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나뭇잎 햄부기, ㄹㅇ 어케 만듦?

홍대리아! 햄북스딱스를 나뭇잎으로 낋여오거라.
두둥-! 홍익대 캠퍼스에 햄부기가 출몰했다!

홍익대 U동에 나타난 햄부기 세트 

완전! 진.짜. 같은 비주얼로 하루 만에 '에브리타임'과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세를 얻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만든 건데?"
우리 모두가 궁금한 그 질문을 직접! 제작자에게 물어보았다. 



익명의 '나뭇잎 햄부기' 제작자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에 재학 중인 24학번 박채민입니다  ⍢.

많은 사람이 댓글로 '조소과'라고 추측을 했는데, 실제로 동양화과라고요?
네. 먹이나 한지 같은 동양 재료로 그림을 그리는 학과입니다. 흔히 '고화'나 '산수화'를 떠올리시는데요. 단순 고화를 넘어 현대 한국화를 추구하고, 동양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계에서 활동할 작가를 양성합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도 동양화를 그리셨나요?
아니요. 대부분 고등학생 때부터 동양화를 전공하는데, 저는 좀 특이하게 일반고를 다니며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어요. 입시를 앞두고 애니메이션이 잘 맞지 않기도 했고, 먹을 쓰는 동양화가 너무 매력적이라 동양화과에 지원했습니다. 

동양화와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동시에 느껴지는 작업들

하루 아침에 'HOT 게시판' 인기 스타가 된 소감은?
작년에 총 5개의 입체 작품을 만들었는데, 크기가 크고 놓을 곳도 없어서 다 버렸어요. 이상하게 햄부기는 버리기 아쉬워서 캠퍼스에 냅뒀는데,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죠 ⋆◡̎⋆. 

'나뭇잎'이랑 '햄버거'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요. 어떻게 나뭇잎으로 만들 생각을 하셨나요?
홍대 미대생은 필수로 들어야 하는 '기초 입체' 수업에서 만들었어요. 과제 주제가 '자연물로 인공물을 창작하거나 인공물로 자연물을 창작하라'였습니다. 당시 대지 미술가인 앤디 골드워시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색색의 나뭇잎으로 무지개를 만들거나 돌로 아치 형태를 만드는, 자연에 있는 재료만으로 예술을 하는 작가인데요. 그의 작업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서 자연물인 나뭇잎으로 인공물인 햄버거를 만들었어요. 

나뭇잎과 밤에 대한 연구

잘 부서지는 나뭇잎으로 햄버거를 만든 과정은? 
원래 모든 재료를 자연물만 사용하려고 했는데, 모양이 너무 안 나오는 거죠. 교수님이 틀이 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눈앞에 있던 동양화 분채 접시로 빵의 모양을 잡았고, 감자튀김은 쓰다 남은 발사나무를 잘라서 만들었어요. 

부드러운 나뭇잎을 구할 땐 운이 좋았어요. 학교에 있는 목련 나뭇잎을 열심히 주웠고 감자튀김에 쓰인 은행나무잎은 동아리 엠티에서 밤 산책하며 주웠어요 (웃음).


인터뷰 전날, '햄부기 실종 사건'이 발생했는데...괜찮은지?
사실상 불법 전시였잖아요 (웃음). 그리고 수명이 있는 작품이라 나뭇잎이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은 '햄부기'를 어떻게 평가하셨는지?
조형물로는 잘 만들었다고 해주셨어요. 덧붙여 조형 능력이 갖춰졌다면 작품의 의도를 생각해 보라는 조언을 주셨습니다. 
 
예를 들자면, 감자튀김 포장지에 알파벳 'M'을 적으면 맥도날드가 떠오르면서 '패스트푸드의 만연함과 그에 따른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잖아요. 미술도 다 똑같은 미술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사조가 있어요. 그중에서도 현대미술이 되려면 '잘 만든 무언가'를 넘어 '읽히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햄부기'는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심오한 의미보단 재밌는 작업을 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어요. 현대미술은 소통이 중요한데요. 강의실처럼 한계가 있는 공간에선 작품에 의미를 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소통 방법이겠죠. 
 
하지만 익명의 학우님이 올리신 '햄부기'는 캠퍼스라는 공간 요소가 추가되어 아예 새로운 작품으로 봐야 해요. 캠퍼스 속 숨겨진 햄버거! 우연에서 즐거움을 느끼거나 유행하는 밈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이때의 소통은 심오한 의미일 필요가 없고 각자만의 즐거운 감정을 가지고 가면 됩니다.

동양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조소까지! 남다른 재능을 가졌는데, 어떤 진로를 꿈꾸는지?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어요. 계속 꿈을 꾸고 싶어요. “동양화를 그리는 작가가 되자!” 보단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다고 할까요. 
 
김환기 님의 추상 미술을 보면 경외감이 들잖아요.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감정을 건드리는 새로운 작품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려면 쓰리잡을 뛰어야 하는 미래가 보이긴 하지만 (웃음).

재능의 영역
귀엽기까지

같은 길을 걸어가는, 과제에 찌든 후배 미대생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작년 내내 기초 입체 수업은 시간도 많이 들고 힘들어서 '이걸 왜 해야 하지?' 싶었어요. 동양화는 입체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신기하게도 졸업 전시 최우수상을 받았던 동양화과 선배의 작품이 입체 작품이었어요. 
 
동기들도 하나둘 재밌는 작업을 하더라고요. 한지를 물에 적셔 종이 죽을 만들고 그걸로 구를 만들어서 그 위에 수묵화를 그리는 언니도 있었어요. 이렇듯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저변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힘들어도 다 내 자산이 된다고 생각하고 즐기면서 하시면 좋겠어요! 파이팅! 



오랜만에 찾은 낯선 학교에서 
'똑 부러진' 후배와 짧은 오후 데이트 
젊음의 활기 충전 완- 💫

#햄부기#인터뷰#홍대
댓글 7개
2025.03.18 15:25
햄부기 저거 봤는데 역시 전공생이셨군여... 인터뷰 잘 보고 갑니당
내이름은고난,함정이죠
2025.03.18 15:30
많은 자극이 되는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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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2025.03.18 15:57
햄부기 귀여워 ㅎㅎ 작품에 대해 궁금했는데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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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2025.03.18 17:12
멋지다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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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카아
2025.03.19 10:51
단풍 아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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