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이번 추석 연휴에 가장 열일한 사람에게 넘길게요!"

그들이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은 이유

할머니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송편을 빚고, 윷놀이를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추석이 대학생이 된 우리에겐 이제 더 이상 평범한 풍경이 아니다.

바쁜 일상과 경제적 이유, 혹은 자발적인 선택으로 우리들은 명절을 또 다른 일상의 모습으로 채워간다.

달라진 명절 풍경 속에서 추석 연휴를 본가가 아닌 일터에서 보내며 자신들만의 일상을 만들어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번 추석 연휴에 가장 열일한 대학생에게 넘길게요!"



"어른이 되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현지민,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25학번


이번 추석 연휴에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셨나요?
N서울타워 전망대 스태프로 근무했습니다. 전망대 스태프는 티켓 발권, 엘리베이터 운행, 사진 촬영, 간식 판매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티켓 발권 업무를 주로 맡았습니다.


연휴 기간 아르바이트 현장은 평소와 어떻게 달랐나요?
추석 연휴 기간에는 방문객이 평소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타워로 올라가는 순환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탑승하지 못해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분들도 많았어요. 평소에는 티켓 발권 후 바로 입장이 가능했지만, 이번 연휴에는 대기 시간이 최대 140분까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추석 연휴에 쉼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가 일하는 곳은 관광지라 연휴 기간엔 인력이 더 많이 필요했습니다. 추가 근무자까지 모집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큰 일이 없다면, 당연히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순간이 있었나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가족들과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더라면 오랜만에 여행도 가고, 가족들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아요. 본가가 대구라 평소에도 자주 못 가는데, 이런 연휴 기간에 일하면서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들을 많이 만나니 가족들이 더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일하면서 '그래도 하길 잘했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고객분들이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해 주실 때였어요. 특히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저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졌어요. 또 외국인 분들이 서툰 한국말로 건네주시는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가 연휴 동안 일을 하면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낸 추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추석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성장'입니다. 대학생이 되어 혼자 서울에 올라와 처음 맞이한 명절이었어요.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본가에 내려가고 싶었지만, 하고 싶은 것을 잠시 접어 두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이번 추석 연휴에 가장 열일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추석 연휴에 자발적으로 추가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방문해 주시는 고객분들께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드리기 위해 7-8시간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 근무했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냐."라며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 연휴에는 제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며 '열심히 일한 나'를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추석은 저에게 균형잡힌 시간이었어요."

심희경,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22학번


이번 추석 연휴에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셨나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폼드팡'이라는 베이커리에서 근무했습니다.


연휴 기간 아르바이트 현장은 평소와 어떻게 달랐나요?
추석 기간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손님이 많았습니다. 빵도 그만큼 많이 준비되다 보니 포장할 빵이 많아, 오픈 2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출근해 오픈 준비를 해야 했어요. 오픈 후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몰려서 혼자 계산과 음료 제조를 같이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추석 연휴에 쉼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연휴가 길다 보니 본가에서 온전히 연휴를 즐기게 되면, 총 3번이나 알바를 빠져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 모두 빠지기에는 눈치가 보이기도 했고, 또 서울에서 학교 공부나 팀플 등 개인적으로 할 일이 무척 많았기에, 본가에 짧게 다녀온 다음 서울에 올라와 알바를 하며 일정을 병행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순간이 있었나요?
긴 연휴를 가족들과 오래 함께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본가인 전주에서 서울에 다시 일찍 돌아가는 것을 아쉬워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어요.


일하면서 '그래도 하길 잘했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평소보다 손님이 많아 힘들기는 했지만, 그만큼 특별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특히 한 아버님이 오셔서 "이쁜 딸내미가 열심히 일하고 있길래 들러서 빵 사 가요. 우리 집에도 이쁜 딸이 둘이나 있어요ㅎㅎ"라고 하시며 빵을 4만 원어치나 구매하셨던 일이 기억에 가장 남습니다. 밖에서도 딸들이 생각나 빵을 사 가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고, 저희 아버지가 떠오르기도 했거든요.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낸 추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으신가요?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균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본가에도 다녀오고, 서울에서의 일도 놓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간이었어요. 물론 바쁘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즐겁고 알차게 보낸 명절이라 뿌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추석 연휴에 가장 열일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연휴는 ‘바쁘지만 알찼던 명절'이었습니다. 특히 아침잠이 많은 제가 오전 8시 알바를 두 번이나 나갔다는 점에서 ‘이번 추석 연휴에 가장 열일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주고 싶습니다.



"한 단계 성장한 시간이었습니다."

조우현, 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24학번


이번 추석 연휴에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셨나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익선동에 위치한 일식당인 '호호식당'에서 근무했습니다.


연휴 기간 아르바이트 현장은 평소와 어떻게 달랐나요? 
평소에는 20대 손님들이 많고, 데이트나 소개팅 같은 분위기의 식당이에요. 런데 추석 때는 확실히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고, 아이 동반 손님도 많아졌습니다. 저희 식당이 원래도 회전율이 높은 편인데, 그러다 보니 근무 강도도 평소보다 훨씬 셌어요.

추석 연휴에 쉼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부모님이 해외에 계시고, 본가인 광주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여행 중이셨어요. 마침, 매장에서 추석 근무자를 구하길래 그냥 쉬기엔 조금 아까워서 심심함도 달래고, 돈도 벌 겸 알바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빨간 날은 시급도 1.5배더라고요(웃음).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순간이 있었나요? 
당연히 있었어요. 특히 추석 당일이 되니까 친구들이 SNS에 가족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먹는 사진을 올리더라고요. 그럴 땐 좀 외롭기도 하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그나마 해외에 계신 부모님과 매일 통화를 하며 헛헛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일하면서 '그래도 하길 잘했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힘든 건 사실이었지만, 추석 첫날에 올해 가게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날 본사에서 지원 인력을 보내주셨을 때, 정말 뿌듯하고 "그래도 일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낸 추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추석은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매년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보냈었는데, 이번에는 독립적인 시간을 가져보았고, 처음으로 제가 스스로 선택해서 일하고 보냈던 명절이었거든요. 좋고 나쁨을 떠나서, 한 단계 성장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추석 연휴에 가장 열일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풀타임으로 일했습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서서 일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해냈다는 점에서 "그래도 이번 추석, 정말 열일했다!"라는 타이틀을 저 자신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상을 지킨다는 것은 가장 평범하지만, 동시에 가장 대단한 일이기도 하다. 연휴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낸 대학생들의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책임감의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가족 대신 손님을 맞이했고, 누군가는 자신의 일터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끝까지 해냈다.

결국 그들이 보낸 일상에는 책임과 성실이 담겨 있으며, 그 태도는 그들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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