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전공과 아르바이트의 관계 맺기
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제일 싫어했다.
“수업을 마치겠습니다! 출석 체크하시고 다음 주에 봐요” 교양수업을 마치고 늘 하는 마지막 멘트이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항상 몇 명의 학생이 부득이하게 지각했다며 출석 여부를 결석에서 지각으로 정정한다. 병원 치료도 있지만 대부분 아르바이트 시간이 바뀌어서, 혹은 집안일을 돕다가 늦었다고 말한다.
매 학기마다 ‘평생책임지도학생’ 25~30여 명을 대상으로 1회 이상 상담을 진행하는데, ‘일상생활’, ‘학업 활동’, ‘진로’ 등으로 구분하여 질문을 한다. 이 중 90% 넘는 학생이 “일상생활 범주 안에 아르바이트 혹은 (아르바이트 성격이 강한) 집안일 돕기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이유를 물어보면 100% 경제적 문제다. 놀랍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이니까!

그런데 “지금 하는 아르바이트가 자신의 진로 혹은 학업 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대답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진로와도 상관없고 학업 활동과도 상관없는 아르바이트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우울하다! 그러나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물론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나 역시 대학 시절엔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해라!’라는 격언이나 모 교수님이 했던 말 중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제일 싫어했다.
부모님 혹은 후견인으로부터 받는 용돈만으로 경제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성인이 되었으니 경제적 문제는 직접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고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다 보면 청년으로서 준비해야 할 미래가 불안해진다. 교수의 시선으로 학생에게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충고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고 무책임하다. 그걸 모르는 학생이 어디 있겠는가? 마치 성실하고 열심히 살다 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 고문과도 같다.
그래서 학업 활동과 아르바이트와의 관계 맺기를 시도해 보길 권한다. 성공한다면 경제적 문제 해결과 학업 능력 향상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나는 국어국문학과 학생이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전공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커피 마니아였다는 사실과 함께 커피 문화의 유입 과정을 조사하여 고전문학 시간에 발표할 수 있다. 인사동 스타벅스가 한글 간판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조사하여 문화의 유입과 정착 과정을 발표할 수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커피·차 관련 각종 식기류 및 소품 디자인을, 건축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인테리어와 특성화된 공간을, 화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커피와 차의 재료에 포함된 물질 분석을,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마케팅 부분을……
'사람이 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는 것이다.’[人無遠慮 必有近憂(논어: 위령공; 제11장)] 공자의 말이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두 분야를 연결하기는 어렵고 귀찮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성공했을 때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데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고, 공부와 일 모두 고통이 아닌 즐거운 대학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다.
Writer. 강문종 교수
강문종 교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연구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외협력팀장 등을 거치면서 한국학 관련 연구 및 정책 분야를 다양하게 경험하였다. 현재는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부교수이며 고전소설을 포함한 고전산문의 역사성과 특징을 가르치면서 고전문학 속에 반영된 조선시대의 생활사를 연구하고 있다.
매 학기마다 ‘평생책임지도학생’ 25~30여 명을 대상으로 1회 이상 상담을 진행하는데, ‘일상생활’, ‘학업 활동’, ‘진로’ 등으로 구분하여 질문을 한다. 이 중 90% 넘는 학생이 “일상생활 범주 안에 아르바이트 혹은 (아르바이트 성격이 강한) 집안일 돕기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이유를 물어보면 100% 경제적 문제다. 놀랍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이니까!

부모님 혹은 후견인으로부터 받는 용돈만으로 경제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성인이 되었으니 경제적 문제는 직접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고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다 보면 청년으로서 준비해야 할 미래가 불안해진다. 교수의 시선으로 학생에게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충고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고 무책임하다. 그걸 모르는 학생이 어디 있겠는가? 마치 성실하고 열심히 살다 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 고문과도 같다.
그래서 학업 활동과 아르바이트와의 관계 맺기를 시도해 보길 권한다. 성공한다면 경제적 문제 해결과 학업 능력 향상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나는 국어국문학과 학생이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전공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커피 마니아였다는 사실과 함께 커피 문화의 유입 과정을 조사하여 고전문학 시간에 발표할 수 있다. 인사동 스타벅스가 한글 간판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조사하여 문화의 유입과 정착 과정을 발표할 수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커피·차 관련 각종 식기류 및 소품 디자인을, 건축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인테리어와 특성화된 공간을, 화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커피와 차의 재료에 포함된 물질 분석을,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마케팅 부분을……

'사람이 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는 것이다.’[人無遠慮 必有近憂(논어: 위령공; 제11장)] 공자의 말이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두 분야를 연결하기는 어렵고 귀찮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성공했을 때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데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고, 공부와 일 모두 고통이 아닌 즐거운 대학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다.
Writer. 강문종 교수
강문종 교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연구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외협력팀장 등을 거치면서 한국학 관련 연구 및 정책 분야를 다양하게 경험하였다. 현재는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부교수이며 고전소설을 포함한 고전산문의 역사성과 특징을 가르치면서 고전문학 속에 반영된 조선시대의 생활사를 연구하고 있다.
#아르바이트#강문종교수#제주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