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일단은 아싸, 최우선

본캐의 연장선에 있는 캐릭터, ‘아싸 최우선'
'아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닉네임에 ‘아싸’라는 수식어를 달고 2년째 활동중인 유튜버 ‘아싸 대학생 최우선’이다. 연기인지 실제인지 분간할 수 없는 말투와 눈빛으로, 정말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아싸를 연기하는 개그맨 최우선을 만났다. 일단은 아싸라고 하는, 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Q. 2년 넘게 ‘아싸 최우선’이라는 캐릭터로 활동 중이다. 최우선은 아싸인지 인싸인지 독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좀 있는 캐릭터 같다. 
“저게 무슨 아싸냐” “아싸인 척 하는 인싸다”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독자들도 있고, “저게 아싸지 그럼 뭐가 아싸냐”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캐릭터를 좀 웃기고 과장스럽게 표현하다 보니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 같다.  

Q. ‘아싸 최우선’으로 살면서, 본인의 삶에서도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그리 달라지지 않았는데, 주변 환경이 좀 많이 바뀌었다. 함께 일하자는 분들도 많아졌고 해 볼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넓어졌다.  

Q. 그래서 ‘아싸 최우선’과 본캐인 개그맨 최우선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꽤 있다. 
원래 나는 부캐 연기를 잘 못 한다. 그래서 아싸 캐릭터가 100% 연기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겠다. 개그 차원에서 약간의 과장된 연기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아싸 최우선’은 어느 정도 본캐의 연장선에 있는 캐릭터다.  

Q. 입고 있는 셔츠 브랜드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구매처도 밝힐 수 있는지? 
이 셔츠는 니(NII)라는 브랜드의 셔츠인데… 그냥 집에 있던 걸 입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산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안경은 아마 동묘에서 샀었나? 시력이 좋아서 평소엔 맨눈으로 다닌다. 신발은 그때 그때 어울릴 만한 걸 번갈아가며 신는다. 지금 신은 건 좋은 거다.(아디다스)  
  
Q. ‘아싸’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굳이 오타쿠 느낌을 더하는 것에 대해서 나처럼 오타쿠는 아닌 찐 아싸들이 불쾌해하기도 한다. 
‘아싸 최우선’은 사실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에 한 차례 등장한 적 있는 오타쿠 캐릭터다. 한창 부캐 열풍이 불었을 당시에 나도 뭔가 해 봐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코빅에서 연기했던 캐릭터가 떠올랐다. 그래서 재활용하다 보니 오타쿠 기믹까지 그대로 녹아나게 된 거다.  

Q. 하이퍼리얼리즘에 가깝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창시절에 그렇게 ‘잘 나가는’ 부류의 학생은 아니었다. 주변에 이런 취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고, 내 경험과 주변 친구들의 캐릭터를 섞어서 표현하다 보니 ‘아싸 최우선’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본캐는 아싸 대학생 최우선 캐릭터만큼 Deep한 오타쿠는 아니다.  

Q.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 하나만 추천하자면?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Q. 실망스럽다. 겨우 그 정도의 수준이었나? 
여기서 내가 진짜로 뭐 <무직전생>이라든지, <자판기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 같은 작품 얘기를 하면 “쟤 또 뭔 얘기 하냐”고 질색할 거 아닌가.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적당히 치고 빠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도 난 이런 이세계물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한다.  
  
Q. ‘오타쿠인 척 한다’며 찐 오타쿠들에게 저격당한 적도 있는지? 
몰랐는데 그 세계가 생각보다 꽤 엄격하더라. 오타쿠를 연기하면서 전문성까지 내세우면 저격당한다. “네가 뭘 그렇게 잘 아냐”면서. 그래서 “저도 알 만큼은 알지만, 여러분 이상으로 잘 아는 오타쿠는 아닙니다” 정도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Q. 얘기하다 보니 본캐와 부캐의 경계가 정말 모호하다고 느껴진다. 하필 부캐 이름도 최우선이라니. 
‘최준’ 같은 캐릭터처럼 부캐를 하려고 시작했는데, 나는 크루가 없이 혼자서 하려다 보니 새 이름을 짓는 게 좀 낯간지러웠다. 그래서 그냥 내 이름을 걸고 최우선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부캐 최우선과 찐캐 최우선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부캐 최우선도 본캐 최우선처럼 애니를 좋아하는 것처럼.  

Q. 실은 얼마전에 스낵타운과 만났을 때 최우선 얘기를 묻자, “그 형은 찐이다”라며 반응했다는 후기를 들었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개그맨 중에서는 날 더러 “찐이다”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저건 연기다”라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제는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웃음)  

Q. 최근 채널을 보면 ‘최강사스케’라는 미모의 덕후 캐릭터와 연애를 하는 에피소드가 꽤 있다. 이건 솔직히 사심 아닌지. 
사심이면 채널에서 안 하고 몰래 만나겠지 왜 채널에 내보내겠나. 지윤님은 꽤 오래 전부터 같이 했고, 한달에 한 번 정도 촬영만 딱 하는 사이다. 서로 공연하면 보러 가고 하는 친분 정도는 있지만 사적인 만남을 해 본 적도 없고, 아직 말도 놓지 않았다.  

Q. 그런 얘기를 들으니 정말 찐 I라서 놀랍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마 당신이 본 대부분의 개그맨이 E 성향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Q.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본캐 최우선으로 영상 인터뷰를 한 걸 봤다. 생각보다 말을 능숙하게 잘 하고 낯설어하지 않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촬영이니까. 평소에 조용하고 말수가 적더라도 촬영이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터뷰에 응하는 게 맞지 않은가? 그게 일하는 사람의 자세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엄청 시끄럽던 사람이 나서야 할 때 소극적으로 돌변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Q. 본캐 최우선의 대학생활도 좀 궁금하긴 하다. 당연히 연극영화과 출신인 줄 알았는데 인문계였던 것도 놀랍다.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다. 당시 동기가 150명이었는데, 사실상 잘 노는 친구들 10~20명을 제외하면 그 외 친구들은 다 삼삼오오 따로 놀았던 것 같다. 나는 남고 출신이라서(?) 주변에 있던 몇몇 남자 동기들하고만 어울렸다. 누구나 꿈꾸던 대학생활과는 다소 먼 학교생활을 했다.  

Q. 이로서 결국 본캐도 아싸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인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 하지만 ‘아싸 최우선’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나는 적당히 혼자인 걸 즐기는 아싸였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아싸의 이미지는 좀 달랐다. 오타쿠 같고, 은둔형 외톨이 같고, 사람에게 말 걸기도 힘들어하고. 이런 모습을 아싸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Q. 그럼 본캐 최우선이 생각하는 진정한 아싸란? 
누가 뭐라든 본인 스스로 아싸라고 생각하는 사람.  

Q. 하지만 누가 봐도 인싸인 것 같은데 “나 아싸야”라고 말하는 기만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이들도 아싸인가? 
그들은 본인 스스로를 진짜 ‘아싸’라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마치 겉담배를 피우면서 담배를 피우는 척 하는 것처럼. 자기가 인싸인 걸 알면서 ‘아싸인 척’ 하는 거지. 진심으로 본인을 아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찐 아싸가 아닐까 싶다.  

Q. 아싸로서 인싸의 삶이 부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고, 주변 사람들과 능숙하게 친해지는 모습이 되게 어른스럽고 부럽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렇다고 아싸로 사는 게 인싸의 삶보다 별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의 내 삶도 마음에 든다.  

Q. 마지막으로 본캐 최우선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개그맨 최우선으로서의 활동을 계속 넓혀 나갈 예정이다. 부캐 연기는 사실 내 관심 분야도, 전문 분야도 아니다. 아싸 대학생 말고도, 인간 최우선이 더 재미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Editor 조웅재
Photographer 오준섭
#최우선#유튜버#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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