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의 피날레이자, 스스로를 증명하는 시간.
바로 졸업 전시이다.
졸업전시는 학생들의 개성, 밀도 높은 공간, 디테일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하지만, 화려한 전시 뒤에는 지출과 시간, 그리고 압박이 존재한다.
마감은 다가오고, 예산은 빠듯하고, 작품은 완성해야 한다!
많은 학생이 '내돈내산'으로 자신만의 전시를 만들어 간다.
그 현실적인 비용과 과정, 감정들을 직접 듣기 위해, 올해 따끈따끈하게 졸업전시를 마친 학생들을 만났다.
작품을 위해, 졸업을 위해 달린 대학생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 @woojinjid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장우진입니다.
졸업전시에서 어떤 작품을 선보였나요?
포터블 뮤직 스케치북 ‘Everglow’

건국대 점집의 형태를 기록한 ‘Babylon’ 프로젝트
퓨처디자인랩(제품디자인)과 메타디자인랩, 두 가지를 작업했습니다. 퓨처디자인랩은 개인으로, 메타디자인랩은 생각이 잘 맞는 친구 두 명과 같이 작업했습니다.
퓨처디자인랩 작품은 여러 가지 작곡 방식을 수용하여, 갑자기 떠오른 영감을 빠르게 그릴 수 있는 뮤직 스케치북 'Everglow'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메타디자인랩에서는 광진구 능동로에 즐비한 노점 점집들의 형태와 '갈등'이라는 키워드를 들여다보고 역사적 맥락을 파악해 보는 'Babylon'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곧 오픈될 2025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 학과 졸업 전시<syzygy>의 온라인 전시에서도 확인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실제 잡았던 총지출 예산이 있었나요? 그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작업 초에는 약 200만 원으로 예산을 잡아두고 시작했어요. 작년 말에 운 좋게 AI 컴패니언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과 협업을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받았던 금액을 졸업전시에서 알차게 사용했어요.
어떤 품목에 얼마나 들었나요?

졸업 전시 관련하여 학교나 학과에서 지원해 준 게 있나요?
일단 전시를 학교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공간 대여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사실 없는 것 같아요.
저희 학교는 졸업전시 관련해서 지원이 딱히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의외로 많이 든 비용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생각보다 돈이 안 들었어요.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제품디자인 졸업전시 목업에 비하면 매우 싼 금액에 완성했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절약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처음에는 최대한 금액을 아끼고자 제품 목업을 직접 제작하려 했어요. 3D 프린터로 직접 출력하려고 했으나, 업체 견적이 생각보다 저렴해서 레진 프린팅만 맡겼습니다. 후에는 길음역에 있는 공유 도색 공방을 예약하여 장비를 빌리고, 직접 도색했습니다. 어릴 때 건담 프라모델을 도색하던 경험이 있어서 퀼리티도 잘 나온 것 같아요. 약 0.7업체 정도?
이외에도 같이 졸업전시를 진행하는 동기 형과 직접 촬영을 진행 했습니다. 제품 크기가 작아서 학교 강의실에 간이 부스를 만들어서 촬영했어요. 스탠드 조명과 굴러다니는 금속판을 이용하여 빛을 살렸습니다. 카메라도 후배의 카메라를 빌려서 빠르게 촬영했어요.
졸업 작품을 마친 후 남은 것은 무엇인가요?
포트폴리오도 남고, 졸업전시를 해본 경험도 남지만, 역시 가장 많이 남는 것은 추억인 것 같습니다. 아주 이른 오전부터 자정까지 며칠동안 졸업전시를 같이하는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노동했어요. 정말 힘들었지만, 낭만 있고 즐거웠습니다. 언제 또 이렇게 해보겠어요. 졸업준비위원회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윤소영, 계원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22학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계원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전시에서 「양면사전」이라는 출판 브랜딩을 선보인 23살 윤소영입니다.
졸업전시에 어떤 작품을 선보였나요?
우리가 가진 양면성을 정리한 '양면 사전'
「양면사전」은 우리가 가진 성격·감정·태도의 '양면성'을 사전 형식으로 정리한 출판 프로젝트입니다. 성격의 양면성을 언어적으로 체험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활용 가능한 기능적 오브젝트로 제작하고자 했어요. 사용자가 자신의 성향을 표현해야 하는 실제 상황에서 도움이 될 도구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기획-리서치-콘텐츠 구성-편집 디자인-전시 설치까지 직접 맡아 진행했고, 2025년 5월부터 졸업 전시(11월 5일)까지 약 6개월 동안 진행했습니다.
실제 잡았던 총지출 예산이 있었나요? 그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처음에는 약 50~70만 원정도로 예산을 잡았어요. 출판 컨셉의 전시라 핵심 매체가 책과 엽서밖에 없어서 큰 지출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대략적으로 잡았습니다. 실제로는 저의 욕심과 몇 번의 시행착오까지 합쳐져 두 배 이상 들었어요!
비용은 휴학기간 동안 인턴 생활을 하며 모아둔 자금으로 해결했습니다.
어떤 품목에 얼마나 들었나요?
졸업 전시 관련하여 학교나 학과에서 지원해 준 게 있나요?
학과와 졸업준비위원회에서 공동 지원금으로 대관료, 조명 설치, 콘센트 등을 준비해주었어요. 학교에서는 졸업 전시 관련한 홍보용 굿즈, 포스터와 같은 매체 예산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도 교수님께서도 전시 완성까지 꾸준히 피드백해 주셨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의외로 많이 든 비용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전시의 핵심 요소는 주문 제작 목공품이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구도를 도면상에서 완성해 두었으나, 3주 전 가벽 업체와의 조율 문제로 가벽의 스펙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벽 시트지, 목공 재료 등에서 20만원, 별도의 시트지 제작으로 3~5만 원정도 추가 비용이 발생했어요.
결과적으로는 관람객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보완해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만, 전시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절약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졸업전시를 준비하는 모든 미대생의 필수 덕목은 공구(공동구매) 아닐까요? 무조건 공동구매, 공동제작, 공동 대여로 이루어져요. 서로 협력하는 경험이 많았는데, 덕분에 여러 물품을 적당한 가격에 나눠 쓸 수 있었고, 예산을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 작품을 마친 후 남은 것은 무엇인가요?
졸업 작품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현실적인 감각이었어요. 실제 전시까지 가는 과정에서 기획과 현실감각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어요. 또, 전시 중 관람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제가 놓쳤던 부분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했죠. 이래서 아이돌들이 모니터링을 하거나 직장인들이 리뷰를 수집하나? 라는 웃긴 생각도 들었어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서울시립대 조각학과 허지은입니다.
졸업전시에 어떤 작품을 선보였나요?
산 위에서 파도 엮기 / 실, 철사 / 180✕200✕200
Ctrl+P / 마네킹에 전사지, 섬유 / 120✕120✕300 cm
저희 학과의 졸업전시는 2점씩 개인 작업을 출품합니다.
저는 조각 스튜디오 작품 '산 위에서 파도 엮기' 1점, 매체 스튜디오 작품 'Ctrl+P' 1점으로 제작했습니다. 작품 준비 기간은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총 8개월 걸렸습니다.
실제 잡았던 총지출 예산이 있었나요? 그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저는 작품 순수 제작비를 기준으로 총 100만 원 예산을 잡았습니다. 작년 3학년 과제전에서도 작품 하나에 약 50만 원이 들었던지라, 예산을 다소 빡빡하게 잡은 편이었어요.
저의 경우에는 학교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와서, 졸업 전시 비용은 다 제가 부담했습니다. 학교생활과 동시에 계속 외주 작업을 하기도 했었어요.
어떤 품목에 얼마나 들었나요?

졸업 전시 관련하여 학교나 학과에서 지원해 준 게 있나요?
학과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십니다. 기획 비용, 개인 작업에 필요한 공구들, 소모품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십니다. 추가로 이번에 학과 건물에 화물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서 전시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학교의 갤러리(빨간 벽돌 갤러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대관료 지출이 별도로 없습니다. 전시장 내부에도 기본으로 조명 레일이 깔려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의외로 많이 든 비용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제 경우에는 매우 적게 든 편이에요.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본 100만 원, 많게는 400만 원을 초과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도 금액을 아끼기 위해 전시 방식을 바꾸기도 했어요. 첫 기획은 의류 매장에 있는 마네킹 받침대를 제작하는 방향이었습니다. 원기둥 모양 받침대의 제작 단가가 기본 40만 원으로 너무 높아서, 현재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원기둥 받침대 대신 인쇄 비용으로 7만 원이 들었어요. 결과적으로 시각적 효과가 커서 만족스럽습니다.
절약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마네킹의 가격 때문에 고민했었어요. 새 제품의 경우에는 기본 20만 원에서 50만 원까지였기 때문에, 10만 원에 중고 제품을 구매하여 고쳐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도 베이스가 될 정장, 가방, 구두, 영수증 기계도 중고로 구매하거나 최대한 저렴한 새 제품을 찾았습니다. 장터에서 학생들이 쓰다 남은 재료를 구매하거나, 공동구매도 이용했어요.
현수막도 직접 발품을 팔아 동대문 인쇄소에서 7만 원 정도에 뽑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의 인쇄 업체는 20만 원 가까이하는 곳이 많거든요.
졸업 작품을 마친 후 남은 것은 무엇인가요?
정말 슬프게도, 물질적인 부분은 남는 게 많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조각학과 졸업전시는 대형 작품이 많다 보니, 그것을 집에 가져가서 두기에 많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졸업 작품은 그냥 버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조각학과에서 많은 과제전과 졸업전시를 거치다보면 많은 기술이 생깁니다. 공구를 다루는 능력은 그 어느 학과에서도 키워지지 않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학생들은 다른 학과, 다른 조건에서 출발했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전시장을 채워 나갔다.
졸업 전시는 끝났지만, 학생들이 흘린 시간과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열정으로 만든 전시는 끝났지만, 그들이 만들어 갈 다음 장면은 이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