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빵 공짜로 좀 줘
역대급 알바 빌런 썰 4
용돈을 위해, 생활비를 위해, 등록금을 위해
다양한 이유로 알바를 하는 대학생들.
안 그래도 돈 버느라 힘든데 여기에 한술 더 뜨고 있는 빌런들이 있다.
공짜 빌런, 싸움 빌런, 플러팅 필런, 소통 오류 빌런까지
다양한 빌런들을 모아왔으니 함께 분노를 나눠보자.

"빵 공짜로 좀 줘"
대학생 A - 파리바게트 1년 3개월 근무
제가 첫 알바를 시작한 지 막 한 달을 넘겼을 때였어요. 퇴근을 앞둔 시간, 매장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한 중년의 남성분이 들어오셨어요. 그분은 매대 이곳저곳을 배회하시더니 모닝빵 한 봉지를 집어오시더라고요.
계산을 도와드리려고 하자 갑자기 "아가씨, 이 빵 공짜로 좀 줘" 하시는 거예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물어보니 그분은 언성을 높이며 "내가 이 가게 단골이고 사장하고도 아는 사이야!! 이거 그냥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계속 카운터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시길래 그분이 술김에 저를 때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져 사장님께 연락했어요. 사장님께 상황을 설명했는데 사장님은 오히려 저한테 그걸 자신에게 물어보면 공짜로 빵을 줘야 하지 않느냐 하며 타박하셨어요.
사장님이 우선 그 손님에게 빵을 주라고 하시길래 빵을 드리고 손님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5분 정도 지났을까, 그 손님이 다시 가게 안으로 오는 겁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아가씨, 내가 잠깐 테스트해 본 거야. 내가 이 가게 단골인데 너무 날 대우해 주지 않잖아!"라며 계산까지 다시 하고 가시더라고요.
그 손님이 나가고 긴장이 풀린 나머지 카운터에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다시 사장님께 연락하니 사장님도 저를 시험해 보신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너무너무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도 그 손님은 가게에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몇 번 더 오셨답니다.

"싸움은 나가서 해주세요"
대학생 B - 메가커피 2년 근무
사건의 발단은 한 학생이 단체석에 혼자 앉아있는 걸로 시작합니다. 술에 취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단체로 오셨는데 자리가 없으셨는지 그 학생에게 비켜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학생이 자리를 비켜드리려고 했던 건지 아닌 건지 제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의 충전기가 훼손되었습니다. 할아버지가 학생이 짐을 옮기기 전에 미리 책상을 옮기려다가 발생한 일이었죠.
학생은 화가 나서 충전기가 수입품이라 엄청 비싼 거라며 증인들도 확보했다고 소리 지르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또 술에 취하신 상태라 같이 언성이 높아지며 일이 커졌습니다. 결국 확인해 보니 5천 원짜리 충전기여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돈을 물어주는 걸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사장님께 상황을 카톡으로 전달드리고, 와중에 불똥이 튀어 혼난 신입 아르바이트생도 위로해 주며 상황을 수습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화내시며 다신 안 온다 그러시고, 학생은 신고를 할 거라며 옆 사람들 번호를 따갔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책상이 붙어있으면 재빨리 분리시켜두고, 2명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미리 따로 마련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너 나 좋아하지?ㅋ"
대학생 C - 편의점 CU 2개월 근무
저는 매주 같은 요일에 알바를 나가는데, 새벽 3시쯤만 되면 꼭 마주치는 손님이 있었어요. 항상 털 모피 옷을 입고 딱 달라붙는 치마와 하이힐을 신으신, 예사롭지 않은 관상의 아주머니셨습니다. 그분은 항상 한 손을 허공에 흔들며 "안녕~" 하고 들어오셨어요. 정확한 멘트 하나하나가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매주 공주병에 걸리신 듯한 술주정을 늘어놓으셔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었습니다.
하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장황한 잘난 척을 하시고는 물건의 전액을 동전으로 결제하셨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동전을 하나씩 주우면서 계산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에게 "너 나 좋아하지?ㅋ 너 나 좋아해서 일부러 그렇게 느리게 세는 거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이상한 플러팅 술주정 또한 늘어놓으셨답니다.
제가 아르바이트하는 두 달 내내 그분은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찾아와 주셨어요. 나중에 사장님께 여쭤보니 이 동네에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두 달 근무 후 저는 개인 사정으로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게 되었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다시는 그분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한국입니다"
대학생 D - 명동 소재 카페 5개월 근무
제가 근무하는 카페는 명동에 있는데, 그렇다 보니 외국인 손님들을 많이 접하는 편입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터키에서 온 단체 손님이에요. 다른 직원분들이 휴게를 가서 저 혼자 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문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와 정신없이 샷을 내리고 있는데 뒤에 손님이 자꾸 뭐라고 소리치시더라고요.
그분은 계속 저에게 '쑤르키챠이'라는 단어만을 반복해서 외치셨습니다. 몇 분 정도 대치하다가 결국 알아낸 건 그분이 원하시는 게 터키 차와 터키 커피였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여기에는 해당 메뉴가 없다고 안내드리니 그분이 번역기를 돌리시더라고요. 일본어로요.
영어로 여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안내를 드려도 못 알아들으셨어요. 안 그래도 주문이 밀려 정신이 없었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그분은 도로 돌아가셨고 다른 일행분들이 오셨습니다. 근데 그분들도 일본어로 번역해서 보여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저도 제 폰을 꺼내 번역기를 돌렸습니다.
열심히 번역기를 돌린 결과 그분들은 성공적인 주문을 마쳤지만 저는 기분이 묘해졌어요. 외국인이라고 해서 이런 무례한 행동을 서툰 행동으로 포장을 해야 하는 걸까 싶더라고요. 끝까지 그분들은 본인들이 어느 나라를 여행하는지 모르셨던 걸까라는 의문이 남았답니다.
읽기만 해도 혈압 오르는 알바 빌런들,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전국의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들이 모두 적게 일하고 많이 벌 수 있길 바란다.

#대학생#알바#빌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