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야구 팬의 속마음

2025 야구의 마무리를 함께하는 팬들의 이야기
무더위 속에서도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과 땀 흘리던 야구 팬들.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2025 포스트시즌이 찾아왔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패는 언제나 중요하지만, 7개월을 달려온 야구 팬들에게 가을은 순위에 상관없이 설렘과 자부심, 때로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NC·한화·LG 팬들은 어떤 마음으로 가을을 맞이했을까.



"기적의 9연승, 낭만 있는 팀이죠!"

NC 다이노스 팬 - 오지윤, 부산대학교 의류학과 20학번


어떤 구단을 응원하시나요?
기적을 만드는 공룡 군단, NC 다이노스의 팬입니다. NC 다이노스는 경상남도 창원을 연고로 2011년 창단된 팀인데요! 2013년부터 포스트시즌을 8번 진출한 신흥 강팀이자, 이번 시즌 기적 같은 9연승으로 3.5%의 확률을 뚫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낭만이 있는 팀입니다.

NC 다이노스를 응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을 창원에서 보내며 꾸준히 소식을 들어 익숙했던 팀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부터 언더독을 응원하는 기질이 강했습니다. 특히 시즌 시작 전 9위로 예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4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고, 포스트시즌 6연승으로 무섭게 내달리는 저력을 보여주었던 2023년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매번 저평가 받지만,선수들의 투지로 매번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드는 팀이라는 것이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2025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실제로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경기에 직관을 갔었는데요..! 순간 벅차오르는 마음에 눈물을 쏟았습니다.(웃음) 제가 2연승 째였던 경기를 직관 갔을 때 친구가 'NC는 포스트시즌에 갈 확률이 있냐'라는 질문을 했었는데요. 그때 저는 '지금부터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하는데 될리가.' 라고 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김휘집 선수가 올 시즌 수고했다는 캐스터의 말에 '저희 아직 안 끝났습니다.' 라고 답했었죠. 그 말을 듣고 선수들보다 팬인 제가 먼저 포기한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올해는 다이노스에게 유독 다사다난한 시즌이었습니다. 감독과 응원단장이 교체되고 연고지 이전으로 말도 많아 모두 지쳤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원 팀으로 질주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올해 NC의 야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잠실에서 최정원 선수가 1루에서 홈까지 도루에 성공했던 경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상대 포수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3루를 지나 홈까지 쇄도했던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옷이 흙으로 엉망이 되고 헬멧이 벗겨져도 죽을 힘을 다해 뛰는 모습이 올해 NC의 야구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적의 9연승과 5위 마무리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정규 시즌 9연승, 포스트시즌까지 기적의 10연승으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해준 선수들과 함께 응원한 팬 분들에게도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 9회 초 2아웃 상황에서도 더 큰 목소리의 응원이 나오는 것을 듣고 막판 10연승이 NC 다이노스를 앞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을 팀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2026 NC 다이노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올 시즌 마지막 연승 기간의 투지와 원 팀 마인드를 잊지 않고, 내년에는 함께 더 높은 곳을 향해 거침없이 가봅시다!



"갑작스러운 도약에 실감이 나지 않아요."

한화 이글스 팬 - 서민준, 동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25학번


어떤 구단을 응원하시나요?
7년 만에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올해의 주인공, 한화 이글스의 팬입니다.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야구 경기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모부 따라 가 본 수원 야구장인데, 그 이후로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야구가 연고지에 따라 좋아하는 구단이 많이 갈리는 만큼, 저도 자연스럽게 고향인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 이글스의 팬이 되었습니다.

2025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아 드디어 찬바람 불 때도 야구를 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설렜습니다. 한화가 2018년 이후 7년 동안이나 10개 구단 중 10위를 3번 할 정도의 약팀으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이번에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 자체가 너무 실감이 되지 않습니다.

올해 한화의 야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한화 이글스 팬이라면 모두 공감할 텐데, 4월 5일 삼성전에서 문현빈 선수가 9회 초 2아웃 상황일 때 역전 3점 홈런을 쳤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도 다시 돌려보면 소름이 돋네요.(웃음) 이 경기 전까지의 한화는 이전과 다름 없이 타격의 극심한 침체로 연패에 빠져있었는데, 이후로 경기력이 완전히 달라지며 10연승을 두 차례나 할 정도로 팀의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2025 시즌 한화의 급부상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갑작스러운 도약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선수들이 괘씸하기도 하지만, 좋은 일이 있는 만큼 안 좋은 일도 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외국인 용병 폰세 선수와 와이스 선수의 압도적인 원투펀치 덕분에 정규 시즌 2위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한국 시리즈"

LG 트윈스 팬 - 김윤아,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23학번


어떤 구단을 응원하시나요?
자랑스러운 서울의 쥐..! LG 트윈스의 팬입니다!

LG 트윈스를 응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LG 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 시절부터 팬이셔서 저도 어릴 때부터 야구 경기를 접했습니다. 스무 살 때까지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2023년 LG가 29년 만에 우승하고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아 우승하면 저렇게까지 좋은 기분이 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LG 영상을 하나 둘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아버지와 야구 메이트가 되었죠.

2025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LG는 올해로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가을 야구 자체는 덤덤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리즈 확정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한화가 143경기 째에 SSG에게 역전 패를 당하며 자연스레 LG가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었는데요. 당연히 한화가 이길 줄 알고 정말 침울했는데 경기 후 LG의 정규 시즌 우승 확정 소식을 듣고 바로 아버지께 전화 드리며 함께 축배를 들었습니다.(웃음) 아직도 얼떨떨하긴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결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LG의 야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답변하기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그래도 저의 마음 속 one pick은 7월 22일 박해민 선수의 3점 홈런이 터진 경기입니다. 이 때는 LG가 한화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기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역시나 이 날도 8회 말에 6점을 내주고 지는 것이 거의 확정인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닌 박해민 선수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이 되고, 결국 역전승에 성공했습니다. 이 한 경기만 보면 운 좋게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이후 12년 만의 광주 스윕, 12연승의 질풍가도를 달리며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25 한국 시리즈에 특별히 기대하는 점이 있나요?
저는 오스틴 선수의 활약이 정말 기대됩니다. 용병 타자가 이렇게까지 오래 팀에 몸 담고 애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성과 실력 뭐 하나 빠짐 없이 LG 트윈스의 보물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한국 시리즈 경기에서 오스틴 선수가 더 날아올라 내년에도 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습니다.

김영우 선수 역시 얼마나 잘할지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에 뽑힌 김영우 선수는 이번 정규 시즌에서 예상치 못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우승 굿즈'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저는 이 투수가 머지 않아 LG 트윈스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시리즈를 앞둔 LG 트윈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경기를 보며 화날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지만, 팬들은 언제나 변함 없는 LG 팬이라는 것을 알고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시리즈가 정말 부담되겠지만 그동안 잘 해왔으니, 하던 대로만 하면 쉽게 우승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도 눈부시게 성장할 LG 트윈스를 기대하겠습니다. 파이팅!



길고도 짧았던 2025년 KBO리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매년 그렇듯 가을 야구가 지나가면 기쁨도, 아쉬움도 남겠지만 2026년에도 새롭게 시작할 10개의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은 계속될 것이다.


#야구#팬#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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