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모쏠, 오히려 좋아.

연애 대신 자신의 삶을 택한 이들

25살까지 모태 솔로면 마법사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모쏠을 향한 사회적 시선은 아직 싸늘하다.

 

여기,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자발적 모쏠이 된 이들이 있다. 


당신, 그리고 우리의 편견을 깨 줄 그들을 소개한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전구'

 

인터뷰에 응해준 이유가 궁금하다.

대학에 들어와서 과팅이나 소개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만남이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그 사이 종강 시즌이 다가왔다. 봄부터 지금까지 진지한 연애를 안 한 걸 보면 내 정체성은 '모태 솔로'가 맞는 것 같다. 

 

요새 필수로 물어보는 질문이라 할 수 있겠다. MBTI가 어떻게 되는지.

집과 침대를 사랑하는 INTP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향형이 아닌 것 같단 의심을 받고 있다. 술자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의외로 편하게 대하는 사람은 열 명 채 되지 않는다. 또한 술자리의 무질서한 소란을 즐기다가도 금방 기가 빨려 자취방의 침대를 떠올리곤 한다. 

 

모쏠인 걸 알았을 때의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

보통 의외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남들에게 '연애해 봤을 법한 사람'으로 비추어지는 걸까? 의외성이란 무릇 설명 불가함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그들도 뾰족한 이유를 모르지 않을까.

 


모쏠들은 '넌 눈이 너무 높아'란 말을 많이 듣는다. 정말 그런지 이상형이 궁금하다. 

나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앞과 뒤를 살피면서도, 현재에 충실한 사람. 그럼에도 깊은 맑음을 지닌 사람. 

 

조금 미안한 질문이다. 썸을 타보거나 연애 직전까지 가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연애 근처까지 가 본 적은 없지만 썸이라고 부를만한 경험은 있다. 학교 축제에서 알게 된 친구였다. 밴드 음악과 악기라는 공동 관심사가 있었기에 취향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했다. 그 이후 관계가 쭉 진전됐었는데….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았다. 아니, 내가 너무 바빴다. 그래서 서로 '좀 더 여유로워지면 보자'라는 식의 대화를 주고받다가 연락 주기가 뜸해졌다. 그 친구에게는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다. 

 

첫 연애에 대한 환상이나 희망 사항이 있다면.

미지를 탐구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나는 그 시간을 연인과 함께 보내고 싶다.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서로의 인생 영화를 함께 보고, 좋아하는 노래를 번갈아 듣는. 일상과 맞닿아 있어 평범해 보이지만 애인과 함께하여 특별하게 느껴지는 삶. 

 

커플을 보며 부러웠던 순간이 있는지.

사랑하는 이들은 우연히 마주한 모든 것에서 상대방을 연상해 낸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쿠키, 그 사람에게 어울릴 것 같은 모자. 그런 장면을 목격할 때마다 부러움과 동시에 외로움을 느낀다. 

 


반대로, '연애 안 하길 잘했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두운 밤, 7평 남짓한 자취방의 정적을 아낀다.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는 이 공간에서 내가 짓는 표정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혼자라면, 초라해지는 순간에도 연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자유가 좋다. 온전히 내가 만들어낸, 나만의 것인 자유를 아직 잃고 싶지 않다. 최근에는 베이스 연주에 푹 빠져 기타를 동거인 삼아 지내고 있다. 아직 잘 치는 건 아니지만, 손가락이 줄을 튕길 때마다 즐겁다. 

 

전국 모쏠 동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원하는 마음은 당연하지만, '연인'이라는 관계를 맺기 위해 백 퍼센트 몰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연애 외에 즐거운 일들이 많고, 그 모든 것을 해 보기엔 생이 짧다.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 호기심을 잃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고 청춘이니까. 

 

나는 연애를 '못'하는 것이다 vs '안'하는 것이다!

'안'하는 사람. 아직은 내 것인 하루를 보내기에도 벅차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경영학과 '소심이’

 

인터뷰에 응해준 이유가 궁금하다.

어떠한 정답이나 정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한 사람의 솔직한 생각을 편하게 담아보는 게 흥미로운 경험일 것 같아 응하게 됐다.

 

적어준 별명처럼 모쏠은 소심하다는 편견이 있다. 정말 그런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쉽게 잘 어울리는 편이긴 하다. 하지만 정말 마음을 터놓고 깊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들은 많지 않다. 비즈니스적인 관계나 가벼운 인연은 꽤 있지만,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는 소수다. 

 

소심한 게 아니라 진중한 것 같다. 혹시 주위 사람들은 모쏠인 것을 알고 있는지. 

웬만한 지인들은 다 알고 있다. 거짓말하면 얼굴에 티 나는 성격이라, 그냥 솔직하게 말한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모쏠이라고 하면 대부분 '거짓말하지 마!'라고 반응한다. 또는 진짜 모쏠이냐고 그러면서 '도대체 왜?'라는 반응도 보인다. 

 



나의 첫 연애는 어떠했으면 좋겠는지.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는 편안한 관계였으면 좋겠다. 비싼 걸 먹지 않아도, 그냥 공원을 걸어도 그 사람과 함께라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그런 연애. 

 

연애 직전까지 가 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썸이나 연애 직전까지 간 적은 없는 것 같다. 관심 없는 사람 앞에서는 말도 많고 잘 웃는데, 정작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로봇처럼 군다. 거리를 두고, 조용히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는 짝사랑만 해 왔던 것 같다. 

 

이상형을 세 가지 키워드로 표현해 본다면. 

이해심 많은 사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자기 관리 잘하는 사람. 



연애하지 않는 당신. 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다.

학교 가고, 헬스장 다니고, 공부하고, 알바하고. 가끔 책도 읽고, 알바비 조금씩 모아서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그런 일상의 반복이다. 누구랑 시간을 보내든, 어떻게 보내든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나만의 흐름대로 루틴을 지키며 살고 있다. 

 

커플을 보며 부러웠던 적이 있는지.

노부부분들이 손을 꼭 잡고 걸으시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진다. 몇십 년이 지나도 서로를 아끼는 모습.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그런 관계가 될 수 있다면 영원을 믿어볼 만한 것 같다. 

 

반대로 연애 안 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면.

연애하다 보면 당연히 좋겠지만, 연애로 얻은 감정 소모가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를 자주 봤다. 아직 그런 감정 기복을 감당할 여유가 없어서, 오히려 혼자인 게 더 편하고 안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의 모쏠 동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리 모두 각자 자리에서 할 일을 열심히 하자. 그리고 언젠가 마음 맞는 인연도 자연스럽게 만났으면 좋겠다. 

 

나는 연애를 '못'하는 것이다. vs'안'하는 것이다!

굳이 고르자면 '못'하는 쪽에 조금 더 가까운 것 같다. 소심해서 마음 표현 잘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들킬까 봐 피하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관심 없는 사람과는 인연을 맺고 싶지 않아서 결국 '안' 하게 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으며 여러 이들과 살을 부딪히고, 스스로의 버릇이나 특성을 타인에게 묻히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연애란, 상대방에게 내 삶의 일부분을 떼어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부작용을 겪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니 전국의 모쏠들이여. 너무 초조해 하지 말기를 바란다.




#모쏠#이어도#괜찮아요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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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2025.06.17 12:46
너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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