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왜 야구팬은 항상 화가 나있을까?

야구팬 2명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2025년 KBO 리그가 개최된 지 벌써 2달이 지난 지금, 야구는 아직도 대학생들에게 매우 핫한 스포츠다. 각자 응원하는 팀의 승패 소식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희일비하고 있는 그들이다. 다른 스포츠 팬에 비해 유독 감정 변화가 빈번하고, 화가 많아 보인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는 2명의 대학생을 만나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왜 야구팬들은 항상 화가 나있나요?"


"야구는 오래 이기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이기는 것이다."

기아 타이거즈 팬 / 정은수 -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23학번
2025년 4월 18일 두산기아전(윤영철 선수가 선발로 등판했으나 패배한 그 경기...)

Q. 어떤 구단을 응원하시나요?
작년 KBO 리그에서 최종 우승한 '기아 타이거즈'의 팬입니다.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광역시에 연고지를 두고 있으며, 1982년 해태 타이거즈로 창단되었습니다. KBO 통산 최다 우승 팀으로 한국 시리즈에 12번 진출하여, 12번 우승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팀입니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투수,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 선수가 영구결번으로 속해 있으며, 작년 MVP 슈퍼스타 김도영 선수, 대투수 양현종 선수가 현역으로 소속되어 있습니다.

Q. 기아 타이거즈의 팬이 된 이유는?
광주 광역시 출신은 아니지만, 친구를 따라 야구를 보면서 팬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한 야구 규칙으로 인해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경우의 수로 인해 언제든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 있고, 긴 시간 투혼 하는 선수들을 보며 야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고3 시절 삶에 대한 동기부여도 얻을 수 있었죠.

Q. 야구를 잘 모르는 저에게 야구팬은 유독 화가 많아 보여요(웃음).
축구와 농구는 후반전으로 만회할 시간이 주어지지만, 야구는 1타석 대결만으로 승패가 갈라질 수 있기 때문에, 팬 입장에서 더욱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웃음). 주전 선수에게는 최소 3타석에서 많으면 6타석까지도 기회가 주어지는데, 타석마다 결과를 판단해요. 감정이 올라오는 빈도가 타 스포츠보다 많을 수 밖에 없죠.

반대로 선발투수는 5회에서 9회까지 막을 수 있는데, 선발투수가 일찍 경기에서 내려가면 중간 계투 선수들이 고생하게 됩니다. 이는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죠. 이처럼 다양한 경우의 수는 우승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여러 변수로 고통받는 것이 일상입니다.

Q. 은수 님도 화가 난 순간이 있으셨나요?
감독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던 순간입니다. 특히 팀 마무리 투수가 점수를 많이 내주어, 블론 세이브를 달성하면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슬아슬한 점수 차에서 점수를 내주는 것도 슬프지만 이기기 직전에 패배하는 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습니다.

그 외 선발 투수가 잘 던져주었지만 중간 계투 선수들이 점수를 많이 주어 승리가 날아가는 것도 아쉽습니다. 타자들이 1점도 못 내 지는 것도 야구팬이라면 자주 겪는 분노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Q. 그럼에도 계속해서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기아 타이거즈의 응원 분위기가 재밌기 때문이에요. 직관을 가면 항상 응원단장님과 치어리더 분들께서 응원 유도를 하시는데, 다 같이 떼창하는 분위기라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최다 우승 구단이라는 타이틀 또한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가지고 있는 자부심입니다. 꾸준히 등장하는 신인 선수들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기아 타이거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입니다.

"야구는 오래 이기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이기는 것이다"

지고 있어도 점수를 내어 마지막에 승리하는 것은 어떤 기쁨보다 강합니다. 단점이자 장점은 일주일 중 6일 동안 경기가 있어 일상의 도파민을 책임져 준다는 점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기아 타이거즈가 작년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지만, 언제든 올라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아 타이거즈 팬들은 언제나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으니 후회 없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매년 마법을 보여주는, 인기는 없지만 재미는 있는 팀!"

KT 위즈 팬 / 문서영 - 명지대학교 일어일문학과/국제통상학과(복전) 21학번


Q. 어떤 구단을 응원하시나요?
KBO 10개 구단 중 가장 최근 창단한 막내 구단, 'KT 위즈'입니다. 

2015년 1군 진입 후 KBO 리그 통합 우승까지 단 7년 밖에 걸리지 않았죠. 최근 5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매 경기 마법 같은 경기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강팀입니다.

Q. KT 위즈의 팬이 된 이유는?
인턴 생활을 위해 경기도에서 자취를 시작하면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서울 토박이라서 경기도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일 끝나고 할 일도 없더라고요. 우연히 '야구나 한번 보러 갈까?'하는 마음으로 혼자 야구장에 갔습니다. 그 야구장이 지금 저의 두 번째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입니다.

처음 보러 간 경기에서 KT 위즈가 이겼어요. 선수들이 날리는 안타와 멋진 수비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팬들이 다 같이 노래하고 안무를 따라 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기장에서 들리는 응원가와 함성소리에 스트레스가 풀렸고, 덕분에 야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죠.

그날 이후 매일 경기 일정을 찾아보며 주 3~4회씩 직관을 갈 정도로 완전히 빠졌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천 취소 걱정에 5분에 한 번씩 강수량을 확인하고, 스타팅 라인업 올라오는 시간만 하루 종일 기다립니다. 지금은 친구들이 왜 이렇게 야구에 미쳤냐고 걱정할 정도입니다(웃음).

Q. 야구를 잘 모르는 저에게 야구팬은 유독 화가 많아 보여요(웃음).
저도 야구를 좋아하기 전에는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매일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며, '화가 나면 그만 보면 되지 않나?' 하고요. 야구팬이 다른 스포츠 팬들보다 유독 화가 많아 보이는 이유는 많은 경기 수 때문입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6일 경기가 있는데, 아무리 야구를 잘하는 강팀이어도 모든 경기를 매일 이기긴 힘드니까요.

패배하는 날은 당연히 짜증 나고 우울하지만 야구는 이기는 경기에서도 화가 납니다(웃음). 여유롭게 이길 수 있던 경기에서 수비 실책이나 투수 교체 등으로 가까스로 이겼을 때는 선수들과 감독에게 더욱 화가 나며 '이겨도 기쁘지가 않은 날'이 됩니다. 일주일 6경기 중 3경기를 졌다고 하면 7일 중 3일 이상 화를 내는 거니까, 팬이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는 매일 화가 나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며칠 연속 지더라도 한번 이기는 날의 짜릿함을 알기에 아무리 화가 나도 야구를 끊지 못하겠어요.

Q. 서영 님도 화가 난 순간이 있으셨나요?
응원과 분노는 별개의 이야기죠. 야구는 투수와 타자 모두 잘해야 1점을 낼 수 있는 스포츠인데, KT 위즈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타격입니다. 아무리 출루를 해봤자 타선이 이어지지 않고 득타율도 낮아 득점을 못 하니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입니다. 며칠 전에 0 : 13으로 패배했을 때가 기억이 나네요.

의지조차 안 보이는 경기력을 볼 때는 지는 것보다 더 화가 납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수비를 보여주거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 무기력한 흐름이 계속되거든요. 이때 팬들 입장에서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작년까지 성적이 좋았던 타자들도 부진에 빠져서 얼른 케이티 위즈 타자들의 타격감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중입니다.

Q. 그럼에도 계속해서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KT 위즈의 팀 걸러는 '슬로우 스타터'입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해도 후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끝내 가을 야구에 진출하는 게 KT 위즈입니다. 반등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짜릿함에 응원하는 팬들 입장에서 야구를 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KT 위즈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팀입니다. 와일드카드 도입 이후 최초로 5위 팀 업셋을 이룬 팀이자 창단 이후 최단기간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강한 팀입니다.

KT 위즈 파크에서는 여름엔 경기와 함께 시원하게 물을 맞으며 즐기는 워터 페스티벌도 유명합니다. 안타와 득점이 나올 때마다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야구 경기를 볼 수 있죠. 야구가 단순한 경기 관람만이 아니라 하나의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걸 보여주는 거죠. 매년 마법을 보여주는, 인기는 없지만 재미는 있는 팀. KT 위즈 같이 응원해요(웃음).



#대학생#야구#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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