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유쾌한 인싸 스낵타운

인싸는 유행을 관성처럼 잘 따라가는 사람
'인싸'는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대개 웃긴 사람이 그렇다. 화려한 입담으로 피리 부는 사나이럼 사람을 끌어모으는 인싸들. 재치 넘치는 만담으로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야말로 인싸 of 인싸가 아닐까?

만담 개그 듀오 ‘스낵타운’을 만나 인싸에 대해 물었다. 개강 후 많은 뒤풀이가 있을 9월, 스낵타운이 전수한 비결로 무장하고 술자리에 참석하는 건 어떨까?  
  
개그맨을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현석 : 우연한 계기로 연극을 했었다. 원래도 개그 욕심이 있어서 대사 연습을 할 때 괜히 다르게 하곤 했는데, 그걸 보고 웃는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마침 지원했던 연극영화과는 다 떨어지고 방송연예과에만 붙어서 그냥 개그를 해야겠다 싶었다.

재율 :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개그 프로그램이 한창 잘나가던 시기에 ‘웅이 아버지’라는 코너를 보며 꿈을 키웠다. 친구들과 개그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개그맨 말고는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둘의 호흡은 어떠한가?
현석 :
MBTI가 J인 재율이 덕을 많이 본다(웃음). P인 나로서는 계획을 따라가는 게 힘들 때도 있는데, 계획대로 일을 다 수행하고 나면 매우 보람차다. 이번에 지방 공연에 갔을 때도 기분이 좋아서 술 한잔하고 싶었는데, 재율이가 내일 공연이 있으니 참으라고 하더라. 처음엔 아쉬웠는데 다음날 컨디션이 좋아서 되려 뿌듯하고 공연도 더 잘 됐다.

재율잘 따라와 주는 형한테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그래도 같이 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결정은 형한테 맡긴다. 예를 들어 “커피 뭐 마실까?” 같은 것들.
    
학창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
재율 : 선생님이 수업하실 때 끼어들어서 웃기기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적절한 순간에 끼어들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한 케이스다. 방해만 하는 게 아니라 수업에 도움도 주면서 웃음도 챙기는 그런 학생이었달까.

현석 : 고등학생 때는 조용하게 지냈다. 개그 관련 학과로 진학하면서 많이 웃기고 다니다 보니, 대학에서 가장 재미있는 학생이 되었다.  

오, 대학에 개그 경연이라도 있었나?
현석아니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웃긴 사람이 될 수 있는 꿀팁이 있을까?
현석자신의 화려한 언변을 맹신하지 말고 반응을 살피며 데이터를 쌓아라. 누가 웃었나, 안 웃었나 체크하며 계속 던지면 개그가 늘 수밖에 없다. 대신 못 웃겼다고 기죽지는 마라. 물론 나는 <메타코미디클럽>에서 자주 기죽는 편이다.

재율 : 눈치가 필요하다. 머릿속으로 적당히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라. 근데 웃기려고 들면 다 웃기다고 생각한다. 웃기려고 했는데 아무도 웃지 않는 것만큼 웃긴 상황이 없다.
    
스낵타운이 생각하는 인싸는 어떤 사람인가? 웃긴 사람?
재율 :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웃기는 사람보다 많이 웃는 사람이 인싸 같다. 다양한 상황을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사람들. 오히려 아싸 중에 웃긴 사람들이 많다. 코미디는 남들과 다른 발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싸가 웃음을 제공하면 인싸는 그걸 누린다.

현석 : 유행을 관성처럼 잘 따라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인싸는 딱히 이유가 없어도 챌린지를 따라 하는데, 아싸는 ‘저게 뭐임? 왜 웃긴 거임?’ 하며 이유를 찾는다. 물론 코미디는 이런 데서 출발한다.  

웃긴 숏폼 영상을 찍는 것과 공연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현석 : 유튜브는 컷 편집이 있다 보니 호흡이 빠르다. 그에 반해 공연은 관객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재율 : 텍스트인 ‘ㅋㅋㅋ’ 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들리는 웃음소리에 훨씬 자극을 받는다. 쇼츠가 공장에서 찍어내는 김밥에 가깝다면, 공연은 ‘오마카세’다. 초밥을 만들어서 드리면 바로 손님의 반응을 볼 수 있고 거기에 맞춰 또 새로운 초밥을 선보이니까.
    
대학생들을 위한 마지막 한 마디
현석 : 방황하는 청춘한테 방황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각자 인생이니까 알아서 잘하지 않을까? 힘든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멋진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재율 : 방황을 해도 좋다. 만약 뭔가를 할 거라면, 시도만으로도 즐거운 일을 하자. 좋아하는 일일 수도 있고, 잘하는 일일 수도 있다. 과정이 즐거우면 꿈을 이루지 못해도 돌아봤을 때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Editor 백송은
Photographer 안규림
#인터뷰#개그맨#스낵타운
댓글 0
닉네임
비슷한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