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로망은 자취! 빨리 원룸을 구해서 오늘의 집처럼 꾸미며 살고 싶지만, 생각보다 집 구하기는 쉽지 않고 지금 본 집이 좋은 건지 감도 오지 않는다. 큰돈 쓰는 만큼 꼼꼼하게 집을 고르고 싶은 대학생을 위해 황서진 공인중개사를 만나 원룸 구하는 노하우를 물어봤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안녕하세요. 현재 신대방 삼거리역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 중인 황서진입니다. 저희 사무소는 20~30대 원룸을 구하는 분들이 주 고객인데, 주로 중앙대학교와 숭실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어요. 집 구하는 팁 등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TV러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개강인데, 집을 보러 오는 대학생이 많은가요? 
대학생 기준으로 보통 집을 구하는 성수기가 12월부터 2월입니다. 준성수기는 2학기 전인 7~8월이죠. 특히 2월에 집을 보러 많이 오는데 이때는 좋은 집이 많이 없어요. 대학생도 전세 원룸을 살기 시작하면서 빠른 학생들은 11월부터 집을 구하기 때문에 전세 매물이 없는 거죠. 월세는 많아요.  

대학생은 보통 월세로 살지 않나요? 
2년 전에는 그랬어요. 그런데 카카오뱅크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 덕에 소득이 없는 대학생도 대출 신청이 가능해졌어요. 최대 1억까지 나오는데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저렴하니 전세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죠.
  
비대면 수업으로 수요가 없을 것 같은데 매물이 부족한가요? 코
로나19 첫해에는 확실히 공실이 많았어요. 그런데 상황이 장기화가 되니 집에만 있는 게 답답했던 학생들이 자취방을 구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월세 매물은 지금도 여유로워요. 하지만 전세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없어요. 언제든지 수요층이 있는 상황이죠.  

집을 구하는 순서는 어떻게 될까요? 
먼저 전세와 월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부동산 앱을 통해 매물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마음에 드는 부동산에 전화해서 예약을 잡으며 다양한 집을 보게 되죠.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오면 계약 진행 후에 잔금을 치르고 입주하면 됩니다. 글로는 쉬워 보이지만 막상 닥치면 많이 어려워들 해요.
  
그렇다면 매물 검색이 먼저인데 추천하는 앱이 있나요? 
직방, 다방, 피터팬의 방구하기, 네이버 부동산을 많이 볼 텐데 상당수가 허위 매물입니다. 앞서 전세 매물이 없다고 했는데 앱에는 무수히 많은 것만 봐도 말이 안 되죠. 그래서 앱으로 집을 구하기는 힘들고 앱을 보고 부동산에 연락해서 발품을 파는 것이 가장 좋아요.  
 
애초에 허위 매물을 올리지 않으면 되지 않나요? 
공인중개사도 영업하는 입장이다 보니 누군가 문의를 하고 집을 보러와야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어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다 같이 허위매물을 안 올리면 좋을 텐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결국 대부분의 공인중개사가 진짜와 허위 매물을 섞어서 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앱을 보는 것보다 무작정 부동산에 가는 게 좋을까요? 
그래도 앱을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내가 원하는 매물을 가진 부동산을 추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몇 군데의 부동산을 다니다 보면 나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방법과 쏟는 정성이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방은 몇 개 정도 봐야 할까요? 
정해진 건 없어요. 전세의 경우 많이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집이 빨리 나갈 확률도 높죠.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은 다른 사람도 마음에 들어요. 보통은 느낌이 오는 집이 있어요. 그 집을 잡기를 바랍니다. 만약 잘 모르겠다면 자취하는 친구와 함께 보러 오는 것도 좋아요.

집을 보러 갔는데 세입자가 있다면 꼭 두 가지를 물어보세요. ‘왜 이사 가시나요?’와 ‘몇 년 사셨나요?’. 답변을 들어보면 이 집이 좋은지 나쁜지를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 집을 고를 때 1순위로 생각해야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1학년이라면 학교와 가까운 집을 추천해요. 학교에 익숙해지는 게 먼저니까요. 학년이 오를수록 거리는 멀어져도 아늑하고 나만의 공간이 있는 집이 좋습니다. 그리고 채광이 좋은 집이 좋아요. 집이 크면 빛이 안 들어와도 괜찮은데 집도 작은데 빛까지 없으면 우울해질 수 있어요. 곰팡이도 잘 피죠. 곰팡이는 구석보다 천장을 보는 게 더 확실해요.  

그리고 남들도 들어오고 싶은 집을 선택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다른 사람도 내 집에 들어오고 싶어할 거고 그만큼 전세금을 돌려받는 과정이 깔끔하고 편해져요.  

무엇보다 처음 보는 집인데도 안락함과 뭔지 모를 좋은 느낌이 오는 집이 있는데, 그런 집을 1순위로 하는 것이 좋아요.  

반지하는 별로인가요? 
값은 같은데 반지하가 공간이 더 넓어서 선택하는 대학생도 있어요. 햇빛은 나가서 보면 되고 대신 넓은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만드는 거죠.  

낮과 밤 중 어느 시간에 보는 게 좋을까요? 
낮에 보세요. 빛이 얼마만큼 들어오는지, 집이 습하지는 않은지를 봐야 하니까요.  

믿고 걸러야 하는 매물이 있을까요?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오피스텔은 피해야 합니다. 전세 사기의 위험이 있어요. 일반 원룸을 보다가 오피스텔을 보면 깔끔한 느낌에 혹해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조심해야 합니다.  

매매가는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원하는 오피스텔을 검색하면 매매 실거래가가 나와요. 전세가 1억 3천인데 매매가 1억 1천이면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되죠.  

그리고 가격 대비 집이 너무 좋다? 꼭 의심하기 바랍니다. 그런 집은 없습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서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어요. 이제 어떡하죠? 
정식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데, 보통 보증금의 5~10%를 계약 날에 입금해요. 계약 전에는 등기부등본을 보며 집이 안전한지, 대출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확인해보세요. 하지만 감이 잘 안 잡힐 테니 공인중개사에게 설명해달라고 하는 게 좋아요.  

월세와 전세의 계약 차이가 있을까요?
월세 계약이라면 서울 기준 보증금 5천만원 이하는 최우선 변제금이라고 해서 전입 신고 후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전세 계약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위해서 앞서 들어간 세입자의 보증금이 얼마고 건물의 융자는 얼마나 잡혀있는지 확인하세요. 이 역시 중개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은데 어떤 중개인이 와도 믿지 못하겠다면 마음 편히 월세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세금을 안전하게 돌려받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을 가입하면 되지 않나요? 
HUG(주택도시보증공사), HF(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운용하는 상품인데, 원룸에서는 사실상 가입이 힘들어요. 원룸은 보통 다중주택으로 들어가는데 HF는 다중주택을 예외로 두고 있고 HUG는 가능하지만 건물의 저당 등의 다른 충족 조건 때문에 안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중개사에게 처음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이 되는 집만 보여달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계약할 때 놓치면 안되는 것이 있을까요? 
특약사항에 ‘전세자금 대출이 되지 않았을 경우 계약금은 반환하기로 한다’를 넣으세요. 혹시나 대출이 안 됐을 경우에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어요.  

‘임대인은 임차인이 전입 신고하기 전과 익일까지 근저당권 설정을 하지 않는다’도 필수입니다. 전입 신고를 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잘못되어도 선순위로 전세금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전입 신고 전에 내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되면 추후 돈을 돌려받는 순위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좋은 중개사라면 위의 두 사항은 기본으로 설명하고 추가해줘요.  

시설물도 꼼꼼히 살펴본 후 중개사를 통해 수리가 필요한 곳들은 미리 말해 두어야 추후 마찰이 없어요.  

 
계약서를 쓴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확정일자를 받으세요. 계약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인터넷 등기소(www.iros.go.kr)를 통해 할 수 있어요. 이후 임대인과 정한 날까지 남은 보증금을 보내면 됩니다. 약속된 날 입주를 마치고 정부24(www.gov.kr)를 통해 전입신고를 하면 모든 법적인 절차는 끝이 납니다.  

전세라면 계약 후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주의점이 있을까요
현재 대학생은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만 가능해요.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는데 하루 접수 수량이 정해져 있죠. 그래서 평일에는 6시 5분이면 마감되기도 해요. 부지런히 일어나서 신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는데 전입 신고를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면 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같은 건물의 원룸인데 층에 따라 전세 대출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축물 대장을 보면 특정 층이 ‘주택’이 아니라 ‘근린생활시설’로 되어 있어요. 근린생활시설은 쉽게 말해서 상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원래 슈퍼나 소매점 등의 가게가 들어올 자리인데 집으로 만들어서 세입자를 받는 것이죠. 그래서 일반적인 전세 대출이 안 되죠.  

대신에 대출이 되는 집들보다 전세금이 3~4천만원씩 저렴하곤 해요. 여유가 있다면 저렴하게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2년 뒤 이 집에 들어올 사람이 과연 많을까?’라는 고민도 해봐야 해요.  

대학생을 중개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나요? 
“다른 집 더 없을까요?”. 지금까지 보여준 집이 마음에 안 든다는 뜻이죠. 그런데 원룸은 크게 다를 것이 없고 보여줄 매물도 많지가 않아요. 그래서 현재 가진 돈으로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타협해야 집을 빠르게 구할 수 있어요.  

중개사와 차로 이동할 때 어색한데, 이럴 때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까요? 
지금 보러 가는 곳이 어느 위치인지, 주요 역이나 정류장에서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면 좋아요. 건물에 도착하면 도로명 주소를 찍어두는 것도 좋죠.  

또는 요즘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내 또래는 어느 정도의 금액을 찾는지 등을 슬쩍 물어보는 것도 좋아요.  

방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무조건 광각 가로 모드로 찍으세요. 그리고 팔을 쭉 올려서 최대한 위에서 찍으면 집이 넓게 보여요.
 
공인중개사가 숨겨놓는 좋은 집이 있나요? 
그런 건 없어요. 특히나 원룸은 같은 매물을 다양한 부동산이 취급하기 때문에 좋은 집일수록 빠르게 보여주고 계약하기를 권해드리죠.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추천하나요? 
자격증 시험 도전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절대평가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다른 국가고시에 비해 쉬운 편이죠.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공인중개사도 결국 영업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내가 직접 움직여서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에게는 괜찮은 직업이에요. 하지만 주어진 일을 하며 월급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특히 주말에도 바쁘기 때문에 워라밸이 중요하면 적성에 안 맞을 수 있어요.  

처음 집을 구하는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어요. 가구도 처음부터 치수를 재며 한 번에 사려고 하지 말고 살아가면서 하나씩 생활패턴에 맞춰서 사는 것을 추천해요. 무엇보다 많은 매물을 보며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집 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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