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빠져드는 이유

지금 SNS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세계관

지금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한때 마케팅 업계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페르소나’와 ‘세계관 마케팅’이었습니다. 브랜드들은 SNS 속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와 소통했고, 사용자들은 해당 세계관에 몰입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였죠. 덕분에 브랜드는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 흐름이 확산되자 소비자들은 매너리즘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캐릭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페르소나 마케팅의 화력은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죠. 이제는 오히려 이 캐릭터 페르소나와 세계관 마케팅이 낡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반면, 2025년 틱톡에서는 개인 인플루언서들이 이런 캐릭터 브랜딩을 하는 모습이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팔로워들에게 사랑받는 숏폼 인플루언서들은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요. 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 시리즈로 본인의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한편, 본인과 주변인들로 구축한 세계관 내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독특하게 포지셔닝합니다.

Z세대 팔로워들은 이 세계관 속 ‘캐릭터로서의 크리에이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그 세계의 일원이자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려 듭니다. 이들은 크리에이터의 캐릭터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캐릭터에 열광하고 자발적으로 나서서 해당 캐릭터를 강화하기도 하죠. 심지어 팔로워들은 스스로 크리에이터가 되어 이런 가상의 콘텐츠를 현실로 구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크리에이터가 구축한 가상의 세계관에 깊게 몰입하고, 참여하면서 세계관에 기여하는 유저들의 특징을 우리는 ‘MOCKVERSE’라고 정의했습니다. ‘MOCK(가짜)’와 ‘UNIVERSE(세계)’의 합성어인 이 키워드는 허구를 허구로만 소비하지 않고, 현실의 요소처럼 몰입하는 Z세대의 특징을 설명하는 단어입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틱톡의 Z세대 유저들이 어떻게 크리에이터가 구축한 가짜 세계관에 몰입하고 또 반응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정답 없는 테스트’에 끌리는 Z세대


2020년대 들어서 인기가 치솟은 MBTI 테스트는 여전히 1020세대 사이에서 유효한 자기증명 테스트입니다. 여전히 SNS 이용자들은 테스트에 참여해 본인을 증명하고 싶어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MBTI와 심리테스트처럼 어느 정도 연구 근거를 기반으로 한 테스트뿐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테스트 콘텐츠 역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초성으로보는이름테스트 같은 콘텐츠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사용자들은 ‘랜덤하게 출력되는 값’으로 자신을 설명하고 싶어합니다.

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초성 이름 테스트 / source: 아웃캠퍼스

<소통과 공감>의 유경철 대표는 이런 것을 ‘디지털 타로’라고 표현합니다. Z세대의 피드를 지배하는 이런 콘텐츠들은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Z세대가 찾는 일종의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테스트를 거쳐 출력된 결과값을 기반으로 댓글창에서는 같은 초성, 같은 ‘I’끼리 모여서 공감하는 ‘디지털 부족화’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근거가 불분명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유저들은 이를 하나의 놀이로 생각합니다. 올해 1분기 틱톡에서 유행했던 ‘MY TYPE’ 역시 유사한 사례입니다. 검색창에 ‘MY TYPE’을 입력하고, 본인의 생일 각 자리수를 더한 값에 해당하는 순서의 게시물(ex. 7월 5일 = 7+5 = 12번째 게시물)속 인물이 바로 본인의 이상형이라는 것이죠.

MY TYPE: SNS 검색 결과값으로 랜덤하게 나의 이상형을 찾는 일종의 ‘놀이’문화

여기에서 나온 이상형이 마음에 안 들 경우, 본인이 납득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엉뚱한 인물이나 캐릭터 등이 나올 경우에도 다른 유저들에게 결과를 공유하며 그저 재미로 소비하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결과값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치 않습니다.

순수한 "재미"가 느껴져서 이런 콘텐츠에 반응했던 것 같아요! 특히, 친한 친구일수록 이런 근거가 없는, 순수하게 재미만을 추구하는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며 말장난을 많이 치고 소소한 대화거리를 만들 수 있거든요.(석진영, 24)

이는 2024년 하반기 Z세대 메가 트렌드 중 하나였던 '랜놀(랜덤 놀이)'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다트를 던져 여행지를 정하거나, 자판기에서 음료를 고르면 무작위로 맛이 결정되는 ‘랜덤 자판기’가 유행했습니다. 이들은 결과물을 떠나,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참여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죠. MY TYPE의 유행에는 사실에 기반한 결과를 떠나, 그 과정과 누군가가 정해 둔 ‘가짜 결과’ 값에도 충분히 몰입하며 즐기는 Z세대의 성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세계관 확장에 기여하는 팔로워들


1분기 틱톡 내에서는 ‘아미르’라는 크리에이터 채널이 인기를 얻었습니다. 약 2.3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이 크리에이터는 활동을 시작한 지 2주만에 팔로워 만 명을 달성했을 정도였죠. 중동 국가 출신으로 보이는 신원 미상의 남성을 페르소나로 잡은 이 계정은, 가상의 배달원 ‘아미르’와 그의 고객인 ‘싸장님’과의 카카오톡 채팅을 다룹니다.

알파-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미르 밈 (@amir_korea)

아미르 계정에 업로드되는 콘텐츠는 항상 TTS 음성 더빙을 동반합니다. 배달을 시킨 싸장님과 항상 팁을 요구하는 아미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허무맹랑한 전개로 Z세대들의 취향을 사로잡았죠. 틱톡 사용자들은 이렇게 아미르와 싸장님의 대화에 몰입하는 것을 넘어, 채팅창 안에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 아미르에게 말을 걸기도 합니다. “아미르, 치즈버거 1000개만 배달해 줘. 2천원 팁을 줄게”, “싸장님, 제가 아미르 대신 일해도 되나요?”같은 댓글을 달며 크리에이터와 상호작용합니다.
예상할 수 없는 황당한 전개와 메신저 대화 상황에 들어가는 적절한 사진이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메신저 창으로 내용이 전개되기 때문에 대화에 직접 참여하는 느낌을 줘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용자 연령대가 낮은 틱톡에서는 유저들이 특별한 해석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 같고요.(정예원, 22)
이 아미르의 영상이 밈으로 유행하면서, Z세대들은 스스로 아미르 영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는 ‘아미르를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아미르 영상을 만들고 싶다’ 면서 소스의 출처를 묻는 Z세대들이 있을 정도죠.

지식 정보 교환 포털사이트에서 아미르 영상 제작방법을 묻는 Z세대들

이렇게 아미르 밈을 활용해 자작 아미르 영상을 만드는 Z세대들은 아미르가 일을 그만둔 세계관을 따로 만들기도 하고, 아미르를 오징어 게임에 참여시키면서 오리지널 세계관을 확장하기도 합니다. 가상의 콘텐츠에 몰입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Z세대들은 이런 밈을 하나의 놀이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죠.

가상의 콘텐츠를 현실처럼


해외에서도 이런 가상의 콘텐츠를 현실로 끌어오는 트렌드가 유행했습니다. 미디어 IP 속에 존재하던 것들을 굿즈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숏폼이 유행하면서 해당 IP의 팬들이 직접 아이템을 만드는 콘텐츠가 올해 1분기 들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대표적인 것이 최근 해외에서 유행한 마인크래프트 쿠킹 숏폼입니다. 모든 사물이 큐브 형태로 존재하는 마인크래프트 속 세계에서는 음식 역시 큐브 형태로 구현되기 마련인데요. 이를 큐브 식빵을 활용해 먹음직스런 음식으로 만들어내는 영상이 해외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국내로 이어져, 여전히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마인크래프트 유저들이 음식을 만드는 영상이 자주 업로드되기도 했습니다. 가상의 세계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아이템을 현실로 끌어오는 트렌드는, MOCKVERSE의 주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실은 서브컬쳐계에서도 이런 가상의 콘텐츠에 몰입하는 ‘놀이’가 이미 오래전부터 유행했습니다. 소수의 마니아층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커다란 세계관으로 확장되어 하나의 장르가 된 ‘SCP’가 대표적인 사례죠.

SCP재단(SCP foundation)의 공식 로고

‘SCP 재단’으로 불리는 이 콘텐츠 시리즈는 2007년부터 시작된 가상의 판타지 장르입니다. SCP란, “이 세계에는 각종 초자연적 힘을 가진 생물이 존재하고, 이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SCP 재단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일종의 설정 놀이입니다. 이 놀이에 과몰입한 SCP의 팬들은, 직접 만들어 낸 미지의 생명체에 마치 실제에 존재할 법한 디테일한 설정을 붙입니다. 때문에, 처음 이 SCP를 본 사람들은 진위 여부를 헷갈려할 정도입니다.

AI로 구현해 낸 가상의 크리처, SCP-999(@rianking.studio)
이렇게 오랜 역사를 지닌 SCP가 최근 몇 년간 틱톡에서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 이유는 AI 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SCP 세계관에서는 미지의 생명체를 설명하기 위해 텍스트와 팬아트를 활용했지만, 그 정도의 수준으로는 몰입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SCP의 생명체를 살아 숨쉬는 것처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팬들은 이렇게 창조된 가상의 생명체에 더 깊게 몰입하고, 또 새로운 생명체를 현실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에 캐릭터를 입히는 유저들


이렇게 가상의 콘텐츠에 진심을 다해 몰입하는 Z세대들은, 숏폼 속에 존재하는 크리에이터를 하나의 ‘캐릭터’로 소비합니다. 숏폼 밖의 크리에이터가 어떤 생활을 하든, 크리에이터의 실제 성격이 어떻든 크게 신경쓰지 않죠. 영화와 드라마처럼 지속성이 짧은 콘텐츠에서는 등장하는 캐릭터의 생명력도 짧지만, 숏폼 속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형성한 캐릭터로 사용자들과 상호작용하는 식으로 팬덤을 형성하기에 더 긴 생명력을 갖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재흔 연구원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들이 경계 없는 SNS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SNS 상에서 현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거나 관계 맺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캐릭터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면,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연결될 수 있는 SNS에서 실존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시한 작가 역시 이런 SNS의 특징을 ‘현실과 가상의 중간계’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런 세계에서 팩트보다 중요한 것이 엔터테인먼트라고 말합니다. 잘 구축된 페르소나나 부캐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유저들이 마치 드라마나 소설 속 캐릭터를 좋아하듯 몰입하게 만듭니다. 크리에이터가 캐릭터를 마치 ‘실존’하는 것처럼 연기하거나 상호작용할 때, 유저들은 크리에이터가 만든 세계에 더 깊이 빠져들며 현실과 구분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요조숙녀두팔짱(이하 두팔짱)은 독특한 캐릭터와 창의적인 콘텐츠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입니다. 특히 간호사 ASMR는 팔로워들이 열광하는 메인 콘텐츠 시리즈 중 하나죠. 병실에서 일어날 법한 독특한 상황극에 ASMR을 붙인 이 콘텐츠는, 실제 간호사 출신 크리에이터 두팔짱의 연기력이 더해져 수많은 팔로워들의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ASMR 기획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에이터 요조숙녀두팔짱(@twoarmzzang)의 주력 영상

두팔짱은 사실 본인의 일상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크리에이터는 아니었습니다. 주로 간호사 일을 하며 상황극을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였죠. 초기 팔로워들의 반응은 두팔짱이 만들어내는 콘텐츠 속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공감과 궁금증이 주였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캐릭터가 사랑을 받고, 그녀의 일상을 보여주는 숏폼이 업로드되면서 팔로워들은 두팔짱이라는 크리에이터 자체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본인의 캐릭터를 활용한 ASMR과 브이로그 형태의 숏폼이 업로드되면서 현재는 ‘두팔짱’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는 팔로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팔짱의 경우에는 독특하게도 팬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크리에이터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는 등, 크리에이터의 캐릭터를 강화한 사례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숏폼 속 화자에 캐릭터를 입히는 현상은 일반 틱톡 유저들 사이에서도 발견됩니다. 현실보다 SNS에서 자신을 더 과장해서 표현하는 ‘감정전시’가 대표적인 사례죠. 이 유행은, ‘분노전시’, ‘우울전시’, ‘행복전시’ 처럼 감정을 문자 그대로 SNS 계정에 전시하는 트렌드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Z세대들이 현실에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껄끄러울 정도의 과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요즘 세대들이 SNS 속 자아를 현실과 다르게 구분해서 사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SNS에서 팔로워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나의 모습은 현실보다 조금 더 재미있는 사람이길 원합니다.
떡볶이를 먹다가 옷에 다 흘린 적이 있는데, 기분이 엄청 나쁜 상황에서도 친구들이 이걸 보면 재미있어할 거 같아서 정말 저도 모르게(?) 사진으로 찍고 SNS에 공유한 적이 있어요. 친구들이 엄청 반응하는 걸 보며 ‘올리길 잘했다ㅎㅎ’라고 생각했죠. 잼컨, 도파민 추구자여서 그랬던 거 같아요.(허정은, 22)
이런 트렌드와 연결되어 유행했던 또 하나의 밈이 바로 Chillguy인데요. 여러 SNS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었던 Chillguy 밈은 틱톡에서도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1분기에 수많은 패러디 영상이 생성되기도 했습니다.

1분기 틱톡에서 자주 다뤄지고 패러디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칠가이(Chill Guy)’ 밈
Chill Guy 밈을 알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왜 유행인지 이해가 안 갔던 콘텐츠예요. chill guy 캐릭터가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주는 성격이라서 유행한 것은 아닐까요? ‘어떤 걱정과 고난에도 난 chill 하니까’라는 식의 마인드인거죠.(원지원, 24)
이렇게 틱톡에서 감정이 전시되는 트렌드는, 작년 틱톡에서 도드라졌던 특징 중 하나인 셀프 언박싱의 잔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도 있는데요. MOCKVERSE에서는 이런 자아가 좀 더 비대해지고, 좀 더 과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시한 작가는 Z세대가 초개인화(hyper-personality) 시대를 살아가며, 자신의 개성과 감정을 뾰족하게 드러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합니다. ‘감정 전시’ 콘텐츠는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강조하고, 타인과 차별화된 본인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작용하죠. 다만 그것을 현실에서 그대로 드러내면 ‘저격’이 되기 때문에, 조금은 우회하여 표현하는 과정에서 ‘전시’가 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최근 숏폼에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요조숙녀두팔짱을 만났습니다. 틱톡에서 항상 귀엽고 발랄한 모습으로 유저들과 소통하는 그녀의 캐릭터를 현실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원래 5년 동안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었고요. 지금은 간호사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2년 차 크리에이터 ‘두팔짱’입니다. 간호사라는 직업도 좋아했지만, 원래 영상 편집이나 표현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이 길로 전향하게 됐어요.

간호학과를 전공하지 않고, 예체능 쪽 전공자였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사실 저는 원래 미대 입시를 준비했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워낙 실력자들이 많은 세계라서, 이걸로는 현실적인 생계가 어렵겠다 싶었죠. 그래서 고민 끝에 간호학과에 진학했어요. 그렇게 일하다 보니 의외로 적성에도 잘 맞고 보람도 느껴서 5년 동안 일했어요. 하지만 예체능에 대한 애정은 계속 있었고, 취미로 영상 편집을 하다가 간호사 브이로그를 만들어보게 된 게 시작이었죠.

콘텐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처음엔 그냥 병원에서 일하던 제 모습을 담은 브이로그를 가볍게 올려봤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 텐션과 분위기를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쇼츠 형식으로 콘텐츠를 바꿔봤더니 반응이 더 좋아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원래 제가 일하던 병원도 분위기가 꽤 유쾌했거든요. 그때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그걸 쇼츠나 웹툰으로 풀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틱톡 업로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틱톡은 사용자 연령대가 낮다 보니까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조금 망설였죠. 하지만 그래도 업로드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유튜브와 틱톡을 병행하게 됐어요.(웃음) 지금은 틱톡이 메인 플랫폼 중 하나가 됐고요.


두팔짱님의 주력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간호사 ASMR’ 콘텐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가 실제로 근무할 때 불면증이 심했거든요. 그래서 자주 듣던 게 ASMR이었어요. 원래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어느 날 간호사 시점으로 찍은 영상을 올렸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특히 ‘환자 시점에서 간호사를 바라보는 느낌이 새롭다’는 댓글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시작했죠. 실제로도 저는 새벽 전담 근무가 많았던 간호사라 조용히 소근소근 말하던 분위기가 익숙했고, 그게 ASMR과 잘 맞았어요.

“언니 너무 귀여워요”, “너무 예뻐요” 등 영상 속 두팔짱님에게 열광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요. 영상 속 두팔짱님의 캐릭터는 실제 성격과 비슷한가요?
영상 속 모습은 거의 제 본모습이에요.(웃음) 특히 친한 친구들이랑 있을 때의 텐션이 그대로 녹아 있어요. 다만, 실제로 길에서 저를 알아본 구독자분들이 “생각보다 되게 조용하시네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영상에서는 항상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만 보여드리니까요. 저도 그럴 때마다, “밖에선 조금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라고 말씀드리곤 해요.

팬들이 직접 콘텐츠 아이디어를 주는 경우도 많던데, 실제로 반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반영해요. 오히려 저는 팔로워 댓글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걸 하나의 콘셉트로 삼고 있을 정도예요. 하루에도 댓글을 수십 번씩 확인하고, 거기서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거다!” 싶어서 바로 영상 기획에 들어가요. ‘~하는 간호사’ 시리즈도 다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거고요. 제 페르소나를 좋아해 주는 팬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든다는 기분이 들어서 더 애착이 가요.

유난히 틱톡에 있는 팔로워들이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하는 것 같더라고요.
틱톡은 Z세대 이용자가 많잖아요. 실제 간호사로 일해본 친구들보다는 병원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친구들이 많다 보니까, 그들의 상상 속 간호사 이미지가 더 반영되는 것 같아요. 일단은 저를 ‘밝고 텐션 좋은 간호사 언니’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죠. 게다가 아이디어를 댓글로 쓰면, 또 영상에 자기 댓글이 나오는 것도 신기할 테고요. 크리에이터와 팔로워 간 핑퐁이 되는 재미 때문에 참여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두팔짱님의 팬을 자처하는 팔로워들이 진짜 많더라고요. 팬 중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분도 있었나요?
초창기부터 꾸준히 댓글 달아주던 분이 계셨는데, 오프라인 행사에서 실제로 만난 적이 있어요. “저 예전에 댓글 달던 그 사람이에요!” 하면서 인사해주셨는데, 감동이었어요. 선물도 주시고, 진심 어린 응원도 해주셨고요. 그때 정말 팬과 크리에이터가 연결된 느낌이 들었어요. 제 콘텐츠가 워낙 병맛(?) 코드라 과몰입하시는 팬분들이 많진 않지만, 이렇게 따뜻하게 선뜻 다가와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늘 감사해요.

그래서 그런 팔로워분들을 ‘두근이’라는 팬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하셨죠. 두근이라는 애칭이 생기고 난 뒤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정말 큰 변화가 있었죠. 그냥 ‘구독자님들’이라고 말하던 때보다, ‘두근이들’이라고 부르니까 더 정이 가고, 영상 만들 때도 “이걸 보면 두근이들이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댓글에 “언니 나 두근이야!”라고 달리면 저도 괜히 기분 좋아지고요. 서로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크리에이터와 팔로워 간에 형성된 이런 끈끈한 관계가 저한테는 정말 소중해요.

두팔짱님은 크리에이터로서 향후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간호사로서도, 지금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도 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예전에는 ‘간호사 하면 무조건 평생 그 일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했었는데, 지금은 제 모습을 보면서 다른 간호사분들도 “나도 다른 꿈 꿔봐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어떤 분이 “두팔짱 님 덕분에 간호사분들이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 알게 됐어요”라는 댓글을 남겨주신 적이 있어요. 그게 정말 큰 감동이었어요. 내가 하는 일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가 있구나. 하고요. 저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의료진의 보조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그런 메시지를 꾸준히 전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고요.


소셜 미디어를 놀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Z세대

Z세대는 SNS를 ‘정체성 실험의 공간(space to build and explore identity)’으로 인식합니다. 이들은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SNS를 ‘여러 페르소나를 구축하고 놀이하는 공간’으로 이용하죠. 특히 ‘틱톡’이라는 플랫폼은 단순한 오락의 수단이 아닌, 자기 표현과 자아 탐색, 세계관 구성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MOCKVERSE 트렌드에서 Z세대는 틱톡을 자신의 또 다른 감정과 자아를 표현하는 공간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전문 보기)

Z세대가 선호하는 세계관 기반의 스토리텔링 콘텐츠

Z세대는 속도감이 있고 자극적인 ‘스낵 콘텐츠’에 익숙합니다. 특히 틱톡은 그 쉬운 인터페이스와 알고리즘 특성, 그리고 강력한 바이럴 효과 덕분에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이 되었죠. 최근의 숏폼 콘텐츠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자기서사’와 ‘브랜드 참여 방식’으로 진화 중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세계관 기반의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전문 보기)

성공하는 브랜드의 법칙: Z세대 참여를 독려

Z세대는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세계관과 스토리, 그리고 미학적인 요소에 몰입합니다. 브랜드를 ‘창작자’처럼 받아들이고, 그들의 페르소나와 스토리라인에 공감하며 상호작용하는 것이죠. 성공하는 브랜드는 커뮤니티 기반의 세계관을 설계하고, Z세대를 그들의 내부자처럼 참여시키려 합니다. MOCKVERSE 트렌드에서 Z세대 틱톡 이용자들이 크리에이터의 세계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현상도 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전문 보기)

지금까지 우리는 Z세대가 틱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가짜 같은 세계(MOCKVERSE)’에 몰입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확장해 나가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브랜드와 기업이 주도하던 세계관 마케팅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반면,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허구의 서사와 감정에 스스로 빠져들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찾아가는 Z세대의 모습은 지금 이 시기만의 특별한 문화적 풍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OCKVERSE 속에 진심으로 몰입하는 Z세대의 방식은 단순한 ‘놀이’나 ‘밈’의 차원을 넘어, ‘현실보다 더 내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정답 없는 가짜 테스트에도 몰입하는 세대
  •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랜덤 테스트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과정을 놀이처럼 즐김
  • 결과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나’를 어떻게 드러내느냐는 것. 가짜 결과값도 자아 탐색의 도구가 됨

2. 가상의 세계관을 함께 확장하는 세대
  • 크리에이터가 만든 캐릭터의 세계에 단순히 몰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해 공동 제작자가 됨
  • 이들은 소비자가 아니라 동료 창작자이며, 세계관의 일부가 되기를 원함

3. 가상에 현실처럼 몰입하는 세대
  • 마인크래프트 음식, SCP 크리처처럼 허구였던 콘텐츠를 현실로 실현하며 놀이의 경계를 넓힘
  • 픽션이 픽션에 머무르지 않고, 팬의 손에서 물리적 결과물로 재탄생하는 흐름이 가속화

4. 크리에이터에 캐릭터를 입히는 세대
  • 숏폼 속 크리에이터 캐릭터에 더 열광하고, 그 캐릭터의 생명력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원함
  • 감정 표현, 과장된 자아 연출 모두 SNS 속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자 표현 방식

이처럼 Z세대는 더 이상 SNS를 단순한 ‘소통의 공간’으로 소비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SNS, 특히 틱톡은 현실보다 더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본인의 세계를 연기하며 실험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누군가는 허구라고 말하겠지만, 이들은 허구를 진심으로 즐기고, 그 안에서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며, 진짜보다 더 강력한 연결을 만들어갑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려 하지 않고, 그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MOCKVERSE는 바로 이 과정을 설명하는 키워드입니다. Z세대는 가짜처럼 보이는 콘텐츠에도 진심을 담고, 그 안에서 자기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마음껏 누립니다. 이들은 누군가가 만들어 둔 세계관에 참여하는 동시에, SNS 플랫폼에서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하기도 하죠.

2025년에도 변화할 알파-Z세대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여전히 틱톡입니다. 이들이 무엇을 보고, 어떤 콘텐츠에 몰입하며, 어디서 자아를 확장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일 것입니다.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틱톡#트렌드레터#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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