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운동선수이지만, 대학생입니다
경기장과 강의실을 오가는 대학스포츠 캡틴들의 이야기
사람은 누구나 여러 역할을 부여 받으며 살아간다. 학생, 자녀, 친구, 동료... 우리를 규정하는 이름들은 겹겹이 쌓인다. 그 중에서 대학스포츠 선수들에게 주목해 보자. 그들은 경기장과 강의실을 오가며 두 가지 세계를 동시에 살아내고 있다.
대학생이라는 이름, 운동선수라는 이름, 그리고 주장이라는 이름까지.
세 가지 무게를 동시에 짊어진 세 명의 캡틴을 만나보았다.
대학생이라는 이름, 운동선수라는 이름, 그리고 주장이라는 이름까지.
세 가지 무게를 동시에 짊어진 세 명의 캡틴을 만나보았다.
출처: @jing___1._.1
임지우, 경기대학교 체육학과 22학번
경기대학교 배구부 주장 / OP(아포짓스파이커), NO.11
자기소개할 때 주로 학생이라고 하나요, 선수라고 하나요?
사실 인터뷰 말고는 자기소개할 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자기소개를 한다면 보통 ‘배구부’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배구는 프로리그가 있다 보니, 대학에 오는 목적도 공부보다는 선수로서 성장해서 프로팀에 가는 데 맞춰져 있거든요. 다른 선수들도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장을 맡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3학년 시즌이 끝난 뒤 감독님께서 자연스럽게 ‘임 주장’이라고 부르시면서 주장을 맡게 됐습니다. 처음 유니폼을 받았을 때는 설레기도 했지만, 책임감과 부담도 느꼈습니다. 주장이 된 만큼 팀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단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동계 훈련 기간에는 팀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아 ‘혹시 내가 주장이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서는 6연승을 기록하며 ‘그래도 잘하고 있구나’라는 안도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운동이랑 학업을 병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학업에 집중하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경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거나 연습에서 실력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거든요. 운동 고민과 스트레스가 평소에도 이어지다 보니 수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운동의 여파로 몸의 피로도 쌓여 항상 피곤한 상태라 강의를 들어도 잘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운동을 하느라 놓쳐서 아쉬운 대학 생활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반 학생들이랑은 어울릴 기회가 잘 없는 점이 아쉬워요. 보통의 대학생이라면 할 수 있는 수업 끝나고 다 같이 술 마시러 가는 것을 전혀 못 하죠. 동아리에 대한 로망도 있긴 했었는데 활동을 해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응원 열기와 같이 다른 대학생들은 느낄 수 없고, 배구부라서 누릴 수 있는 경험도 있기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졸업 전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KOVO(한국배구연맹) 신인 드래프트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프로 지명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바람입니다. 학생으로서는 그저 무사히 졸업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반 학생들이랑은 어울릴 기회가 잘 없는 점이 아쉬워요. 보통의 대학생이라면 할 수 있는 수업 끝나고 다 같이 술 마시러 가는 것을 전혀 못 하죠. 동아리에 대한 로망도 있긴 했었는데 활동을 해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응원 열기와 같이 다른 대학생들은 느낄 수 없고, 배구부라서 누릴 수 있는 경험도 있기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졸업 전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KOVO(한국배구연맹) 신인 드래프트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프로 지명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바람입니다. 학생으로서는 그저 무사히 졸업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희수, 아주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23학번
아주대학교 축구부 주장 / DF(수비수), NO.2
대학생과 운동선수 정체성을 숫자로 비유한다면 몇 대 몇인가요?
저는 대학생 4, 운동선수 6 정도라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생 정체성보다 운동선수 정체성이 훨씬 강했는데, 대학에 와서는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어요. 축구만으로 앞으로의 삶을 다 책임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대학생일 때만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는 대학생 4, 운동선수 6 정도라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생 정체성보다 운동선수 정체성이 훨씬 강했는데, 대학에 와서는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어요. 축구만으로 앞으로의 삶을 다 책임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대학생일 때만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선수가 어릴 때부터 축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기에, 이 길이 꺾이면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고 들었어요.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우리는 아직 어리다는 거예요. 설령 축구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죠.

운동부 외의 대학 친구들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계기로 친해지게 되었나요?
꽤 많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조별 과제에서 만나 친해지기도 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며 다른 학과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저는 현재 K-POP 커버댄스 동아리 마스터피스, 보컬 동아리 제니스, 봉사동아리 PTPI 총 3개의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에요. 동료들에게도 추천해 이번에 5명이 PTPI에 들어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꽤 많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조별 과제에서 만나 친해지기도 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며 다른 학과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저는 현재 K-POP 커버댄스 동아리 마스터피스, 보컬 동아리 제니스, 봉사동아리 PTPI 총 3개의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에요. 동료들에게도 추천해 이번에 5명이 PTPI에 들어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장으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승리를 결정지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대학에 오기 전까지는 팀에 큰 애착을 가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프로와 맞닿아 있는 무대라 개인만 챙기기 바쁠 줄 알았거든요. 그러나 오히려 초·중·고 때와는 또 다른 단합이 생기고, 프로로 가는 관문에 서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되면서 팀에 대한 애정도 커졌습니다. 주장 완장이 주는 압박감과 책임감에 힘들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 그런 마음이 뿌듯함으로 바뀌더라고요.
대학 졸업 전,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운동선수이지만 동시에 대학생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고 해보고 싶은 다양한 경험에 계속 도전하면서,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을 후회 없이 보내고 싶습니다. 많은 친구와 추억을 쌓아 이 시절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해요.

김무성,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22학번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주장 / FW(공격수), NO.13
주장으로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는 전통 있고 수준 높은 팀이라고 자부합니다. 좋은 훈련 시설과 운동 환경이 갖춰져 있고, 선후배 관계도 끈끈해서 즐겁고 활기차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는 전통 있고 수준 높은 팀이라고 자부합니다. 좋은 훈련 시설과 운동 환경이 갖춰져 있고, 선후배 관계도 끈끈해서 즐겁고 활기차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고연전 기간에는 운동선수 100%로 살아갑니다. 아침 운동을 1시간 30분 정도 하고, 지상 훈련 2시간, 비디오 미팅 1시간 30분을 거친 뒤 저녁 훈련을 2시간 30분 소화합니다. 하루가 온전히 운동으로 채워지죠.
평소에는 조금 다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수업을 듣고, 이후 지상 훈련 1시간 반과 저녁 훈련 2시간 반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운동선수 70%, 학생 30% 정도의 삶을 살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분위기를 조율하는 것이 주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훈련 분위기가 너무 풀어져서 안일해지지 않도록 때로는 강하게 다잡고, 반대로 선수들이 억압이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격려와 위로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채찍과 당근을 섞어서 적절한 운동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운동이 매일 있다 보니 과제나 시험 공부에 충분히 시간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합이나 고연전 준비 기간에는 학교를 자주 빠질 수밖에 없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분위기를 조율하는 것이 주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훈련 분위기가 너무 풀어져서 안일해지지 않도록 때로는 강하게 다잡고, 반대로 선수들이 억압이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격려와 위로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채찍과 당근을 섞어서 적절한 운동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운동이 매일 있다 보니 과제나 시험 공부에 충분히 시간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합이나 고연전 준비 기간에는 학교를 자주 빠질 수밖에 없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운동부 외의 친구들이 있나요?
많지는 않지만, 몇 명 있습니다. 보통은 인스타그램이나 안암동 술집, 혹은 학교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됐어요. 혹시 하키부 아니냐고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밥도 같이 먹으면서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과 생활이나 MT 같은 건 부모님이나 지인들을 통해 얘기만 들어봤을 뿐, 직접 경험하지 못한 건 조금 아쉽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몇 명 있습니다. 보통은 인스타그램이나 안암동 술집, 혹은 학교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됐어요. 혹시 하키부 아니냐고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밥도 같이 먹으면서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과 생활이나 MT 같은 건 부모님이나 지인들을 통해 얘기만 들어봤을 뿐, 직접 경험하지 못한 건 조금 아쉽습니다.
운동선수지만 동시에 대학생인 그들의 이야기는 ‘일반 학생’이라는 구분이 과연 타당한지 되묻게 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학생이란 정말 존재하는 걸까. 운동부는 그저 다르게 살아가는 또 다른 대학생일 뿐 아닐까.
사실 이들의 정체성은 학생과 선수라는 범주로 단순히 나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경기장에서나 강의실에서나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만들고자 애쓰는 모습 속에서 같은 청춘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 되었든, 모든 대학스포츠 선수가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즐기기를 바란다.

#대학생#대학스포츠#배구#축구#아이스하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