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전시연합대학, 전쟁 중에도 학업은 계속됐다.

6.25 그때 그 시절 대학생의 모습
1950년 6월 25일 아직 고요함이 깃든 새벽,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한국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은 많은 걸 빼앗았다. 가족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부터 평생을 자라온 정든 고향까지, 한순간에 소중한 것을 잃었다. 

삶을 채우던 사람과 공간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면 무력해진다. 그러나 여기 전쟁 중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은 학생이 있다. 피난지에 대학을 세우고 수업을 이어간 교수가 있다. 천막과 창고를 강의실 삼아 배움을 이어간, 그때 그 시절 대학생의 모습을 살펴보자.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로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려워졌다. 특히 3일 만에 북한군이 수도 서울을 점령하자 서울권 대학생들은 수업을 중단하고 피난길에 올라야 했다. 대학 내 교실 1,750개 중 1,540개가 붕괴됐고 각종 기자재와 중요한 문서들이 북한군 손에 넘어갔다. 일부 학생들은 북한 의용군으로 끌려가거나 국군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폐허가 된 한국 도시 / 2023년 고한빈 기증사진 / 출처: 전쟁기념관 오픈 아카이브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 / 2023년 고한빈 기증사진 / 출처: 전쟁기념관 오픈 아카이브
 
논을 바라보는 군인 / 2023 고한빈 기증사진 / 출처: 전쟁기념관 오픈아카이브 

1950년 11월 2일 
9.28 서울 수복 후 각 대학이 임시 수업을 시도했으나 운영이 미흡하였다. 이에 정부는 서울 시내에 있던 31개의 공·사립대학 망라하여, 법학과 경영, 공학 등의 9개 학부를 포함한 '전시연합대학'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당국은 "학원 내의 불순한 사상을 정화하는 목적에서 부역 행위를 하지 않은 교수와 학생을 위한 대학 연합체를 설치한다"라고 발표했다. 

부산 피난 시절 사범대학 부속 국민학교 교사 전경 1953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부산 서대신동 상과대학 가교사 정문 1952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음악대학 입구 1952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1951년 2월 18일 
단일 연합대학 설립 노력은 학생 징집과 전쟁의 장기화로 제대로 수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 1951년 봄 '부산 전시연합대학'이 문을 열었다. 부산 광복로에 있는 '부민관' 극장에서 첫 강의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오전에 부민관에서 합동 교양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각 단과대학 임시교사에서 전공 강의를 들었다. 요일에 따라 군사학과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음악대학 수업광경 1953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약학대학 수업광경 1953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미술대학 회화 실기 1953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1951년 5월 4일 
전쟁은 점차 장기화됐다. 이에 정부는 '대학 교육에 관한 전시 특별조치령'을 공포했다. 지역을 불문하고 학생들이 각 피난지 연합대학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조치였다. 서울대학, 고려대학, 국민대학, 숙명여자대학, 단국대학과 경희대학 등 10개교가 참여했고 광주와 대전, 전주에 추가로 연합대학이 설치되었다. 학생 등록 수는 총 6,455명이며 부산이 4,2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의과대학 부속병원 임상강의 1953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의과대학 골학실습 1953 
출처: 서울대학교 기록관 

1952년 3월 - 1953년 7월 27일 
점차 전선이 고착화되자, 정부는 1952년 3월부터 전시연합대학의 해체를 추진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여전히 부산에 본교를 두고 서울에서 분교 형태로 강의하는 등 임시 체제가 지속되었다. 1952년 5월 31일, 부산 연합대학이 공식적으로 운영을 종료했으며 각 대학이 독자적인 강의 체제를 회복했다. 이후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이뤄지며 전시연합대학은 완전히 해체된다. 

부산 영도 영선동에 목조로 세워진 연세대학교 부산 임시교사 
출처: 연세대학교 기록관
 
부산임시교사 학생과 교직원들의 모습 
출처: 연세대학교 기록관 

그 시절 대학생은 총알이 언제든 쏟아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마음 한 켠에 그리고 떠나온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다른 한 켠에 묻어두고, 펜을 잡았다. 그 '열정'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게 아닐까. 오늘 하루, 소중한 것을 잃고도 학업을 이어간 그들의 의지를 마음에 새겨보자. 








#6.25#전쟁#전시연합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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