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우리 부모님도 대학의 낭만, CC였대
28년 차 CC가 들려주는 그 시절 사랑 이야기…⭐️
요즘은 CC를 하라고(?) 대학교에서 직접 소개팅도 열어준다.
이런 게 있을 리 없던 우리 부모님 시절의 CC는 어땠을까?
어느덧 28년 차 CC에 접어든 학생 리포터 본인의 부모님께 여쭈어 보았다.
인터뷰이 : 기계공학과 92학번 원주식(아빠) / 영어영문학과 94학번 공혜숙(엄마)

CC (캠퍼스 커플)로 만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엄마 : 사실 저희는 과팅으로 만났어요. 고등학교 친구가 영어영문학과와 기계공학과의 6:6 미팅을 주선했죠. 남자랑 여자랑 한 줄씩 나란히 앉아 대화를 하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 1순위, 2순위를 택하게 되었어요.
아빠 : 아내는 대각선 제일 끝에 앉아 있었고, 둘 다 서로를 1순위로 골랐습니다. 사실 저는 어두워서 아내의 얼굴이 잘 안 보였어요.(농담)
엄마 : 6명 중에 남편이 제일 잘생겼었습니다.(웃음)
아빠 : 그렇게 서로를 택하고, 다음 날 아내에게 삐삐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엄마 : 아니에요. 저이의 기억이 왜곡됐나 봐요. 남편에게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엄마 : 주로 도서관 로비에서 만났어요. 둘 다 졸업을 앞두고 있던 시기라 같이 공부를 많이 했어요. 또 그 당시 남편이 교수 연구실 조교를 하고 있어서 주로 캠퍼스 내에서 많이 만났습니다.
아빠 : 학교를 마치고는 대학가 주변 술집을 많이 갔습니다. 특히 아내가 학교 앞 순대를 좋아해서 분식점에 간 기억이 많이 남네요.
엄마 : 당시 남편이 피자를 한 번도 안 먹어봤다 해서 충격을 받았어요. 피자랑 스파게티도 데이트하면서 처음 먹어봤다고 했죠.

(사진 속) 캠퍼스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대학생 시절 즐겨 입던 옷, 패션이 기억나나요?
엄마 : 캐주얼한 스타일을 즐겨 입었고 폴로라는 브랜드를 좋아했어요. 요즘 폴로가 다시 유행하는 것 같아 신기해요.
아빠 : 사실 패션에 큰 관심이 없어서 옷을 잘 사 입진 않았어요. 그 돈으로 술을 마셨던 것 같습니다.(하하)
엄마 : 기억 속 남편은 늘 아저씨같은 패션이었어요. 그린조이 브랜드 티셔츠에 늘 정장 바지를 입었죠. 거기다 신발은 또 반스 같은 단화를 주로 신었어요.

CC로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빠 : 저는 그 당시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김밥을 싸주고 카레를 만들어줬던 날이 있습니다. 자취생한테는 한 줄기의 빛이었죠. 너무 맛있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
엄마: 어느 날, 남편한테 전화를 했는데 68번 버스 기사님이 전화를 받아선, 사람이 술에 취해 잠들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너무 놀라서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빠: 술에 취한 게 아니라 밤새 공부를 해서 피곤하여 잠이 든 겁니다.(웃음)
엄마 : 아무튼 남편을 바꿔 달라고 해서 종점이니 정신 차리고 내리라고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결혼 과정에 대해 들려주세요.
아빠 : 아내가 저를 안 놓치려고 빨리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엄마 : 무슨 소리?(웃음) 그때 당시 저는 27살로 결혼 적령기여서 저희 어머니가 빨리 결혼하라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자꾸 선을 보러 다니라고 권유하는 걸 알자, 남편이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결혼식 비하인드에 대해 들려주세요.
엄마 : 결혼식장에서 기억은 너무 좋았어요. 하지만 끝난 후 피로연을 하는데, 남편이 술에 취했어요. 또 남편이 동아리 선후배를 다 초대하는 바람에 돈이 너무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생각해 보니 제가 돈을 다 낸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남편한테 돈을 받아야겠어요.
아빠 :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 앞 호텔에서 잠을 자는데 제가 까먹고 꽃바구니를 안 챙겨서 아내가 화를 낸 기억이 나네요.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다시 CC 한다 or 안 한다.
엄마 : 저는 다시 돌아가도 CC를 할 것 같아요. 같은 대학교에서 만났다 보니, 데이트도 자주 할 수 있었고 굳이 남편을 만나러 멀리 가지 않아도 돼서 좋았어요. 근데 같은 과 CC는 좀 그럴 것 같네요.(웃음)
아빠 : 저는 CC도 물론 좋지만, 돌아간다면 사회에 나가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요.(아내의 눈치를 보며…)

마지막으로, 제가 아빠와 같은 남자와 CC를 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나요?
엄마 : 그때의 남편 같은 사람이면 좋죠. 지금의 남편은… 더보기
아빠 : 당장 진행시켜 ~ 근데 일단 제가 한번 검증을 해봐야 할 것 같긴 하네요.(하하)
그렇게 이들은 1998년 6월 27일, 과팅으로 서로를 처음 만나 1999년 5월 2일에 결혼을 했다.
우리의 부모님도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데이트를 하고 학교를 마치면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던 시절이 있었다.
어른이라고만 느껴졌던 부모님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뭉클해진다.
나 또한 부모님의 청춘 속 한 페이지에서 피어났다는 것을 잊고 산 것같다.
가정의 달이니, 우리 모두 오늘 저녁엔 부모님의 연애사를 슬쩍 여쭤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대학생#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