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처음과 끝에서 마주한 대학 축제
1학년과 4학년에게 축제의 의미를 물었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일까?"
누군가는 동아리 활동을, 누군가는 엠티를 떠올리겠지만, 그 순간들 속에서 '축제'를 빼놓을 수는 없다.
축제를 핑계로 복잡한 고민들로부터 벗어나기도 하고, 친구들과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
그렇다면 대학 축제를 바라보는 1학년과 4학년의 시선은 어떻게 다를까?
청춘의 첫 페이지를 열어가는 1학년, 또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는 4학년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박소은(1학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에 재학 중인 25학번 박소은입니다.
이현영(1학년): 저는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25학번 이현영입니다.
김다빈(4학년): 미디어학과 22학번 김다빈입니다. 현재 마지막 학기 재학 중이예요.
최세민(4학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20학번 최세민입니다.
최인영(4학년): 저는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21학번 최인영입니다.
축제가 다가올 때, 가장 기대되거나 설레는 것은 무엇인가요?
현영(1학년): 봄 축제 때는 주점을 운영하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가을 축제에는 학교 굿즈를 입고 캠퍼스에서 동기들과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사진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설레었어요. 평소에 노래 듣는 것과 공연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하기에 동아리와 연예인 공연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다빈(4학년): 친구들이 다 취업준비생이거나 직장인이라 같이 축제를 즐길 사람이 없어서 크게 설레지는 않아요. 그래도 축제 라인업만큼은 항상 기대돼요. '혹시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오지는 않을까?' 하면서요.
인영(4학년): 저는 워낙 페스티벌, 콘서트를 좋아해서 연예인 공연이 제일 기대돼요. 학교 축제에서 연예인 무대는 단순히 공연이 아니라, 아티스트랑 학생들 사이에 끈끈함이 생기는 느낌이라 더 매력적이거든요.
축제를 즐기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소은(1학년): 한국외국어대학교만의 특성을 살린 부스가 저희 학교 축제의 묘미에요. 이곳저곳 다니면서 각 과가 준비한 나라 전통음식들을 맛보는 게 아주 재밌어요. 저희 과도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두바이 와플'을 판매했었는데 인기가 아주 많았답니다.
현영(1학년): 축제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려면 축제의 '드레스 코드'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학교 굿즈 티셔츠에 청바지를 매치했는데, 그 덕분에 더 특별한 기분이 들었어요. 사람들마다 개성 있게 꾸미고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이게 진짜 대학 축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민(4학년): 특별한 저만의 방법은 없어요.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연예인 공연 보고, 주점 가고, 사람에 휩쓸려서 다녔어요. 오히려 그렇게 정석적인 방법으로 축제를 즐겨서 더 즐거웠다고 생각해요. 다만 공연을 볼 때는 영상을 찍기보단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했어요. 열심히 호응하며 몰입했던 시간이 영상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거든요.
축제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남겼나요?
소은(1학년): 축제야말로 대학 생활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중간고사와 과제로 정신없다가도 무대를 즐기고 사람들과 웃다 보면 금세 에너지가 충전되거든요. 그런 추억으로 학기의 남은 날들도 힘을 내서 잘 보낼 수 있고요. 지쳤던 시간을 잊어버리고 다시 힘차게 시작하는, 마치 '리셋 버튼' 같아요.
다빈(4학년): 대학 생활에서 '한 번쯤은 꼭 해봐야 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내향적인 성격이라 4년 내내 조용히 다닌 편인데, 돌이켜보면 축제가 제일 기억에 오래 남아요. 강의실에선 좀처럼 느끼기 힘든 20대만의 열기를 축제에서는 쉽게 느낄 수 있거든요.
세민(4학년): 축제를 '청춘 그 자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우리 학교 축제 '입실렌티'에는 모두가 빨간색 옷을 입고 와서 응원을 하고 불꽃놀이를 해요. 그때 응원하는 학우들 사이에서 빨간색 옷을 입고 빨간색 봉지를 흔들 때 제가 청춘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진답니다.
축제하면 생각나는 특별한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소은(1학년): 이번 축제 때 아직 친해지지 않은 동기들과 우연히 술자리를 같이하게 됐는데, 다 같이 조금 취한 상태로 갑자기 공연을 보러 갔어요. 비 맞으면서 윤도현 밴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뛰는데, 그때 딱 '이 순간은 절대 못 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추억을 시작으로 지금은 가장 친한 동기들이 되었어요.
세민(4학년): 2022년 첫 축제 때, 친구랑 비를 맞으며 잔나비 공연을 본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노래도 잘 모르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비도 소용없었는데, 그 순간을 친구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너무 신나고 행복했거든요. 오히려 그때 내리던 비가 낭만과 신남을 더욱 증폭 시켜줬어요.
인영(4학년): 폭우 때문에 축제가 취소될 뻔했던 4학년 축제 마지막 날이 기억나요. 비가 많이 와서 친구들이랑 강의실 창문 너머로 축제를 봤는데, 오히려 야구장 스카이박스석에 앉은 것처럼 잘 보이고 쾌적했어요. 무대 앞에서 뛰어노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기억이에요.
대학 생활에서 축제가 차지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 것 같나요?
현영(1학년): 학년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1학년인 저는 축제가 대학 생활에서 절반쯤은 차지하는 것 같아요. 축제 때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거든요. 게다가 축제가 주는 색다른 활력과 재미 덕분에 저한테 주는 만족감은 단연 100%라고 말할 수 있어요.
다빈(4학년): 20% 정도라고 생각해요. 막학기에 돌아보니 공부, 사람들과의 교류, 대외활동 같은 중요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반대로 보면, 그런 걸 다 해도 축제가 없으면 대학 생활이 80%짜리 같아요. 열심히 채워도 축제가 없으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세민(4학년): 대학 생활에는 축제가 아니어도 즐거운 일도, 중요한 일도 정말 많다고 생각해요. 졸업을 앞두고 보니, 오히려 공강 때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던 소소한 일상들이 더 그리워지더라고요. 그래도 축제만이 주는 에너지랑 열기를 많이 받았던 만큼, 최소 30% 이상은 되지 않나 생각해요.
1학년들에게 묻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축제를 즐기게 될 텐데 어떤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고 싶나요?
소은(1학년): 축제 때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는데, 정작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아쉬워요. 나중에 돌이켜 보면 대학 생활의 가장 반짝이던 순간으로 남을 것 같아서 다음 축제부터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해두려고요.
현영(1학년): 이번에 제가 속한 밴드 동아리 '소리개벽' 공연을 보며 저도 '내년에는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으로 볼 때도 이렇게 큰 에너지가 전해지는데, 직접 공연하면 얼마나 벅찰까 싶거든요. 그래서 내년 축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연주 실력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어요.
4학년들에게 묻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축제를 즐기게 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다빈(4학년): 저는 '사람 많고 시끌벅적한 건 기 빨린다' 싶어서 축제를 몇 번 안 갔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후회되기도 해요. 저와 비슷한 생각으로 축제 참여를 꺼리는 후배가 있다면, 한 번쯤은 마음껏 놀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세민(4학년): 저는 고학년이 돼서도 꼭 시간을 내서 축제를 즐기려고 했어요. 열람실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좋아하는 연예인 공연을 보고 오기도 하고, 스터디가 끝나면 주점에 들르기도 했죠. 대학 축제는 대학생에게만 주워지는 특권이니, 즐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즐겨두길 추천해요. 청춘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인영(4학년): 짧게라도 시간을 내서 축제는 꼭 즐겼으면 해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축제를 즐기지 못해서 그런지 후배들이 부러우면서도,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오래오래 낭만적인 기억으로 남을 거예요.
새내기 1학년들의 설렘과 4학년들의 벅차오름이 고스란히 담긴 인터뷰였다.
누군가에게 축제는 대학 생활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시작점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끝을 앞두고 더 깊이 간직하고 싶은 마지막 장면이 된다.
대학 생활 속 축제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듯, 모든 대학생들이 앞으로 맞이할 청춘의 날들도 마치 하나의 축제처럼 뜨겁고 찬란하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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