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탈락의 고배를 마신 대학생들의 이야기

탈락도 락이다.
대외활동, 동아리, 아르바이트, 인턴… 기회를 찾아 도전하는 건 이제 일상이지만, 모든 시도가 합격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오히려 탈락이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탈락의 씁쓸함에 익숙해진 나머지 자신을 가두는 것. 계속되는 실패에 자책하고 두려움에 도전을 멈추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잘나가는 것 같고, 나만 제자리인 기분. 하지만 이는 모든 청춘의 공통된 이야기다. 나와 닮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고, 그들이 발견한 배움과 기회가 당신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대외 활동 탈락

- 김여은, 인하대학교 22학번

"'면까몰'이 제 얘기가 될 줄 몰랐어요."



탈락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대기업 대외 활동 면접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어요. 솔직히 말하면 엄청 속상했습니다. 면접에서 준비했던 답변도 잘 얘기했고, 면접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어요. 면접 보는 순간에도 '나 붙겠는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탈락이라니... 충격이 컸습니다. 이러다 대외 활동 경험 없이 졸업할까 봐 불안함이 들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면까몰’, 면접 결과는 까보기 전에 모른다는 말이 제 얘기가 될 줄 몰랐어요. 면접을 잘 봤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자만했어요. 감정이 좀 가라앉은 다음에 면접을 복기해 보니까, 제 답변이 어쩌면 자랑처럼 느껴졌을 것 같기도 합니다. 대외 활동인 만큼, 남과 잘 어울릴 수 있음을 어필해야 했는데 제 얘기에만 몰입했던 게 실수였다고 생각해요.


그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계속해서 다른 대외 활동에 지원하면서 면접 보고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탈락하는 일이 몇 번 생기니까 의욕도 안 생기고, 아예 포기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할 건 해야 하니까요. (웃음)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았으니 그걸 보완하다 보면 언젠간 절 알아주는 곳이 생기지 않을까요? 탈락의 쓴맛이 있어야 합격의 달콤함이 커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턴 탈락

- 황수정, 인하대학교 20학번

"내 부족한 점이 뭐지? 답답했어요."



탈락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처음 탈락 통보를 받은 건 영업 직무 인턴이었어요. 아무리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인턴이라고 해도, 첫 탈락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어요. 특히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민망한 얘기지만, 자기소개서가 충분히 준비되었다고 느꼈어요. 어느 부분이 부족했던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당시에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취업 준비 과정에서, 특히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결국 그 기업에 대한 애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느꼈어요. 당시에는 ‘다양한 활동 경험’을 어필하는 것이 영업 직무의 만능열쇠라고 생각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는데, 되돌아보니 저의 진정성과 관심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탈락은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경험이지만,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제 부족함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픈 과정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첫 탈락을 교훈 삼아 계속해서 인턴을 지원했어요. 중견기업 면접까지 갔다가 떨어지기도 했는데, 결국은 스타트업 마케팅 직무 인턴에 최종 합격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의 탈락을 맛본 뒤라 그런지, 점점 면접 노하우도 생겼어요. 탈락의 과정들이 마냥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공든 탑은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인턴 합격까지도 여러 힘든 과정들이 있었지만, 결국 그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의 제가 되었으니까요. 앞으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만의 단단한 역량을 기르고 싶습니다.



아르바이트 탈락

- 최인서, 이화여자대학교 25학번

"알바도 탈락이 있는 줄 몰랐어요."



탈락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내가 뭘 잘못했나?’ 싶었어요.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탈락하기도 하는구나… 그리고 그게 나였네… 거짓말 같았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이제 막 성인이 된 20살이라 카페 일을 맡기기엔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제 친구들은 아르바이트 구해서 일 잘하고 있는데, 조금 속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탈락에 연연할 필요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매장과 내가 인연이 아닌가 봐.’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가벼워져요. 제가 부족하고, 못난 게 아니라 단지 나이 때문인 거니까, 나이가 중요한 고려 요소가 아닌 곳에서는 저를 뽑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아르바이트는 또 찾아보면 되는 거니까, 금방 털어냈습니다.


그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학원 알바 면접 보고, 합격해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일하는 동료들도 좋고, 근무 환경도 훨씬 쾌적해서 ‘이전 면접 떨어져서 오히려 좋아’라고 생각했어요. 스무 살인 저에게 잘 맞는 곳은 따로 있었다고 생각하니, 교육 시간 내내 괜히 기분 좋았어요. 오히려 잘 됐죠. 저는 만족합니다.



이 세 인터뷰이의 이야기는 결코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속에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탈락은 실패가 아니다. 나를 알아가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확인하며, 때로는 더 나은 선택지로 날 이끈다.

우리의 삶이 한 편의 작품이라면, 청춘의 배경음악은 락. 합격만이 전부가 아니고, 탈락도 인생의 BGM 목록에 자리한다는 것. 그래도 조금 속상한 마음이 들 땐, 잠시 슬퍼하고 이내 곧 주문처럼 외워보자.

‘탈락도... 락이다!’



#대학생#탈락#인턴#대외활동#아르바이트
댓글 4
강유나
2025.09.18 03:01
탈락도 락이다 … 넘 위로되는 글이에요 🥹💗
z
zh25
2025.09.18 18:25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제발돼라
2025.09.19 17:24
하나같이 공감.. 그래도 우린 나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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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zu!
2025.09.22 23:42
탈락도 락이다...... 제 인생 모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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