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답이 없어 보이는 팀플에도 '나름의 답'이 있다.

팀플에 대한 대학생 3인의 깊이 있는 고찰
"일단 팀플은 피해."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언제, 왜 생긴 걸까? 드라마에나 존재할 것 같던 팀플 빌런들이 대학교에 넘쳐난다는데, 정말 사실일까? 이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 당신을 위해! 여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팀플을 겪은 대학생 3인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팀플이 왜 회피할 일이 되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할지'에 대해 '나름의 답'을 내어보자. 


'팀플 썰'을 풀어줄 대학생 3인을 소개한다.

 류도화, 숙명여자대학교 생명시스템학부 23학번
#사회화된_ISTP #밤낮바뀐지오래


 오수경, 성신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23학번
#인프피이고싶은_INTJ #웬만해서는그녀에게걸리지마라


 민도아, 계원예술대학교 리빙디자인과 24학번
#소심한_INFJ #팀플지옥에상주




'팀플'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tvN <치즈인더트랩>

 류도화(이하 류): 팀원을 가장 먼저 걱정했어. 그리고 팀플이 성적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비율을 확인했지.

오수경(이하 오): '이번에도 내가 끌어안고 가겠구나.' 같은 생각을 하지. 사실 구성원만 잘 걸려도 괜찮은데, 보통 그런 경우는 희박하니까...(웃음)

 민도아(이하 민): '누구랑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해. 그리고 동시에 내가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지.

Answer: 팀플에서 중요한 건 무엇보다 '팀원'이다.


내가 겪은 최악의 '팀플 빌런 썰'은?

 류: <잠수부 썰>

팀플 당시 채팅

대학 교양 수업 때 나랑 같이 피피티를 담당했던 친구가 수업 때 자주 빠지고 단톡에서 회의할 때 답장도 잘 안 하길래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어. 근데 피피티 만들 시기가 됐는데도 단톡이든 개인톡이든 연락을 전혀 안 보고, 수업도 2주째 안 나오는 거야. 뒤늦게 개인 사정으로 학교를 못 나가게 됐다고 연락이 왔어.

결국 내가 피피티, 대본, 발표까지 다 혼자 하게 됐어. 다행히 팀원들한테 상황 설명을 했더니 배려해 줘서 발표는 빠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내 몇 없는 팀플 생활 중에 가장 어이없던 일이었지.

 오: <하이킥 레이싱 썰>

팀플 당시 '비리얼' 캡

영상 교양 수업 중에 겪은 일이야. 교수님께서 혼자 해도 괜찮다 하셨는데 갑자기 과제 제출 2주 전, "개인으로 한 사람은 감점이 있을 테니.." 이를 들은 나는 교수님께 가서 말씀드렸고, 정말 아무나 짝을 지어주셨어. 그렇게 나는 일본어과 친구를 만나게 되었어.

어라? 근데 이 친구가 갑자기 반수를 하겠다고 반포기 느낌으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더라. 아니나 다를까, 진짜 팀플마저 포기하고 수업에 안 나오기 시작했어. 점점 화가 난 나는 영상 시나리오 계획하는 날에도 안나오자 'BOOM-~~~' 해버렸어.

결국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서, 공강날이었지만 학교로 찾아가서 그 친구 수업 끝날 때까지 기다렸어. 그래도 같은 과 친구들 있는 전공은 열심히 듣나봐. 나를 발견하자마자 레이싱이 시작되었어. 내가 ‘체력거지’라 대화는 실패했지 뭐. 그렇지만 결국 계속 집요하게 찾아가서 참여하도록 만들었어.

 민: <빌런: 모델링은 네가 할게. 발표도 가 할래?>

출처: SBS <순풍산부인과>

세 명이 한 팀, 두 명이 모든 과제를 끝냈어. 남은 건 피피티 정리와 발표. 남은 한 명이 이 두 개를 본인이 하겠다고 말했어. 우리도 그게 맞는 것 같아 오케이 했지. 하지만 발표 전 날 분명 같은 과, 같은 반인데 본인이 내일 오전에 제출해야 할 과제가 4개라고, 혹시 발표를 해줄 수 있냐고 나한테 물어보더라.

이게 말이 돼? 나도 제출 과제가 4개야. 당연히 본인이 맡겠다고 했으면 이 발표도 미리 시간 분배를 같이 해야 했던 거 아닌가? 말이 안 돼 이거는. 


왜 항상 이런 빌런이 생길까?

출처: tvN <치즈인더트랩>
  류: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게 큰 것 같아. 누군가는 성적을 잘 받는 게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않으니까 성적이 중요한 사람이 열심히 하는 구조가 되는 것 같아.

 오: 빌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어. 책임감이 없거나, 열심히 해도 수행 능력이 부족한 경우야. 후자는 좀 슬픈 케이스긴 한데 어쨌든 이것도 빌런이긴 해. 평가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교수님이 모든 과정을 볼 수 없을뿐더러 개인별로 평가하시지도 않잖아.

민: 개인의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해. 빌런들은 대부분 책임감이 부족해.

Answer: 책임감이 부족하고 성적에 큰 관심 없는 사람이 '팀플 빌런'이 된다.


팀플을 앞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류: "왜 말을 못하냐고"

출처: SBS <파리의 연인>

팀원들이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부탁하는 게 좋아. 그래야 서로 편해. 그리고 꼭 중간 점검 틈틈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 마지막에 급하게 확인하고 서로 수정 사항 끊임없이 요구하다 보면 발표 직전에 다 새로 시작해야하는 수가 있어.

 오: "눈눈이이(눈에는 눈. 이에는 이.)"

출처: 네이버 국어 사전

우선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걸 추천하지만 꼭 팀플을 해야 한다면 문제 생겼을 때 민망해하지 말고 교수님께 말씀드리라고 말해주고 싶어. '괜히 유치하게 뭘 말해 그런걸' 라는 생각하다가 손해 보는 건 나야. 이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마음 약해지지 말자'야. 그리고 되도이면 구글독스처럼 증거가 될 만한 걸 확보해두는 게 좋아.

 민: "의견을 내자"

팀플 당시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

너무 '아 좋아요~' 이런 식으로만 답하지 말고 본인 의견을 내야 해. 그 의견이 별로더라도 또 어떻게 디벨롭될지 모르거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말하는 게 나아.




팀플에 대한 나름의 답!
Answer1: 팀플 빌런도 같은 과 동기들과의 과제는 열심히 한다.
Answer2: 대학에는 생각보다 더 다양한 사람이 많다.
Answer3: 의도치 않게 나도 빌런이 될 수 있다.
Answer4: 말을 하자. 말을 해야 해결된다.
Answer5: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Answer6: 빌런은 필요악이 되기도 한다.





문제의 원인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실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덜 지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다시 처음의 질문을 생각해 보자.
"팀플 회피? 그냥 HAPPY할 수는 없을까?"

아무래도 그냥 HAPPY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회피만은 하지 말자!
언젠가 친구가 '팀플 빌런 썰'을 풀어달라 할 때 말할 준비를 한다고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아닌가?

"그거 잘됐다~!"

모든 대학생들을, 아 사실은 팀플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더욱더 응원한다, 화이팅!
(나도 화이팅..!)



#개강팀플수강신청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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