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경희대학교 23학번이 벌써 CEO?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청년 창업’, ‘대학생 창업’과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더 이상 창업은 졸업 후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요즘 많은 대학생이 ‘나만의 가게를 만들고 사업을 하고싶다.'는 로망을 품는다. 

여기, 그 로망을 직접 실현한 대학생이 있다. 그 둘은 무려 04년생, 동갑내기 친구 둘이서 창업을 시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창업의 시작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태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Hospitality 경영학과 23학번 김태원이다. 호텔, 컨벤션, 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을 배우고 있고, 경희대 창업동아리 <FL!P> 임원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페 <몰리> 운영과 스프레드 사업에서 전반적인 서류작업이나 경영, 마케팅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박준용: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조리&푸드 디자인학과 23학번 박준용이다. 흔히 조리학과라고 부르는데, 외식 산업 전반, 조리 실무, 식품 영양, 식품 가공 등 조리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있다. 현재는 카페 <몰리>에서 메뉴 개발과, 레시피 연구 등 제품 관련 직무를 담당 중이다.


Q. 창업 파트너인 서로는 어떻게 만났는지? 
태원: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로 준용이를 만났다. 우연히 경희대까지 함께 진학했다. 내가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면, 준용이는 그에 대한 현실적인 피드백을 해주었다. 여러 대표님을 만나며 일찍 창업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분야 중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식품’ 분야를 택했다. 

준용: 태원이의 MBTI가 ENTJ, 나의 MBTI가 ESTJ이다. 둘 다 추진력이 좋아서 창업을 결심한 지 3일 만에 가게 임대 계약까지 속전속결로 마쳤다. (웃음) 가게 위치는 주변 와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계속 눈여겨 보던 곳이었다. 그렇게 계약 후 2개월이 지난 올해 6월 9일 오프라인 카페 <몰리>를 오픈했다. 

Q. 두 분 다 추진력이 엄청난 것 같다. 그런데 식품 분야 중에서 어떤 것을 다루는지 소개해 준다면?
태원: 잼과 소스 사이의 질감을 가진 ‘스프레드’를 다루고 있다.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먹는 식품을 뜻한다. 타바스코 핫소스, 초콜릿 누텔라처럼 해외의 스프레드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스프레드 시장이 작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 한국의 스프레드는 당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 떠오르는 ‘저속 노화’, ‘혈당 관리’ 등 건강 키워드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건강한 재료, 건강한 레시피로 만든 스프레드’를 만들어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오프라인 카페 <몰리> 창업


Q. 카페 <몰리>를 오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준용: 원래는 온라인 식품 유통 사업만을 생각했다. 그런데 온라인 식품 유통 사업은 적법한 생산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이때 단순히 생산 공간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직접 만든 스프레드를 온라인으로 유통하기 전에,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로부터 피드백을 듣고 수정하고 싶었다. 카페이면서 일종의 실험실이자 아지트처럼 말이다. 그래서 카페의 콘셉트를 ‘Molly’s Lab’이라고 잡았다.



Q. 경희대 앞에 6월 9일 카페 <몰리>를 개업했을 때 소감이 어땠는지?
태원: 그동안 운영하던 동아리 부스나 대학교 부스 주점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 이름을 건 오프라인 가게라니…. 그래서 두렵고, 떨리고, 설레는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다. 생각만 하던 사업 아이템이 실제로 구현되어 첫 심사 받는 것이라 두렵고, 떨리고, 설레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Q. 카페 이름은 왜 ‘몰리(molie)’로 지었는지?
준용: 원래는 과카몰리, 즉 아보카도를 이용한 건강한 스프레드를 판매하고자 했다. 그래서 '과카'를 뺀 ‘몰리(molie)’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과카몰리는 보관 시 수분이 너무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고, 온라인 스프레드 유통 사업에는 적절하지 못했다. 현재 아보카도를 이용한 스프레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Q. 우유 잼 토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태원: 팀원과 함께 만든 레시피였다. 준용이와 함께 3일 치 판매량 정도의 우유 잼을 만들어 두었는데, 6월 9일 개업 첫날에 모두 소진되어 버렸다. 인기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인기 있을 줄은 몰랐다. 우유 잼은 손수 우유를 저으며 졸여야 해서 시간이 많이 든다. 우유 잼의 인기를 감당하기엔 두 명은 역부족이라 결국 전동 냄비를 구매했다. (웃음)
 

Q. 인테리어와 공사를 모두 직접 했다고 들었다.
태원: 군대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 공사와 수전 공사를 직접 다 했다. 페인트를 사서 벽에 직접 칠하고, 문 시트지도 모두 직접 붙였다. 추후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군대에 일찍 갔던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었다. 내가 LP판과 축음기, 조명 등을 직접 가져와서 꾸몄는데, 감성 카페 느낌을 최대한 살린 것 같아 뿌듯하다.



온라인 스프레드 유통 사업


Q. 스프레드 사업에 필요한 창업 비용은 어디서 어떻게 마련했나?
태원: 올해 3월 말 창업 결심 후 바로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과 ‘경희대 창업센터’에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했다. 타이밍 좋게 넥스트로컬 사업으로 선정되어서, 영남권(구미, 영주, 상주, 예천, 하동, 함양)의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스프레드 유통 사업을 기획하여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사업 공간은 경희대 대학 거점 창업센터의 공유오피스 사무실을 지원받았다. 그 외에는 군대와 알바 월급으로 마련했다.

Q. 출장이 잦다고 들었다. 온라인 스프레드 유통 사업과 관련 있는 것인가?
태원: 지역특산물에 관해 연구하고, 아이템도 발굴하러 출장을 자주 다닌다. 며칠 전에도 곶감 스프레드 레시피 개발을 위해 경상북도 상주에 다녀왔다. 직접 가서 곶감 생산자와 그 주변 상권을 관찰하면, 인터넷으로 얻은 정보로 구상하는 것보다 창업 아이템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꼭 직접 가본다. 

Q. 현재까지 어떤 스프레드를 개발했는지?
준용: 8월부터 온라인 유통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인데, 깻잎 페스토가 가장 먼저 출시될 것 같다. 팀원 중 한 명은 깻잎 페스토 개발을 위해, 너무 많은 깻잎을 먹은 나머지 깻잎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하더라. (웃음) 그 외 다른 스프레드는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과 병행하며, 영남권의 특산물을 소재로 개발할 예정이다.



Q. 카페 <몰리> 창업과 동시에 온라인 유통 사업까지 빠르게 시작한 이유가 있는지?
태원: 대학에서 배운 것을 하루라도 빨리 실현해 보고 싶었다.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만나는 경험이 너무 좋아서, 온라인으로도 고객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을 빠르게 확장했다. 무엇보다 ‘대학 과제 때문에, 취업 준비 때문에, 학점 때문에, 아직은 좀 놀고 싶어서….’ 같은 핑계를 대며 계속 미루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온라인 사업까지 밀어붙였다.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며


Q. 학업과 사업, 카페 운영을 병행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존 동아리나 부스는 잠시 미뤄두는지?
태원: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었다고 해서 기존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신뢰를 잃는 일이다. 모든 일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학기 중에는 공강 시간을 활용해 준용이와 번갈아 가며 카페를 돌보고 있다. 카페를 월, 화, 수, 금 운영한 뒤에 남는 시간에는 온라인 유통 사업을 위해 출장을 다닌다. 

준용: 이전에는 학업에 충실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에서는 학생, 동아리에서는 임원, 온라인 유통 사업에서는 CEO, 카페에서는 사장이다. 정말 다양한 자아가 생겼다. 혼란스럽긴 해도 이 모든 자아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Q. 올해가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준용: 오히려 기억이 없지 않을까. (웃음) 지금 당장 주어진 일을 하나씩 해치워 나가다 보니, 한 주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그래도 잊지 못할 경험은 맞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태원: 현재는 사업이 ‘개인 사업자 등록’으로 되어있는데, 내년에는 법인으로 전환하고 싶다. 한 마디로 우리가 만든 브랜드에 법적 자아가 생기는 것이다. 시스템을 구축하여 매출 규모가 커지면 보통 법인 전환을 하는데, 그 정도 규모로 만드는 게 목표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창업 경험을 담은 책 출판이나 경희대 일일 강연자 되기 등이 있다.

준용: 태원이와는 다르게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다. 가기 전까지 온라인 스프레드 사업도 어느 정도 안정화하고, 카페도 자리 잡도록 하는 게 목표이다. 나중에 팝업스토어에 입점해서 다양한 스프레드와 카페 <몰리> 굿즈도 판매해 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태원: 창업은 특별하지 않다. 선생님이 되는 것, 경찰이 되는 것, 공무원이 되는 것도 모두, 자신의 꿈과 희망에 대한 사명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우리는 그저 이 일을 시작하고 싶었다. 나는 내 길을 갈 뿐이고, 그 길이 조금 더 도전적일 뿐이다. 힘들지만 지금 너무 재미있다. 그냥 각자 재미있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부딪혀보길 바란다.



인터뷰 내내 그들의 나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04년생인데도 사업에 대한 책임감도 높고, 그 분야에 대해 깊게 고민한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들이 한 경험이 너무 다양해서 인터뷰에도 다 담지 못할 정도였다. 

해낸 사람은 하고 싶은 일에 부딪혀보라고 한다. 이 글을 읽은 당신도, 만일 마음속에 아껴둔 일이 있다면 꼭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대학생창업#몰리#카페창업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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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름
2025.07.14 22:55
몰리의 팬입니다! 그런 말씀 주변에서 많이 듣겠지만 젊은 나이에 아주 대단한 성과를 내고있는 창업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건강한 스프레드로 세상을 정복해주세요.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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