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개강 후 동기가 반갑지 않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
개강증후군이 진짜 아픈 거였다고? 게으름이나 귀찮음 아니고 우리가 개강으로 고통스러웠던 진짜 이유, 심리 전문가의 답변으로 확인해 보자!
*이 콘텐츠는 대학생 50인의 질문을 재구성하여 제작했습니다

증상 1.
개강 후 일단 안광이 사라졌습니다. 고학년에 복학한 학기라 아는 사람 만나면 반가워야 하는데 반갑지가 않아요.
개강 후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거리를 두고 싶은 감정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문제없이 유지해 온 인간관계조차 피로해지고 단절하고 싶어진다면, 사회적 소진(Social Burnout)이나 미묘한 우울감(Subclinical Depression)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자신을 완전히 고립시키지 않고, 선택적으로 관계를 조절해야 합니다. 먼저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혼자 있는 시간을 회복의 시간으로 인식해 보세요. 만약 이런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무기력과 감정적 단절감이 심해진다면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 2.
개강 전날 밤에 못 일어날까 봐 4시간밖에 못 잤어요. 7시에 일어나서 모든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다음 날은 피곤해서 활동을 못 한다는 게 문제예요. 긴장감을 줄이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걱정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겠네”이라는 티베트 속담이 있는데요. 긴장감을 없애려 하면 오히려 긴장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말이죠. 실제로 ‘ACT(수용전념치료,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라는 치료법에서는 긴장감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긴장한다는 것은 ‘내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잘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일 수 있죠. 이럴 때는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 내가 잘하고 싶어하네”라고 인식한 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큰 고민 없이 해야 할 일을 그냥 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로, 마음 챙김 호흡법도 긴장에는 도움이 될 거예요. 5초 들이마시고, 7초 멈추고, 8초 내쉬기를 기억하세요!

증상 3.
첫 주 수업은 모두 자체 휴강했어요. 부담감이 커지면 해야 할 일은 다 미루게 돼요. 벌써 휴학/자퇴하고 싶습니다. 고질적인 회피형도 극복할 길이 있을까요?
회피 행동이 반복된다면, 완벽주의적 사고가 강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너무 비판적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나는 무조건 잘해야 해." "실패하면 끝이야." 같은 사고방식은 부담감을 키우고, 결국 행동을 미루게 만들어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자기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고 돌보는 태도(Self-compassion)입니다. 스스로를 친한 친구를 대하듯 따뜻하게 격려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괜찮아,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어.", "한 걸음만 떼어보자." 같은 말을 스스로에게 자주 해주기로 해요.

증상 4.
매 학기 개강만 하면 몸이 아프고, 기분이 좋지 않아요. 하는 일 없이 피곤하고요.
침대에서 못 일어나겠어서, 가만히 앉아 있을 때도 많습니다.
실제로 생각과 감정을 억누를 때 신체에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방어 기제를 ‘신체화(Somatization)’라고 합니다. 근육의 긴장, 두통, 가슴 답답함, 소화 불량, 만성 피로 등이 증상에 포함됩니다.
몸의 감각에서 벗어나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신체에 통증이 나타날 때 "내가 지금 뭘 참으려고 하고 있지?" "어떤 감정을 억누르고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신체 증상을 신호로 삼아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증상 5.
재밌는 걸 봐도, 낮잠을 자도 내일 1교시 수업만 생각하면 눈물 납니다. 맛있는 걸 먹어도 오후만 되면 속이 울렁거리고 숨이 턱턱 막혀요.
스트레스로 폭식하기도 하고요. 학교가 무너지면 좋겠어요.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심각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는 미국 정신의학협회의 DSM-5-TR(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매뉴얼에도 명시되어 있는데요. 새로운 환경이나 스트레스에 적응하지 못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개강 후 학교에 적응이 어렵다는 것을 넘어서, 스트레스에 반응만(react) 할 뿐 제대로 대응하지(respond) 못해 고통이 지속된다면 정신과적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나, 따뜻한 차 마시기, 햇볕 쬐기 등 감각적인 자극을 활용한 기분 전환을 시도해 보세요.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전문가 상담을 고려해야 합니다.

✅나의 상태 ‘무료’로 진단하는 TIP
보건복지부의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 다양한 질환을 무료로 체크할 수 있는 자가 진단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단 걸 아시나요? 우울장애, 강박장애, 공황장애 등 간단한 문항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어요. 결과에 따라 전문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받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는 꼭 혼자서 해결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어요.
상담은 치료뿐만 아니라, 진로 고민, 인간관계, 스트레스 관리 등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체크리스트 결과가 꼭 치료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나를 더 잘 이해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꾸준히 상담을 받고 있고, 전문가로서도 상담을 중요한 과정으로 보고 있어요.

✅전문적인 상담 ‘무료’로 받는 TIP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국가 지원 프로그램 ‘전국민마음투자 지원사업’으로 상담을 시작하는 것도 추천해요.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동네 정신과 의원을 방문해 상담이 필요한 상태라는 소견을 받은 후, 해당 서류를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하면 되는데요. 제공받은 바우처로 공인된 임상 심리 전문가, 상담 심리 전문가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전문가
유튜브 채널 ‘심리실언니들’을 운영하는 봄쌤, 전봄이입니다. 정신건강 임상심리사(1급), 임상 심리 전문가로서 대학병원 정신과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임상 심리 전문가는 심리 평가를 실시하고 해석하며,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심리 치료를 제공하는 정신건강 전문가인데요.
심리 서비스가 더 친숙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자 동료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되었죠. 정신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스트레스 관리법과 심리적 회복력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니 많은 기대해 주세요!
Designer 김아영
#개강증후군#개강#심리실언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