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안 하면 불안했어
스펙에 쫓기던 우리가 다시 나를 회복해나가는 이야기
대학생이 되고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참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뭔가 해보려 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그래서 세 명의 대학생에게 물었다.
불안 속에서 무엇을 시작했고, 어떻게 버텨내며 숨 쉬었는지를.
김진형 |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23학번
현 공군 조리병 복무 중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싶었다
‘챗진피티’라는 별명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재수 끝에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 만큼, 다양한 활동으로 대학생활을 채우고 싶었다. 학생회, 교육봉사, 축제 부스, 대외활동까지 열정적으로 참여했고, 학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아 성적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주변의 기대는 점차 부담으로 다가왔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은 스스로를 끝없이 몰아세우게 만들었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었지만, 그게 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성적도 놓치고 싶지 않았고, 팀플도 완벽히 해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첫 팀플에서 팀원과의 소통 문제가 생기며 모든 부담을 혼자 떠안게 되었다. 밤을 새워 자료를 정리하고, 발표까지 도맡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처음 들었다.
그 당시엔 조원 탓만 했지만, 돌아보면 나 또한 지나치게 조급했음을 인정하게 된다. 군 복무 중인 지금, 조리병으로 매일 세 끼를 함께 준비하며 '함께 끝내야 일이 끝난다'는 진짜 팀워크의 의미를 배웠다. 질책보다 배려가 팀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나를 지키는 속도, 힙합과 글쓰기
이전처럼 무작정 달리기보다는, 이제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지키려 한다. 지칠 땐 블로그에 일기처럼 감정을 기록한다. 기쁨은 저장하고, 슬픔은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힙합은 또 다른 방식의 위로다. 동국대 힙합동아리 AJAX에서 직접 가사를 쓰고 무대에 섰던 경험은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여전히 음악을 통해 감정을 공유하고, 그 감정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방황하는 이들에게
방황은 실패가 아니라, 나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다. 나에게 중요한 건 남보다 빠른 길이 아니라, 결국 나다운 길을 찾는 것이었다.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고, 그 속도 안에서 피어나는 생각들이 결국 나를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아직은 혼란스럽고 확신이 없어도 괜찮다. 그 시간의 끝에는, 분명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날 것이다.
한재원 |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23학번
ROTC 65기 학군사관후보생

흔들림 끝에서 선택한 ROTC
1학년 시절에는 그저 하루를 충실히 보내면 된다고 여겼다. 시간이 흘러 주변을 돌아보니, 친구들은 어느새 전공을 살리며 진로를 구체화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져만 갔다. 무엇이든 시도해보자는 생각에 마케팅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찾아보았고, 결국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군인의 길로 가기 위해 ROTC에 지원하게 되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첫 번째 도전
처음 군사훈련소에 입소했을 당시, 마음가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단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되지 않아 코로나19에 확진되었고, 폐렴까지 겹치며 퇴소할 수밖에 없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건강조차 지키지 못한 스스로에 대해 실망이 더 컸다.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다른 진로로의 전환을 고려하기도 했다.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말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놓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 말을 들은 뒤부터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하루를 정비했다. 블로그나 일기로 감정을 기록하며 마음을 다잡았고, 체력도 빠르게 회복되었다. 두 번째 입소 땐 더 건강해진 몸과 단단해진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
완벽하진 않아도, 시작할 수 있다
이전에는 무엇이든 완벽히 준비해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오히려 자신을 붙잡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일단 도전하고, 그 안에서 방향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루의 끝엔 꼭 일기를 쓴다. 그날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정리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러닝 역시 큰 도움이 된다. 정해진 거리만큼 달리고 나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깨끗이 지워진다.
석진영 |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전공 21학번
군 복무 후 복학

해야 할 일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부터 찾고 싶었다
3학년이 되면서 진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변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방향을 정해 가고 있었는데, 나는 어떤 길이 맞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스펙보다 중요한 건 '내가 뭘 좋아하는지'였다. 그래서 일단 뭐든 해보기로 했다. 대외활동, 혼자 전시 보러 가기, 자전거로 서울 누비기... 불안한 마음은 여전히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나를 알아가고 싶었다.
실패에서 만난 나의 한계
첫 도전은 삼성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 큐레이터 활동이었다. 욕심이 컸고, 팀장으로 나서 열심히 해보려 했지만 팀워크는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았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리더로서 느낀 한계는 꽤나 쓰라렸다. 선후배와 동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고, 그 후로는 한동안 자신을 드러내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그 실패가 있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빠르게 정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활동을 쉴 틈 없이 이어오면서 수많은 조언을 들었지만, 결국 필요한 건 스스로를 돌아보는 조용한 시간이었음을 깨달았다. 남들이 모두 방향을 정하는 시기여도 나는 내 속도를 따르기로 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좁혀가고 있다. 이제는 평가보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천천히 나를 채우는 일상
요즘은 대학내일 학생리포터 활동과 근로를 병행하며 지내고 있다. 틈틈이 산을 오르며 몸을 움직이거나, 혼자 전시를 보고, 유튜브 콘텐츠를 본다. 빠더너스, 침착맨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환기시켜주는 작은 쉼터가 된다. 그리고 가끔은 친구들과의 대화가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된다. 진로는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 여정이라는 걸 알기에 조급함보다 ‘나만의 감각’을 믿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시대.
그래도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불안한 시작의 끝에서, 우리는 결국 다시 나를 만나게 된다.
누구의 기준도 아닌, 당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삶을 응원한다.
그래도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불안한 시작의 끝에서, 우리는 결국 다시 나를 만나게 된다.
누구의 기준도 아닌, 당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삶을 응원한다.

#스펙 불안 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