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평가는 본래 수업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단순히 성적 확인 절차로 전락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게 대부분의 대학은 강의 평가를 해야만 성적 열람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닌 의무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익명이 보장된다고 해도, 교수님 눈치가 보여 솔직한 의견을 쓰기도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래서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에 모여 수업 방식, 시험 난이도, 꿀팁 등을 전부 쏟아내고 있다. 

수업 후기를 넘어, 분노가 잔뜩 담긴 장문의 편지까지…

인류 역사상 최악의 강의, 최악의 과목, 이런 과목을 필수로 지정한 학교를 저주한다. 데이터분석기초, 죽을 때까지 널 기억하고 저주할 것이다. 잊지 마라. 언젠가 네 등에 독화살이 박힐 것이다. 해독제는 없다. 천천히, 고통스럽고 비참하게 넌 쓰러질 것이다. 난 네가 너무나도, 참을 수 없을 만큼 싫다.

데이터분석기초 A+받는 법

1. GPT를 사용한다. 

2. 1을 반드시 지킨다.

지피티야 고마워, 수고했어.

주님이랑 꼭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하나요? 

저 어차피 정수리만 계속 보여드리는데 그냥 온라인 만남 하면 큰 문제 생길까요?

1점도 아깝다.

주식, 세계 정치, 경제, 산업 발전의 역사를 알고 싶다? 

내가 어디까지 독학할 수 있나 탐구하고 싶다?

이 강의를 듣는 걸 추천한다.

하지만 ‘에브리타임’ 속 강의평은 다소 신뢰가 떨어지는 편이다. 때로는 그 솔직함이 지나쳐 감정적으로 흘러버리거나 단편적인 의견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에브리타임에 '강의평' 자체가 없는 학교도 있다. 호원대학교 학생들은 검색창에 직접 ‘어때요’, ‘000 (수업명)’ 같은 키워드를 적어 수업에 대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 이건 소수과 학생들도 마찬가지. 정보가 부족하니, 학생들은 주변 입소문에 의존해 수강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동국대학교는 강의 평가 결과를 교내 구성원에게 공개하고 있다. 덕분에 학생들은 수업 분위기와 내용을 더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교수님 역시 피드백을 참고해 수업을 개선할 수 있다. 

결국,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할 때 강의 평가는 진짜 힘을 발휘한다. 학생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솔직하게 평가에 임해야 하고, 학교는 그 의견을 현실적인 변화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은 대학 강의를 만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