대 다니는 남자친구가 틈만 나면 저를 무시해요

학교 로고가 박혀 있는 과 잠바도 안 입게 됐어요.
[제보] 나의 실패한 연애담 Ep.11   

저는 19학번 새내기입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제 남자친구는 1학기에 조인 MT에서 만났는데요. 모두가 잘 아는 소위 명문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그 대학교에 다니는 게 자랑스러웠는데, 지금은 남자친구의 학벌이 원망스럽습니다. 아무래도 남자친구가 자기 기준에서 ‘그냥 인 서울’ 대학에 다니고 있는 저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갑자기 남자친구가 “너, 나 OO대 다닌다는 거 가족들한테 말했어?”라고 묻더라고요. 남자친구가 어느 대학에 다니고 있는지는 말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은근히 말했길 바라는 게 보여서 그냥 거짓말을 해줬어요. 표정에서 자부심을 숨기지 못하더라고요. 여기까진 귀엽게 생각해주려고 했는데…. “근데 나는 너 XX대 다닌다는 거 말 못 했어. 그거 말하면 도서관 간다고 거짓말하고 놀러 갈 때 엄마가 안 믿어줄 것 같아서~ 그냥 우리 학교라고 했는데, 괜찮지?”라네요. 그동안 한 번도 제가 다니는 대학을 창피하게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처음으로 반수 할까 싶었어요. 

  남자친구 앞에선 학교 로고가 박혀 있는 과 잠바도 안 입게 됐어요. 생애 첫 과 잠바라서 저도 매일 입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창피해하더라고요. 반면 제 남자친구는 거의 과 잠바와 한 몸이에요. 4월 초에 받은 과 잠바를 거의 여름이 시작될 때까지 입더니, 적당히 선선해지자 금세 꺼내서 입고 다니더라고요. 땀 뻘뻘 흘리면서요. 특히 우리 학교 근처에서 데이트하는 날엔 무조건이에요. 우리 학교 애들 보란 듯이….  

어느 날은 카페에 갔는데 갑자기 보여줄 게 있다며 노트북을 꺼내더라고요. 보여준 건 다름 아닌 자기 학교 응원단이 응원가를 부르며 춤추는 영상이었어요. 저는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한 시간 동안 흥미로운 척을 해야 했어요. 어차피 나는 그 영상 봐도 따라 부를 일 없는데 왜 나까지 그 영상을 봐야 하는지…. 그래도 저렇게나 좋아하는데 굳이 산통을 깨지 말아야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 정말 참기 힘든 말을 하더라고요.  
  
  저한테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학벌’로 사람을 가리는 것 같더라고요. 만나도 제 지인들을 대놓고 무시할 게 뻔해서 더블데이트는 결국 취소했어요. 앞으로도 학벌로 저를 비참하게 만들 텐데 사연 보내는 지금도 걱정이네요.

널리 공유하는 연애 오답 노트 
           
이 콘텐츠는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909호 - broken love]

#909호 broken love#연애#학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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