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캠퍼스별 악명 높은 전설의 수업 모음

발표를 멈추면 1초당 1점씩 감점되는 수업이 있다.
대학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멘탈 박살 수업’을 만난다. 분명 강의계획서를 볼 땐 괜찮았는데, “오, 이건 좀 재밌겠다?” 싶었는데, 처음 수업을 듣자마자  "이번 학기, 망했다"라고 직감하게 되는 수업들 말이다.

그래서 전국 대학생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의 학교나 학과에서 전설처럼 회자되는 수업은 무엇인가?"



수업명 : 시기해부학 (2학년 전공필수)
발표에서 1초 초과될 때마다 1점 감점되는 수업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경광학과의 <시기해부학>은 학과 내 전설로 불린다.
매주 팀별 발표를 통해 점수가 결정되며, 이 발표는 교수님 앞에서 낭독 시험으로 진행된다.
빽빽한 글자로 채워진 PPT 13장을 각 슬라이드마다 정해진 시간(초) 안에 외워 발표해야 한다. 조사 하나라도 틀리면 감점된다. 모든 발표는 개인이 아닌 팀 점수로 기록되어, 한 명의 실수로 모두가 점수를 잃을 수 있다.

시기해부학 PPT 중 일부

제보자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 안경광학과 / 이지완

Q. <시기해부학>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A. 제한된 시간 동안 말을 끊김 없이 이어가야 하며, 발표 도중 멈추거나 초과하면 초당 1점씩 감점된다. 조사 하나 틀려도 1점 감점이라, 매주 '말 한마디'에 엄청난 긴장감을 느낀다.

Q. 이 수업과 관련된 TMI를 하나 풀자면?
A. 선배들의 이야기다. 한 팀원이 '저는 다 못 외웠습니다.' 라고 말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려왔다고 한다. 팀 전체의 점수가 깎였고, 전날 밤새 외웠던 팀원들은 엄청난 허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Q. 이 수업을 끝낸 선배로서 느낀 점은?
A. 팀원들과 함께 맞춰가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기억력은 물론이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실수를 줄이는 연습도 자연스럽게 됐다. 덕분에 지금은 어떤 발표든 주눅 들지 않는다. 시기해부학을 버텼으면, 어디 가서도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다.



수업명 : 프로그래밍 언어 (2학년 전공필수) 
매주 과제+실습+구두테스트, 시험은 4시간 코딩 ...
 

영남대학교 정보통신공학전공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학과를 대표하는 고난이도 과목이다.
과제, 실습, 구두 테스트가 매주 이어지며, 실습은 조교를 거쳐 교수님에게 직접 설명해야 통과된다.
시험은 무려 4시간 동안 주어진 문제를 직접 코딩해야 하고, 빠른 타자와 체력, 멘탈 모두 요구된다.
수업이 끝나도 실습을 위해 1시간 넘게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과제와 실습 파일 & oral test 일부 & 실행 검사 대기 줄

제보자 : 영남대학교 / 컴퓨터학부 정보통신공학전공 / 강태영

Q.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A. 실습을 제출할 때 단순히 코드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교수님 앞에서 '왜 이렇게 코딩했는지' 구두로 설명해야 한다. 교수님이 납득하지 않으면 실습 통과가 불가능하다. 뒤에 앉으면 대기시간도 길어져서 수업 끝나고 체력까지 탈탈 털린다. (눈물)

Q. 이 수업과 관련된 TMI를 하나 풀자면?
A. 족보나 GPT 같은 도움이 없던 시절인 2017년부터 2019년에는, 홈워크나 실습을 제대로 통과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심할 때는 수업 전체에서 통과한 학생이 5명도 안 되었다고.

Q. 이 과정을 버텨낸 소감은?
A. 멘탈이 탈탈 털리는 과정이었지만, 실습 설명 덕분에 코드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졌다. 시험 전에는 영타 연습까지 하면서 준비했는데, 덕분에 긴 시간 집중하는 체력도 길렀다. 교수님이 '이거 잘하면 연봉 1억'이라고 하셨던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이제야 실감한다.



수업명 : 명작 세미나 - 경제와 사회 (필수교양) 
<국부론 I, II>, <감시와 처벌>, <공산당 선언>, <인간 불평등 기원론>까지 다 읽으라고요...?

동국대학교 학생이라면 졸업을 위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필수 교양, <명작 세미나>. 
그중에서도 '경제와 사회' 테마는 '세미나'라는 이름과 다르게 한 학기동안 엄청난 독서량을 요구한다. 
<국부론>, <감시와 처벌>, <공산당 선언> 등 수백 쪽짜리 책들을 모두 읽어야 하고, 4번 이상의 퀴즈, 팀 토론, 에세이 작성까지 치열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생소한 경제·사회 개념들을 스스로 소화해야 하기에 정신적 부담도 상당하다. 

경제와 사회 세미나 내용 중 일부


제보자 : 동국대학교 / 국어교육과 / 김지민

Q. <명작 세미나>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A. <국부론>, <감시와 처벌>, <공산당 선언> 등 분량도 많고 내용도 어려운 책들을 필수로 읽어야 한다. 단순 독서로 끝나지 않는다. 책 속 개념을 이해해 퀴즈, 토론, 에세이까지 모두 준비해야 한다. '판옵티콘', '권력의 미시물리학' 같은 생소한 개념들이 많아 매번 소화하기 벅차다. 게다가 졸업 필수 과목이라 포기할 수도 없다.

Q. 이 수업과 관련된 TMI를 하나 풀자면?
A. 교수님이 말씀 해주신 한 학생의 과제가 기억에 남는다. 한 학생이 <국부론>을 다 읽은 뒤, 책 내용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해 에세이를 제출했다고 한다. 내용은 ‘1776년의 애덤 스미스가 깜빡 잠들었다가 현대 서울의 순대국밥집으로 순간이동해, 그곳에서 만난 학자가 바로 교수님 본인이었다’는 설정이었다. 결국 이 학생의 창의성을 인정해 에세이 만점을 주었다고.

Q. 이 과정을 버텨낸 소감은?
A. 처음엔 읽는 양과 난이도에 압도됐지만, 끝나고 나니 사고력과 인내심이 엄청나게 늘었다. 이 수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전 같으면 피했을 책들을 오히려 스스로 찾아 읽을 정도로 성장했다.
 


수업명 : 경영과학 (2학년 전공필수)
마케팅 배우러 경영 왔는데 수학, 과학 이것 뭐예요…?

단국대학교 경영학과의 ‘경영과학’은 경영학과생들에게도 벽처럼 느껴지는 과목이다. 마케팅, 전략을 기대하고 입학했지만, 현실은 선형계획법, 심플렉스법, 민감도 분석 같은 수학 기반 논리 풀이였다. 심지어 시험은 단순 정답이 아니라, 풀이과정과 분석 논리까지 평가하는 방식이다. 수업과 시험 모두 ‘복습 없이 버티기’는 불가능하다.


 
제보자 : 단국대학교 / 경영학과 / 신서영

Q. <경영과학>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A. 경영과학이 전설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너무 어렵다. 수학적 사고에 논리적 풀이까지 다 필요하고, 교수님은 용어도 원서 그대로 쓰신다. '심플렉스', '선형계획법', '민감도 분석' 같은 단어 자체가 생소한데, 'Range of optimality' 같은 표현은 한국어 해석과 달라서 더 헷갈린다. 개념만 아는 걸로는 부족하고, 심플렉스 표를 직접 짜면서 해 없거나 무한한 경우까지 다 판단해야 한다.

Q. 이 수업과 관련된 TMI를 하나 풀자면?
A. 경영과학의 시험은 풀이 과정을 훨씬 더 중요하게 본다. 논리의 흐름이 틀리면 바로 감점이고, 답만 맞아도 과정이 부족하면 점수가 깎인다. 시험 문제 중에는 심플렉스 테이블 빈칸 채우기도 있어서, 끝까지 정확하게 풀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Q. 이 과정을 버텨낸 소감은?
A. 경영과학을 통해 문제를 구조화하는 능력을 길렀다. 심플렉스 표를 작성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단계별로 풀어가는 힘이 생겼다. 어디 가서도 문제를 차분히 분석하고 풀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 수업들을 듣고 나면, 솔직히 열받는다. 멘탈은 탈탈 털리고, 잠은 모자라고, 팀플은 미치겠고. 근데 이상하게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만큼 제대로 불태웠던 적도 없었다. 당신의 학과에도 그런 수업, 하나쯤은 있지 않은가? 

학기 끝나면 다신 듣기 싫은데, 또 그 얘기 나오면 할 말은 많은 그런 수업 말이다.


#대학 전공수업 전설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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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2025.04.30 14:45
4시간 시험..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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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
2025.05.01 17:06
경영과학 제발 삭제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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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니
2025.05.06 20:49
세미나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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