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선배와의 밥약 서비스 만든 경희대 20학번

답답해서 직접 만들었다.
54억원, 워런 버핏이 자신과의 식사 시간을 경매에 올린 후 가장 높게 낙찰된 금액이다. 1만원, 경희대 학생이 ‘KHU 타운어스’에서 원하는 선배와 밥 약속을 잡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다. 코로나로 인해 궁금한 것을 물어볼 선배가 없는 것이 아쉬워 직접 소통 창구 KHU 타운어스를 만든 경희대 20학번 박윤찬 학생을 만났다.

KHU 타운어스 서비스를 제작한 경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박윤찬 

 

안녕하세요 윤찬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경희대학교 소셜링 서비스 ‘KHU(쿠) 타운어스(khutownus.oopy.io/)’를 만든 호텔경영학과 20학번 박윤찬입니다.  

KHU 타운어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선후배를 연결해주는 소셜링 서비스에요. 취업, 진로, 창업 등 자신의 노하우나 후배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선배들이 프로필을 만들면, 후배들은 자신이 원하는 선배의 시간을 구매하는 것이죠. 저는 중개인이 되어 후배와 선배를 연결해드려요.

KHU 타운어스 서비스의 메인 화면 

 

익숙하면서도 낯선 서비스인데, 모티브가 있나요? 
타임티켓이라는 서비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본인과의 식사권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죠. 워런 버핏이 자신과의 점심 식사권을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것을 보고 착안한 서비스라고 들었어요.  

서비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타임티켓 같은 서비스가 우리 학교에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코로나 학번이라 지금까지 10명 정도의 선배밖에 만나지 못했죠. 그마저도 지속적인 교류가 없다 보니 궁금한 게 있어도 물어보기가 민망했어요.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거나 밥 한번 먹고 싶은 선배도 있었지만 접점이 없다 보니 말을 걸기도, 연락하기도 애매했어요.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죠. 그래서 “선배의 시간을 사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실제로 제가 그렇게 해서 선배와 밥을 먹게 되었고, 비대면 시대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경희대생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서 서비스까지 만들게 되었죠.

스타트업 행사에서 만난 경희대 선배에게 보낸 문자. 이런 경험이 서비스 개설에 도움이 되었다. 

 

현재 KHU 타운어스에는 어떤 선배들이 등록되어 있나요?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안 됐는데 14명의 선배가 등록되어 있어요. 취업, 진로, 대학원, 창업, 의학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21학번부터 03학번까지 폭넓은 선배가 있죠. 서비스를 개설한 날 에브리타임에 홍보했는데 Hot 게시판에 올라가면서 다양한 분들이 지원했어요.

취업 진로 카테고리에 등록된 다양한 선배들. 밥약 비용은 0원부터 더치페이까지 다양하다. 

 

선배 자격 요건이 따로 있나요?
불건전, 종교 포교 활동, 영업 목적 등의 프로필 신청을 제외한 경희대학교 모든 분의 프로필을 업로드하고 있어요.  

22학번도 선배로 등록할 수 있나요? 
그럼요! KHU 타운어스가 추구하는 가치는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교류하는 커뮤니티기 때문에 자신만의 이야기와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학번 상관없이 등록 신청할 수 있어요.  

실제 선후배가 만난 사례가 있을까요? 
서비스 일주일 만에 일곱 번의 만남이 있었어요. 몇 가지 후기를 말하자면, 취업을 앞둔 분이 제약회사에 다니는 선배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요. 평소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정보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크고 현실과는 다른 점이 많다고 느껴서 신청했는데, 선배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깨달았다고 해요. 두 번째로는, 컴퓨터공학과 03학번 교수님과 공대에 재학 중인 두 후배와의 만남이었어요. 교수님이라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워낙 재밌으신 성격이라 처음부터 소주를 마시며 대학원 진로와 대학 생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고 해요. 다음에 또 뵙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터 선배와 마케터 지망생 후배 두 분의 만남입니다. 마케터가 사용하는 툴부터 필요한 역량 등 현업자가 아니면 모를 많은 정보를 전해주셨다고 해요.

성공적으로 선후배 만남을 마친 두 번째 만남과 세 번째 만남. 

 

오프라인 만남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추후 화상 대화 같은 옵션도 생길까요? 
네: ) 오프라인 만남에 대한 거부감을 대체 할 시스템이 필요해요. 많은 사람이 낯을 가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선뜻 용기가 생기지 않으니까요. 지금은 홈페이지 기반이라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기가 힘들어서 현재 개발자와 함께 3월 오픈을 목표로 앱 개발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많은 분이 더욱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경희대 선후배에게 어떤 서비스가 되길 바라나요? 
제가 생각한 대학은 다양한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대화와 경험을 나누는 곳이에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교류가 차단되었죠. 그러다 보면 대학이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는 장소로 바뀔 것 같아서 두려워요.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주위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서비스를 통해 조금이나마 경희대 선후배가 교류하며 서로에게 중요한 가치를 전달하면 좋겠어요.
#KHU타운어스#경희대#선배랑밥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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