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이게 플러팅이 아니라고?
대학에서 겪은 애매한 플러팅 썰
'연애'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플러팅"이다.
그리고 그 악명 높은 플러팅은 연애가 아직 서툰 대학생들에겐 더욱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낯설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애매한 플러팅' 때문에 잠시 설레고, 또 혼란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서툴지만 그래서 더 풋풋한 대학생들의 플러팅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첫 번째 사연, 사랑은 타이밍

대학교에 와서 '혹시 이거 플러팅인가?'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대학교 1학년 때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선배가 있었어요. 대화가 잘 통했고, 키 크고 잘생긴 데다 인기 많을 것 같은 사람이었죠. 그날 인스타를 맞팔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부터 스토리에 답장을 보내고 하트를 누르더니 저를 ‘친한 친구’ 목록에 넣은 거예요.
심지어 술자리에서 만난 사람들 중 저만 넣어둔 걸 알고는 “이거 플러팅인가?” 싶었죠. 매일 일상적인 DM을 주고받았지만 , 동시에 단순한 친절인지 헷갈려서 마음이 복잡했어요.
본인은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나요?
그 선배의 인스타 스토리랑 친친 스토리, 하이라이트를 매일 봤어요. 무슨 음악을 듣는지, 누구랑 노는지, 뭐 좋아하는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야 근데 여자 남자 둘이 영화 보러 간다고 했으면, 이건 마음 있는 거 아니냐?” 하면서 매일같이 상담했던 것 같아요.
하루 종일 머릿속이 그 사람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기였어요.

결국 어떤 사이로 마무리 되었나요?
그 후에 같이 영화 한 번 보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줄어들면서 멀어졌어요. 썸까지는 아니고, 타이밍이 안 맞아서 애매하게 끝난 해프닝이었어요. 젠장.
상대에게 본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나요?
직접적으로는 못 물어봤어요. 그때는 괜히 먼저 물어보는 게 부끄럽고,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피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게 조금 후회돼요... 아니! 차라리 친한 친구에 사람을 넣는 기준과 스토리 답장은 원래 그렇게 잘해주는 편인지 이거라도 물어볼 걸 그랬어요!
상대 혹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너무 급했다! 조금 더 천천히 친해질 걸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영화 보러 가기 전에 몇 번 더 만나고, 서로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두 번째 만남에 냅다 영화를 보러 간 거였거든요...^^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떠올릴 때마다 웃음도 나고, 앞으로 관심 있는 상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되는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사연, Mr.애매모호

대학교에 와서 '혹시 이거 플러팅인가?'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그 사람은 대학교에서 개강총회 때 처음 본 사람이었어요. 처음 봤을 때 괜찮다고 느꼈지만, 이후 접점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과 술자리에 갔는데, 우연히 그 사람이 와 있었죠. 그날 처음 대화도 나누고 인스타도 팔로우하게 됐어요.
이후로 그 사람이 스토리에 답장도 보내고, 좋아요도 눌렀지만, 그렇다고 호감이 보이는 건 아닌 애매한 행동들이 보였어요. "술자리 자주 가네”, “말 언제 놓을 거야” 같은 장난 섞인 말만 오갔고, 일상적인 연락은 이어지지 않았어요. 그냥 제가 동생 같아서 계속 놀리고 싶었던 느낌이었어요.
그때 상대의 행동이 호감인지, 그냥 친절인지 헷갈렸던 포인트가 있었나요?
주변에서 그 사람이 친해 보이는 이성이 저밖에 없어 보이고, 유독 챙겨주는 느낌을 준다고 하니 더 헷갈리더라고요.

본인은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제 마음이 들키는 게 싫어 더 숨기게 됐어요. 그치만 친구들한테는 계속 얘기하게 되더라고요. 상대의 애매한 행동이 반복돼서 친구들도 “이건 호감인가? 그냥 호의인가?” 하고 같이 헷갈려했어요. 결국 친구들이 “관심은 있는데 둘 다 표현을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해줬는데, 그런 얘기까지 들으니까 마음이 더 복잡했어요.
결국 어떤 사이로 마무리 되었나요?
그 사람이 군대를 간 뒤 반년 만에 먼저 연락이 왔어요. 만나서 얘기해보니, 역시나 상대가 저에게 확신을 줄 만한 여유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친해지려고 다가왔던 처음 모습과는 다르다고 느꼈어요.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이성적인 감정은 사라졌고, 지금은 편한 지인 사이로 지냅니다.
예전 같으면 후회했을 텐데, 지금은 안 그래요. 오히려 확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기준이 더 분명해진 계기가 되었죠.
상대에게 본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나요?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군입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직접 물어보거나 표현은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하고 저도 제 삶을 열심히 살았어요. 그래도 가끔은 어떻게 지내는 지 떠오르긴 했죠.
상대 혹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좀 아쉽긴 했지만 급하게 다가갔으면 지금처럼 친한 사이조차 못 됐을 거야ㅎㅎ 나에게 어떤 사람이 잘 맞는지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자!
세 번째 사연, “너 예쁘잖아.”

대학교에 와서 '혹시 이거 플러팅인가?'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대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맞이한 여름방학이었어요. 저와 상대는 모두 방송국 국원이어서 밤늦게까지 편집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가 저희 아버지랑 똑같이 생겼다는 말을 하자 그 친구가 “그럼 되게 미남이시겠다(???)”라고 하는 거예요.
원래도 연애경험이 적어서 뚝딱이니까 그 친구가 모니터를 쳐다본 채로 “너 예쁘잖아.”
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때 상대의 행동이 호감인지, 그냥 친절인지 헷갈렸던 포인트가 있었나요?
그 친구가 원래도 저희 과에서 엄청 착하기로 유명한 친구예요. 예스맨이고, 또 남들이 하기 싫은 건 자기가 하는 스타일이라서 헷갈렸어요. 그렇다고 또 이런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친구는 아니란 말이죠... 그래서 이 두 가지가 제 안에서 충돌하며 저는 영원히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본인은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나요?
그날 이후 엄청난 도끼병에 걸려서 인스타 눈팅을 엄청 했어요. 한동안 그 친구가 제 인스타 스토리를 봤는지 계속 확인했던어요.
결국 어떤 사이로 마무리 되었나요?
단순 헤프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웃음).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다른 선배랑 조용히 만나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둘이 걸을 때 그렇게 조용했나...
상대에게 본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나요?
아뇨... 그 친구가 학과 동기인데, 저희 학과가 소문이 잘 나는 학과라서 그냥 조용히 살았습니다.
상대 혹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단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어 고마워
네 번째 사연, 사랑과 우정 사이

대학교에 와서 '혹시 이거 플러팅인가?'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던 같은 과 동기였던 친구가 있었어요. 하루는 제가 전공 과목 시험을 망치고 우울해 하는데, 그 친구가 “밥 사줄까?”라고 먼저 말했어요.
사실 그 전에도 몇 번 둘이 밥을 먹은 적은 있었지만, 항상 칼같이 더치페이였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처음으로 자기가 먼저 밥을 사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상대의 행동이 호감인지, 그냥 친절인지 헷갈렸던 포인트가 있었나요?
음료 한 잔도 아니고, 밥 한 끼를 사준다는 게 왠지 단순한 친절만은 아닌 것 같아 헷갈렸어요.
본인은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나요?
그 친구 mbti의 특징을 찾아보며, 평소에 호의를 많이 베푸는 성격인지 계속 찾아봤어요(웃음).

결국 어떤 사이로 마무리 되었나요?
한 번 밥을 얻어먹고 나니, 저도 사줘야 할 것 같아서 "다음엔 내가 살게~" 이런식으로 말하다가
서로 밥을 번갈아 사주면서 자주 보게 되었고, 결국 자연스럽게 관계가 가까워져서 결국 사귀게 되었어요! (사귄 후에 물어봤는데, 그때 밥 사준 것도 호감의 마음으로 사준 게 맞다고 하더라고요.)
상대 혹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그때의 나야. 전공 시험 망친 거 축하해^^...
다섯 번째 사연, 좋아해..

대학교에 와서 '혹시 이거 플러팅인가?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당시 상황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동아리 MT에 갔을 때였어요. 저는 술을 잘 못 마시고,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편인데, 그날 MT에 갔을 때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선배가 자꾸 자기가 술을 따르겠다면서 이상하게 저한테는 반 잔만 따라주더라고요.
다음날 집에 와서 자고 일어났는데, 그 선배한테 “속은 좀 괜찮아?”라는 카톡이 와있었어요. 그날 이후 그 선배와 같이 전공 수업을 들을 때마다 괜히 신경 쓰이고, 그날은 저도 모르게 일찍 일어나서 멀끔하게 하고 가게 되더라고요.
그때 상대의 행동이 호감인지, 그냥 친절인지 헷갈렸던 포인트가 있었나요?
그 선배는 워낙 성격이 외향적이고 평소 과에서도 남자 동기들과 어울리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잘 챙겨주다 보니 더 헷갈렸던 것 같아요.
본인은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나요?
사랑 노래만 들으면 다 제 얘기 같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좀 부끄럽지만 “죠지-좋아해..” 이 노래를 정말 자주 들었습니다.

결국 어떤 사이로 마무리 되었나요?
지금은 두 달째 잘 만나고 있답니다.
상대에게 본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나요?
너무 고민이 돼서 동기들이랑 술을 먹으면서 토론하다 술김에 전화를 걸었어요. 원래 누나는 그런 사람인지 아니면 저한테만 잘해주는 건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누나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나 너한테만 그러는 건데?"
상대 혹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누나 앞으로도 그 플러팅 나한테만 해.
플러팅은 늘 애매하다. 그리고 그 애매함은 때로 사람을 설레게도, 밤새 뒤척이게도 만든다.
결국 플러팅은 '마음의 표현'과 '적당한 거리' 사이 그 어딘가에 찍힌 점이다. 확실하지 않기에 혼란스럽지만 그만큼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며, 그 찰나의 순간이 가져올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플러팅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에게 전한다.
"당신 유죄야!"

#대학생연애플러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