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오늘은 내가 안주 요리사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축제 주점을 만든 이들
대학 축제의 밤을 담당하는 주점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건 요리사가 아니라 바로 대학생들이다. 대학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학생들이 운영하는 주점이다.
창의적인 콘셉트부터 주점에서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와 입맛이 도는 메뉴까지, 축제를 즐기는 많은 이들을 위해 노력한 세 팀의 운영진을 만나보았다.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
'외조로메다'

자기소개와 주점에서 맡은 역할을 알려주세요.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 제31대 ‘도화’ 학생회장을 맡은 21학번 이수호입니다. 이번 주점에서는 총괄을 맡았습니다.
주점의 콘셉트와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번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 콘셉트가 코스믹이어서 외식조리학과와 안드로메다를 합친 ‘외조로메다‘라는 이름으로 주점을 운영했습니다. 우주에서 보는 지구의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제공하려고 했죠.

준비한 메뉴와 재료 수급 과정을 알려주세요.
중식과 한식의 퓨전으로 '마라 닭발', 일식의 '나가사키 짬뽕', 중국식 미국 음식인 '비프 차우 멘(소고기 볶음면)', 한식의 '편백찜', 서양의 '브륄레' 등을 준비했습니다. 재료는 인터넷과 식자재 마트, 학교 근방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을 비교한 후 구매했습니다.
주점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까요?
이틀만 진행하는 일회성 행사이다 보니, 데이터 없이 수요를 예측해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었습니다. 다행히 적절하게 준비하여 남기거나 부족한 재료는 없었으나, 이 부분에 고민이 가장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야외에서 사용하는 화구는 화력이 약해 최상의 맛과 음식을 빠르게 제공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외식조리학과 학생들에게 주점 운영은 어떤 의미인가요?
경기대학교 주점은 학생회에서 운영을 합니다. 외식조리학과는 특히 이 주점 운영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학우들이 많기에, 이를 위해서 학생회에 들어올 정도로 주점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입니다.
주점은 학교에서 배운 음식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여 직접 손님에게 대접하며 간이 사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에 과 내에서 큰 의의를 두고 있는 편입니다.
서울시립대학교 극예술연구회
'극예'술'연구회'

자기소개와 주점에서 맡은 역할을 알려주세요.
김병헌(이하 김): 건축학과 24학번 김병헌입니다. 주점에서 서빙 겸 총괄을 맡았습니다.
조수겸(이하 조):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23학번 조수겸입니다. 주점에서는 칵테일부 팀장을 맡았습니다.
주점의 콘셉트와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김: 주점의 콘셉트는 칵테일 바와 공연 백스테이지입니다. 백스테이지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여러 가지 의상을 입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담아 주점을 운영하면 파티 같은 느낌도 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 주점의 콘셉트는 칵테일 바와 공연 백스테이지입니다. 백스테이지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여러 가지 의상을 입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담아 주점을 운영하면 파티 같은 느낌도 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칵테일과 안주 중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조: 이번 칵테일 메뉴들은 전부 디자인부터 맛까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대표 메뉴로는 소주 부분에서는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블루 하와이안 레시피를 응용한 칵테일이 하나 있고요. 맥주 쪽에는 '리처드의 루비'라고 해서 저희가 공연했던 '리처드 3세'라는 연극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맥주 칵테일이 있습니다.
김: 안주류 쪽에서는 나쵸 피자가 대표 매뉴입니다. 도우 대신 나쵸를 깔고 토마토소스와 콘 옥수수, 모차렐라 치즈를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해 만든 칵테일과 어울리는 메뉴입니다.
축제 주점에서 칵테일을 제조한다는 것이 특이한데, 원래 주류에 관심이 있으셨던 건가요?
조: 운영진 중 칵테일 만드는 걸 취미로 가지고 있는 건 저밖에 없어서 주점에 섭외가 되었습니다.(웃음) 집에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이 많아서 자주 만드는 편인데, 이번 주점을 위해 시음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피드백을 받아 수정에 수정을 거쳐서 지금의 레시피를 완성했고요.
주점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까요?
김: 사실 저희 팀이 인원은 많지만 주점 운영 경험자가 한 명 밖에 없고 저학년이 많아요. 그래서 준비하면서 수량이 맞는 건지, 재료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여러 부분에서 걸리는 점이 많았습니다. 또 저는 대표이다 보니 멤버들에게는 즐겁게만 하자고 했지만 흑자가 나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됐죠.
손님들이 주목해 줬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조: 신경 쓴 부분들은 칵테일의 제목들을 연극과 관련된 이름으로 만들었고, 계절에 맞게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메뉴들을 추가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서빙하는 인원들도 실제 연극에서 입었던 의상들을 입고 움직였는데, 이런 요소들을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즐기는 동시에 저희 연극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김: 한 번이라도 저희 공연을 보셨으면 '어 그때 본 사람 여기서도 있네' 하고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TEMU에서 온 광홍'

자기소개와 주점에서 맡은 역할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광고홍보학과 25학번 권우진입니다. 주점에서 서빙과 손님 안내를 맡았습니다.
주점의 콘셉트와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희 광고홍보학과의 주점 콘셉트는 테무로 정했습니다. 광고홍보학과인 만큼, 어떻게 하면 평범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익숙하게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재미를 주자!'라는 방향성이 정해져서 테무라는 콘셉트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콘셉트를 드러내기 위해 준비한 게 많아 보이는데요?
테무 콘셉트에 맞춰서 메뉴 이외에도 손님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죠. 특히 테무 하면 떠오르는 쿠폰 룰렛에 착안해 룰렛을 돌려 나온 만큼 입장비를 지불하는 입장비 룰렛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운영진들이 실제 테무에서 구매한 유니폼을 맞춰 입기도 하고, 흥을 돋우기 위한 노래방 이벤트나 미니 게임 이벤트처럼 손님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메뉴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광고홍보학과 주점은 활발한 대외 협력을 통해 협찬사로부터 제품을 제공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도 학생회의 노력으로 '소솜시'라는 브랜드와 소통에 성공해서 메인 메뉴로 김치찌개를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점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까요?
하필 주점을 운영하는 당일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저희도, 손님들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천막을 설치할 때부터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고, 수시로 천막 위에 고인 물을 빼느라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또 비 때문에 분위기가 어수선해져서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반대로 주점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도 있었나요?
열심히 노력해서 주점을 열었는데 오픈하자마자 손님들이 가득 차고 줄까지 서주셔서 그게 제일 기뻤습니다. 직접 만든 입장비 룰렛도 모두 참여하시고 좋아해 주셔서 뿌듯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축제를 더 흥겹게 만드는 주점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학생들이 노력하고 고민한다. 그런 과정에서 주점을 만드는 학생들은 때로는 어려움을 겪기도, 보람을 느끼기도 하며 축제를 다른 방식으로 즐긴다.
만약 다음 축제에서 주점에 방문하게 된다면, 그 주점이 학생들의 고심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마음껏 즐겨주도록 하자.

#축제#주점#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