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있을 때 좀 잘하지"

<환승연애4>를 보고 나눈 대학생들의 이별 이야기
사랑에 서툰 사람도, 지나온 사랑에 미련이 남은 사람도, 그냥 구경하던 사람도 결국 감정 이입하게 만드는 바로 그 프로그램, <환승연애>가 시즌 4로 돌아왔다.

헤어진 연인들이 한 공간에서 다시 마주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그들의 눈빛과 한마디에 오래된 기억을 꺼내 든다. 끝났다고 믿었던 감정이 다시 흔들리고, 현재의 연애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번엔 풋풋하면서도, 어쩌면 투박한 연애를 한 세 명의 대학생들이 그 감정의 여정을 따라가 보았다. <환승연애4>를 보고 그들이 느낀 '진짜 연애 이야기'를 들어보자.



신지윤, 경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22학번
헤어진 지 2개월


<환승연애4>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뭐였어?
민경과 백현이 게임을 할 때, 민경이 은연중에 '저는 게임하다 보면 더워질 것 같은데요?'라는 말 한마디에 X인 유식이 말없이 에어컨 온도를 낮춰주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 겉으로 생색내지 않고 상대를 챙겨주는 모습이 그 사람에게만 온 신경이 가있는 것 같아서 설렜어.

그러나 동시에 연인이 아닌 X가 되어버린 이 시점에 잘해주는 건 늦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 '있을 때 사소한 거라도 잘해주지...'라는 느낌? 그게 내가 X랑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거든. 같이 있는데 외로운 느낌,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나를 봐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

특히 응원하는 인물이 있어?
<환승연애> 시즌 1, 2, 3을 모두 본 애청자로서, 아직은 최애 커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인물은 지현이야. 여성스러움과 털털함이 공존하는 것이 나의 추구미인데, 그런 추구미를 갖추신 분 같더라고. 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을 때 애매하게 돌리지 않고, 직진하고,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어. 후반부에는 이 출연자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내 마음속 원픽이야.(웃음)

출처: TVING <환승연애4>

‘나도 저랬는데…’ 싶은 장면이 있었어?
좀 부끄럽긴 한데, 대부분의 상황이 다 공감됐어. 특히 ‘현지X백현’이나 ‘유식X민경’처럼 사소한 걸로 서운해하다가 싸우는 장면이 진짜 현실적이더라. 나도 ‘유식X민경’처럼 상대가 너무 바쁘고 자기 일에 몰두하느라 피곤해할 때가 있었거든.

그래도 데이트할 땐 나한테 집중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게 잘 안되니까 괜히 속상했어. 그렇다고 서운한 티를 내면 너무 속 좁은 사람 같을까 봐 그냥 혼자 삭인 적도 많고. 그게 쌓이다 보니까 ‘현지X백현’처럼 말이 점점 안 예쁘게 나오고, 결국엔 서로 지치게 된 것 같아.

그렇다면 <환승연애4> 속 인물처럼 살짝은 찌질한(?) 행동을 한 적이 있어?
음,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이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찌질했던 적은 딱히 없었어. 헤어지자고 얘기하고, 시간이 좀 지나고 감정이 누그러진 후에 다시 만나서 서로가 더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가감 없이 얘기하는 순간을 가졌거든.

근데 내가 생각한 나의 개인적인 찌질한 행동이 있다면, X만 볼 수 있는 멀티 프로필에 헤어지고 나서 그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는 심정으로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렸다 내렸다 한 적이 있어.(웃음) 물론 지금은 다 삭제한 상태야.

지윤의 X가 찍어준 사진

이별이나 재결합 중 ‘지금 돌아봐도 잊히지 않는 선택’이 있을까?
2년 만나고 헤어졌다가 다시 1년 만나고 헤어졌는데, 마지막에 헤어질 때 서로 마지막으로 안아주고 헤어졌어. 사실 나는 '헤어지면 남이니 절대 스킨십 하지 않는다' 주의였거든? 우리가 친한 남사친 여사친이랑 서로 터치 안 하는 것처럼.

근데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는 왠지 안아주지 않으면 내가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어. 그 사람한테 안겨있는 걸 정말 좋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마지막으로 진심을 다해 안아주고 헤어졌어. 지금도 안아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물론 되돌아보니 자신을 너무 소모해 가며 한 연애였던 것 같기도 해서 재회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아.(웃음)

<환승연애4>를 통해 새롭게 깨달은 감정이 있다면?
난 장기연애를 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지는 않았어. 그래서 아직도 내 연애 스타일을 아직 잘 모르겠어. 그렇지만 <환승연애4>를 보면서 대화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든, 그간의 쌓인 오해를 풀기 위함이든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매번 했어. '할 말이 생기면 그날이 가기 전에 무조건 대화해야 한다!'라는 나름의 철칙도 생겼고.



이지원, 경기대학교 스포츠과학부 25학번
헤어진 지 1년 3개월


<환승연애4>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뭐였어?
5화 마지막 장면에서 민경이 유식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매우 인상 깊었어. 그 둘의 인연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확하게는 몰라도 민경이 느끼는 감정, 유식이 느끼는 감정들이 너무 와닿아서 보면서 가슴이 뛰었던 생각이 나. 그 장면은 방송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어.

특히 응원하는 인물이 있어?
민경이라는 출연자를 응원하게 되었어. 사실 너무 예쁘기도 하고 나의 이상형이라서 응원하기 시작했는데, <환승연애4>를 지켜보면서 민경이라는 사람이 생각이 신중하고, 깊게 하는 스타일이고, 절대로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는 걸 느꼈어.

민경은 왠지 중요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해야 할 말들을 잘할 것 같아. 엄청난 능력이지. 보통 사람은 감정에 동요하고 자기 자신도 속이게 되는 상황들이 많은데, 민경은 그런 상황들은 너무나 잘 이겨내고 자신을 1순위로 둘 것 같은 사람이라, 나도 민경이라는 사람을 닮고 싶더라.

‘나도 저랬는데…’ 싶은 순간이 있었어?
민경이 유식에게 화를 내거나 말을 걸었을 때(“왜 이렇게 가정적인 척을 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나도 그런 곤란한 상황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어서 매우 기억에 남아.

출처: TVING <환승연애4>

그렇다면 <환승연애4> 속 인물처럼 살짝은 찌질한(?) 행동을 한 적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상대방이 다른 이성이랑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그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라고. 정말 찌질했다고 생각하는데,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 질투, 조바심, 걱정 같은 감정들이 막 올라오는데 어떻게 자리에 가만히 있겠어.

이별이나 재결합 중 ‘지금 돌아봐도 잊히지 않는 선택’이 있을까?
X와 헤어질 때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했어. 헤어진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온몸이 떨리고 너무 아파서 결국에 X와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어. 결국에는 직접 찾아갔지. 거의 드라마를 찍었어.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찌질했다고 생각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아. 결국 그 대화로 인해서 나는 답답했던 상황을 넘길 수 있었거든. 대화를 시도하지도 않고 그대로 놔두었다면, 나는 정말 '병'에 걸렸을지도 몰라.

지원이 X와 함께 한 게임

<환승연애4>를 통해 새롭게 깨달은 감정이 있다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상대에게 메시지의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전달되니까. 예를 들어, 진심이 담긴 미련도 표현을 잘못하면 상대는 부담으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어.

<환승연애4>에서도 출연자들이 자신이 느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원치 않은 상황으로 흘러갔던 장면들이 몇몇 있었어. X를 위하는 마음으로 한 행동인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장면들을 보고 공감이 되면서도 마음이 아팠어. 그래서 인간관계, 연애나 사랑이 어렵다고 생각해.



김예슬,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24학번
헤어진 지 3개월


<환승연애4>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뭐였어?
민경이 자신의 X 유식을 따로 불러 밤새 술 마시는 것을 지양해달라고 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 <환승연애1>부터 본 ‘환친자’ 로서, 도파민이 도는 것은 바로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커플의 싸움이거든. 예를 들어 <환승연애2>의 '희두X나연' 커플의 환장 싸움은 나의 도파민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지. 민경과 유식의 눈빛을 보고 '희두X나연' 커플이 오버랩되기 시작하면서 <환승연애4>의 상승세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어.

특히 응원하는 인물이 있어?
민경을 응원하게 됐어. 처음에는 ‘헤어진 사이에 왜 저렇게 간섭하지?’라는 강한 생각도 들었는데,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X가 밤새 술 마시고 놀면 없던 분노도 오를 것 같아. 무엇보다 헤어진 이유가 바빠진 X의 태도 변화라면 더욱 이해가 가. 그리고 사심을 약간 담아, 민경의 외모도 꽤 귀엽고 예뻐서 눈길이 갔어.(웃음)

‘나도 저랬는데…’ 싶은 순간이 있었어?
지연이 원규에게 파워 직진을 하는 행동이 나의 경험과 매우 유사해. 나는 호감이 약간 있는 사람에게는 마치 암살자처럼 아무도 모르게 지켜보다가, 짝사랑이 시작되면 ‘지연’처럼 미친 듯이 직진하는 돌진형 인간이거든. 그렇지만 상대방에게 꽤나 부담을 주는 일일뿐더러 감정을 강요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 자신에게 깊은 미움을 느끼고선 이제는 다시 그러지 않아. 지연은 선을 지켜가며 매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 진심이 원규에게 닿는 것이 아닐까 싶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은 공부나 일에만 쓰는 것으로.

출처: TVING <환승연애4>

그렇다면 <환승연애4> 속 인물처럼 살짝은 찌질한(?) 행동을 한 적이 있어?
백현이 자신의 X 현지에게 미련이 없는 것처럼 계속 쿨한 척 행동해. 나도 비슷하게 행동했던 경험이 있어. 이별 후 먼저 연락을 해놓고는 미련은 없는 척을 했어. 어쩌면 ‘미련이 없다.’라는 말 자체가 그 사람에 대한 아직 감정이 남아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지 않나 싶어.

이별이나 재결합 중 ‘지금 돌아봐도 잊히지 않는 선택’이 있을까?
제일 최선을 다했던 사람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울면서 매달렸던 적이 있어. 나한테 안 잘해줘도 되니까 제발 헤어지자는 말만 하지 말아 달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나 싶은데, 그때는 감정 하나하나에 충실했기 때문에 연애에도, 이별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 매 순간 감정을 다 쏟아내서 그런지 이제는 완벽히 잊은 것 같아.

예슬이 X에게 선물로 받은 인형들

<환승연애4>를 통해 새롭게 깨달은 감정이 있다면?
<환승연애4>를 보니 개인 시간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 헤어진 커플이 꽤 많은 것 같더라고. 나도 한 때는 '개인 시간은 필요하지 않고, 무조건 시간이 나면 애인과 만나야 한다.'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었어. 그 일로 많이 싸우기도 했지.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더라. <환승연애4>의 남녀 출연자들의 의견 전부 공감이 되었어. 그래서 연애는 누군가의 희생만이 정답이 아니라, 서로 맞춰가야 하는 것 같아.



우리 모두 <환승연애4> 속 출연진처럼 사랑과 이별 앞에서 약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고, 후회와 그리움이 엉켜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하지만 어쩌면 그 모든 시간들이 결국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아픔 속에서도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고, 다시 누군가를 마음에 품을 용기를 얻는다. 

앞으로 공개될 <환승연애4>의 새로운 이야기가 우리 각자의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하길 바라며, 모든 대학생들의 솔직한 연애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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