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마술학과가 있다고? 호그와트 같은 곳이야?

세계 최초 마술학과인 동아보건대 마술학과 과대 인터뷰

안녕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 
동아보건대학교 마술학과 과대를 맡은 2학년 김영복이라고 해.  
  
뜬금없지만 혹시… 비둘기 날려본 적 있어…?  
없어! ㅋㅋ 예전엔 비둘기 마술 수업이 있었는데, 지금은 따로 배우진 않아. 선배들한테 듣기론 기숙사에서 비둘기 키우는 걸 허락해 줬던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 ㅋㅋㅋ  

연애할 때 마술을 써본 적은? 마음에 든 사람을 꼬신다든지, 애인에게 이벤트를 해준다든지? 
좋아하는 사람한테 보여준 적은 없는데, 고등학교 때 별로 안 친한 친구한테 마술을 보여준 걸 계기로 엄청 친해진 적은 있어. 심리마술 중에 상대방이 속으로 생각한 단어를 맞추는 마술이 있거든? 그 친구가 본인만 아는 별명을 종이에 적어 뒀는데 내가 그걸 맞춰버렸지.  

‘마술사’는 생소한 직업인 것 같은데, 마술학과 진학을 결심한 계기가 있어? 
 
중학교 3학년 때 우연히 마술사 ‘니키’라는 마술사가 알려주는 빨대 마술을 보고, 바로 따라 해서 친구들한테 보여준 적이 있어. 친구들이 신기해하는데, 엄청 뿌듯하더라고.   그때부터 독학으로 마술을 익혀서 고등학생 때는 지역 축제 무대도 섰어. 무대에서 사람들의 박수 소리를 듣고 “꼭 마술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지. 나중에 알고보니 ‘니키’가 우리 학과 선배님이더라고! 너무 신기했어 ㅋㅋ.
    
‘마술학과’ 라고 하면 주변 반응은 어때? 자주 받는 질문도 있어? 
대부분 마술학과가 있다는 걸 모르다 보니까, “마술학과라는 게 있어?”, “호그와트처럼 마법을 배우는 거야?” 같은 질문을 많이 들어.  

호그와트ㅋㅋㅋ 마술과 마법은 엄연히 다르지 않아? 
당연하지. 마법은 초인적인 영역에 가까우니까. 하지만 마술을 마법처럼 보여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마술사라고 생각해.  

마술학과에서는 어떤 걸 배워? 실습 위주의 수업일 것 같은데. 
실습 수업이 많긴 한데, 이론 수업이 없지는 않아. 예를 들어 A라는 마술을 배우면, 누가 만들었는지, 이 마술로 유명한 마술사가 있는지 등 마술의 역사를 배우기도 해.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랑 가장 어려웠던 수업은 뭐야? 
우리 과 교수님만의 대표 마술을 배우는 수업을 제일 좋아해. 다른 곳에서는 배울 수 없거든. 가장 어려운 수업은 손기술을 배우는 마술이야. 카드나 공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기본적인 마술인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  

교수님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왕년에 어디서 한가닥 하셨던 마술사야? 
당연하지! 카드랑 공을 이용하는 마술로 세계 대회에서 수상하신 분도 있고, 마술 올림픽에서 수상하신 분들도 있어.    
 

‘소도구마술’이라는 수업이 있던데, 어떤 종류의 소도구를 활용하는 거야? 
카드, 동전, 노트처럼 작은 소품을 이용하는 마술이야. 정말 의외인 생활용품을 활용하는데, 지퍼백을 쓰는 마술을 배운 적도 있어. ㅋㅋㅋ 소도구마술의 매력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선보일 수 있다는 거야.  

팀플도 있어…?  
마술 공연을 위해선 무대 플레이어, 음향, 조명 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해서 팀플을 정말 많이 해. 3-4명이서 팀을 구성해서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팀 과제를 한 적이 있는데, 어떤 마술을 선보일지부터 스토리, 무대 연출까지 우리가 스스로 기획했지. 힘들지만 굉장히 뿌듯했어.  

롤모델도 있어? 혹시 앞에서 말한 니키 선배님? 
니키 선배님도 정말 존경하는 롤모델 중 한 분이지. 그런데 진짜 롤모델은 따로 있어. 조동희 마술사라는 분인데, 마술학과 1기 졸업생이자 마술학과 교수님이셨어. 사실 나랑 가족 관계야. 정확히는 고종사촌인데, 마술사라는 직업을 고민하던 시기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어. 롤모델이자 멘토라고 볼 수 있지.  
 

수업이나 공연 때 마술을 선보이다가 실수한 적도 있어? 그럴 땐 어떻게 해? 
멈추거나 머뭇대지 않고, 티가 나지 않게 이어서 계속 마술을 해. 연습할 때부터 실수해도 당황하지 않고 마술을 이어 나가는 연습을 할 정도야. 유명 마술사 ‘해리 후디니’의 “마술에는 항상 실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마술처럼 보이게 하는 마술사가 가장 유능한 마술사다.”라는 명언도 있을 정도지.  

실제로 마술을 개발하기도 해? 
100%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관객들에게 신기한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새로운 마술을 연구하지.  

그러면 동기들한테도 마술 트릭은 비밀로 하는 거야? 
마술을 개발하거나 아이디어를 내면 오히려 동기들이 피드백을 해줘. 특히 공연은 실전처럼 준비하는 게 중요한데,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전까지는 나 자신과 카메라 밖에 없잖아. 그래서 주변 동료 마술사가 피드백 해주는 게 엄청 중요해.  
 

앞으로 하고 싶은 건 뭐야? 
사업자를 내고 프리랜서 마술사가 되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고등학교 3학년때 요양원이랑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으로 마술공연을 한 적이 있어.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엄청 좋아하시고, 끝나고 날 안아주면서 좋은 말씀을 해주 신 게 아직도 기억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미래의 나에게 약속을 하고 싶어. 10년, 20년 뒤에 이 인터뷰를 다시 읽었을 때 앞에서 말한 꿈을 이룬 멋진 마술사가 되어있으면 좋겠어.
#대학전공#마술학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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