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빠져보지 않으면 모르는 세계 <성덕>, <내언니전지현과 나>

6월의 문화 리뷰
내 이야기 같아서 공감되고 정제되지 않아서 더 와닿는 덕질에 대한 두 개의 다큐멘터리 영화.  
  
<성덕> 
내 최애가 범죄자가 된다면? 연예부 기자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최애가 하루아침에 사회부 기자 앞에 고개를 숙이고, 방송국이 아닌 법원으로 향한다면 덩그러니 남겨진 팬들의 기분은 어떨까? 영화 <성덕>은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을 겪은 팬의 인터뷰를 모았다.  

감독도 남겨진 팬 중 하나였다. 7년 동안 가수 정준영의 성덕으로 살았지만 그 끝은 최애의 성범죄로 인한 탈덕. 이후 같은 일을 겪은 전국의 팬을 찾아 나선다. 범죄를 저지른 가수는 많았고, 상처받은 팬들의 숫자는 더 많았다. 강제 탈덕한 이들의 인터뷰에서는 분노와 허탈과 현타 등 오만가지 감정이 전달된다. 그저 행복하게 덕질하고 싶었을 뿐인데, 최애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말했는데 그게 범죄일 줄이야. 덕질의 ‘절망 편’이자, 범죄자가 된 최애 때문에 죄 없는 죄책감을 느끼는 팬에게 위로가 될 영화, 성덕이다.  


 
<내언니전지현과 나>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일랜시아>는 당장 서비스가 종료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게임이다. 유저는 적고 개발사 넥슨은 몇 년째 업데이트를 멈췄으니까. 이런 상황에도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던 유저 ‘내언니전지현’은 다른 유저에게 “일랜시아 왜 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질문은 오프라인으로 이어진다. 직접 유저를 찾아가 오래되고 관리받지 못하고 문제투성이인 이 게임을 왜 하는지 묻는다. 답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일랜시아는 게임 그 이상의 존재였고,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은 소중했다. 죽어가는 게임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던 이들은 옛 개발자와 기업 노조까지 만나 가며 게임 부활의 불씨를 지핀다. 과연 애정만으로 꺼져가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을까?    


Editor 김학성
Designer 이지은
#성덕#내언니전지현#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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