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나 유인원인데, 내 얼굴 CG 맞고이거 한국인 전문가가 만들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인터뷰
서울대 학생급 지능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유인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곧 개봉한다. 주인공이 유인원인 만큼 영화 속에는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 다양한 종의 유인원이 등장하는데, 당연히 모두 VFX를 통해 탄생한 캐릭터들이다.  

그런데 이 말하는 유인원들,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얼굴 주름 하나까지 자연스럽다. 누가 이렇게 완벽하게 유인원을 구현했는지 궁금했는데 <반지의 제왕> 시리즈, <아바타: 물의 길> 등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VFX 스튜디오 Wētā FX였다. 특히 이번 <혹성탈출>에서는 한국인 전문가도 참여했다고 하여 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좌측부터, 순세률 모션 캡처 트래커, 김승석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 

 

각자 소개와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에서 맡은 분야를 알려주세요.
김승석(이하 김): 뉴질랜드의 디지털 시각 효과 스튜디오 Wētā FX의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 김승석입니다. VFX로 만들어진 유인원 캐릭터가 얼굴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말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도록 구현하는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순세률(이하 순): 모션 캡처 트래커 순세율입니다. 2d로 촬영한 배우들의 연기를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혹성탈출> 프랜차이즈를 접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영화인가요?
김: 세계관이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진화한 유인원은 세상을 지배하고, 인류는 퇴화하여 지배받죠. 진화한 유인원들 간의 갈등과 대립도 중요 관람 포인트입니다.

순: 이전 작품들을 보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게 이번 영화의 매력이죠. 어쩌면 이 작품을 보고 이전 작품을 찾게 될지도 몰라요.
  
마지막으로 개봉했던 <혹성탈출> 프랜차이즈 이후 7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유인원 표현에 어떤 기술적 발전이 있었나요?
김: 배우들의 연기를 유인원의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2d로 촬영한 연기 영상을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 과정에서 애니메이터의 많은 수작업이 필요하여 배우의 연기를 100% 구현하기가 힘들었죠. 이번 작품에서는 기술이 발전하였고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통해 배우의 연기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과거 대비 풍부한 표정, 이를 통한 섬세한 감정 표현이 가능해졌죠.  


두 분 모두 <아바타: 물의 길>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허구의 나비족과 실존하는 유인원 구현에 차이점이 있었나요?
순: 트래커 입장에서 두 작품 모두 배우의 연기를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것이라 작업상 크게 다른 부분은 없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몸의 비율 정도였죠.

김: 아바타의 얼굴은 인간형이라 배우의 연기와 CG 결과물의 비교가 쉬웠습니다. 반면 유인원의 입은 튀어나오고, 이빨은 크고, 눈 위쪽 뼈도 사람과 달라서 배우의 감정 연기가 제대로 표현이 안 될 때가 있었죠. ‘어떻게 하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똑같은 마음이었는지 거울을 보고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웃음)
  
다양한 유인원이 등장합니다. 유독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순: 1년 반 동안 모든 유인원을 작업해서 모두 좋아해요.(웃음) 굳이 고른다면 여성 유인원 수나를 뽑겠습니다. 모션 캡처 트래킹을 한 유인원 중 유일한 여성 배우죠.

김: 오랑우탄 라카를 좋아해요. 주인공 노아를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캐릭터죠. 여러분도 라카의 매력에 빠질거라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에 다니는 두 분은 어떤 대학 생활을 보냈을지 궁금해요.
순: 전공이 VFX와 머신 캡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웃음) 밤새 작업하고 렌더링하며 지냈죠.
 
김: <드래곤볼>, <슬램덩크>같은 만화를 보며 만화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만화과에 입학했어요. 그런데 세상이 바뀌며 컴퓨터 그래픽의 시대가 왔고, 여기에 푹 빠졌었죠. 독학으로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시도하며 대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생들이 Wētā FX 같은 VFX 기업에서 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김: 일을 시작하던 당시 VFX로 유인원이나 괴물 같은 크리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샌프란시스코의 ILM이라는 회사 밖에 길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기회가 정말 많아졌죠.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 <옥자>도 있고, 최근 <경성 크리처>라는 작품도 있을 정도로 국내에도 VFX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기회를 찾아 경력을 쌓다 보면 더 좋은 기회들이 계속 열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 포트폴리오는 이미 좋을 거라는 전제하에, 모션 캡처 트래커를 희망하시면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시각을 넓혀두기를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김: VFX인지 아닌지 생각할 겨를도 없을 만큼 시작부터 숨 막히게 이야기가 진행되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본 기사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로부터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VFX 스튜디오 Wētā FX#블록버스터#새로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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