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동국대 축제는 MC도 동국대생이 본다고?
무대를 바라보던 학생에서 무대를 이끄는 MC가 되기까지
대학 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학생들이다. 무대 아래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부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무대 위에서는 틈틈이 연습한 공연을 선보여 축제의 열기를 채워 나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축제 무대의 진행까지도 학생에게 맡긴 학교가 있다. 축제의 처음부터 끝까지 재학생으로 완성한 학교는 바로 동국대학교다. 지난 봄 축제에서 무려 8시간 동안 관객들과 호흡하며 무대를 이끌었던 학생 MC가, 이번 가을 축제에서도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게 되었다.
관객석에서 축제를 즐기던 그가 모두의 시선을 받는 무대 위에 올랐다. 무대 위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학생이 이끄는 대학 축제는 어떤 모습일까? 그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국대 축제 MC, 너 누군데?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행정학 전공 20학번 김민재입니다.
지난 봄 축제부터 이번 가을 축제까지 모두 MC를 맡는다고 들었습니다.
여자 MC인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22학번 이동주 학우가 저보다 먼저 섭외가 되었습니다. 이후 남자 MC를 구하는 과정에서, 동주 님이 같이 학원에 다녀 안면이 있던 저를 추천했어요. 덕분에 모교 축제 MC라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봄 축제 진행을 축제기획단 측에서 잘 봐주셨는지 다시 한번 동주 님과 함께 이번 가을 축제 MC를 맡게 됐습니다.
MC 활동에 원래 관심이 있으셨나요?
언론, 특히 방송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중학교 때부터 생활기록부에 제 꿈은 방송기자, 스포츠 캐스터, 아나운서 등 방송과 관련된 직업을 희망한다고 적었습니다.
군 전역 후에는 아나운서 학원에 다니고, 관련 대외 활동을 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 노력했어요. 작년부터는 틈틈이 유소년 축구 대회 캐스터, 대학 동아리 대항전 전담 캐스터 등을 맡아 활동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운이 좋게도 현재는 경제 방송 기자로 취업해 학업과 병행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 MC가 아닌데 학생들 앞에 선다는 것에 부담은 없으셨나요?
사실 처음 맡게 됐을 때는 부담감보다는 설렘이 컸어요. 학교에서 축제가 열릴 때마다 빠짐없이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갔거든요. 심지어 군에 있을 때는 늘 휴가까지 내서 왔습니다. (웃음)
늘 아래에서 무대를 보다가 무대 위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많이 설렜습니다.
설렘을 안고 한 달간 준비해 무대에 올라보니 많은 분이 공연을 보러 일찍부터 함께해 주셨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설렘과 기대감보다는 무대 아래에서 공연을 보는 분들, 그리고 공연을 진행할 동아리, 아티스트 분들께 오늘 하루가 최고의 날이 될 수 있도록 원활하고 깔끔한 진행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1학기 축제는 사회를 무려 8시간을 보셨다고요. 완벽한 8시간을 위해 따로 준비하신 게 있나요?
예상치 못한 이슈로 발생하는 공연 펑크를 대비할 여분의 대본을 가장 많이 준비했어요. 아티스트 공연이 밀린다거나 예상치 못한 이슈로 공연 사이사이 시간이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해서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할 수 있는 대본으로 구성했죠. 실제로 공연을 준비하시는 분들의 악기 정리 시간이 길어져 여분으로 준비했던 대본을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도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쉬지 않고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건조한 목을 위한 프로폴리스 스프레이와 목캔디도 넉넉히 준비했습니다.
뜨거웠던 현장, 그 생생한 기억

무대 아래에서 축제를 구경하던 학생 때와 다르게, 무대 위에 올라와 새롭게 느낀 게 있으신가요?
무대 아래에선 늘 공연하는 동아리 학생, 아티스트의 표정밖에 못 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대 아래에서 볼 때 우리 기억 속에 축제의 추억은 공연 타임라인대로 남았어요. 근데 무대 위에선 같은 순간이라도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무대를 봐도 어떤 사람은 행복해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음악을 온전히 느끼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감격에 젖어 눈물까지 흘리고...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순간순간을 복합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새롭게 느낀 점이자 MC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MC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무대 위에선 모두가 우리를 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당황하거나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무대 위 MC가 당황하고 말을 안 하면 무대 아래 관객들은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순식간에 산만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일단 가벼운 주제로 스피치를 이어 가면서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후에 안내할 사항이 있으면 정리해서 전달하고, 상황을 최대한 매끄럽게 해야 하는 능력이 어떻게 보면 MC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자질 같아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물론 있었죠. 2부 아티스트 무대에서 악기 설치에 문제가 생겨서 예상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채워야 했어요. 자연스럽게 사전에 준비했던 대본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함께 MC를 보셨던 분께 질문 폭격기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미리 준비한 대본 중 ‘학교 근처 맛집 소개’ 관련 대본이 있었어요. 이 대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학교 축제 경험’, ‘교양 수업 얘기’, ‘동기들과의 술자리’ 등 학교생활에 관한 질문과 답을 반복하면서 사전에 준비한 대본으로 넘어갔습니다. 학생분들이 아무도 눈치 못 채셨었는지 에브리타임에는 안 올라오더라고요.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 장면보다는 같은 상황인 여러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요. 바로 동아리 부원, 아티스트 분들이 무대를 마무리하고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동국대학교 응원단인 '백상'과 다양한 밴드, 댄스 동아리, 그리고 그날 무대를 꾸며준 아티스트 분들 모두 무대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올 때는 숨을 헐떡거리며 땀에 젖은 모습을 하고 계셨어요.
모두 열정적으로 무대에 임했기에 그러한 장면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공연을 찾아준 관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저희 역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MC를 봤습니다.
무대 위를 돌아보며: 앞으로를 빛내는 방법

이 경험을 통해서 어떤 면에서 성장했다고 느끼시는지, 본인의 진로와도 연결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책임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수많은 관객 앞에서 마이크를 잡다 보니 준비 기간 동안 멘트가 유치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본을 작성하고자 노력했죠. 그러다 보니 하나의 문장도 여러 번 수정해 나가면서 완벽히 다듬고자 노력했는데요. 이런 과정을 겪으며 책임감 있게 내가 맡은 직을 수행하는 자세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축제를 빛낸 또 하나의 무대 참여자이자 주인공으로서, 이 경험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 것 같나요?
대학 시절의 하이라이트로 남을 것 같아요. 1, 2학년은 코로나, 그 이후 공군에서의 21개월 군 복무. 전역 이후엔 취업 준비로 보낸 3학년. 제 대학 생활을 지금 돌이켜보면 참 다이내믹했습니다. 다양한 경험도 많이 했고요. 그런 제 대학 생활의 화룡점정을 찍는 활동이 축제 MC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훗날 대학 생활을 회상할 때 가장 먼저 나는 기억이 이번 축제 MC 경험이지 않을까 싶네요.

다가오는 2학기 동국대 가을 대동제에서도 MC를 맡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기대되는 게 있다면?
1, 2부 합쳐서 하루만 봤던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틀 연속 MC를 보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아티스트 공연의 사회를 이틀 연속 보다 보니 아티스트 공연을 기대하는 관객들의 열정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무대에서 바라볼 관객들의 뜨거운 열정이 가장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관련 계획이 있다면?
무대 위에서 활동하는 것은 현직에 있지 않더라도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무대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열정 넘치는 기운이 있거든요. 앞으로 제 삶이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무대 위에 섰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제 삶과 비전을 계속해서 잘 꾸며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별개로, 현재 방송기자로 일하고 있는 만큼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무대 위에서와는 또 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좋은 뉴스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학 축제 MC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도 많은 이들 앞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할 김민재 MC를 응원하며, 시원한 바람이 낭만을 몰고 오는 가을, 김민재 MC의 빛나는 무대 진행은 9/25와 9/26, '2025 동국대학교 가을 대동제 DIRVANA : 秋月春風'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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