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시험기간 대학생 '무리'일지
공감 반, 감탄 반 대학생 시험기간 일화 모음
시험기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무리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밤을 새우며 책상에 앉아 있거나, 벼락치기의 기적을 믿으며 다급하게 공부했던 순간들. 각자의 인내와 의지가 담긴 생생한 ‘무리의 순간'들을 모았다.
대학생들은 시험기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1. 졸음이 무리한 썰
"나는 잠들어서 시험 스루해봤다."
배해근,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3학번

대학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험기간은 언제인가요?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시험기간이 기억이 남아요.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대학에 입학하고 첫 학기는 온통 새로운 것투성이라, 동기들과 같이 배우고 적응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졌어요. 그러나 두 번째 학기부터는 ‘지금부터 진짜 대학생 시작!’하는 느낌이었죠. 수업도 시험도 벌써 일상이 되어버려 긴장감이 사라지고 게을러지는 바람에 시험이 임박했을 땐 스스로 쌓은 업보에 완전히 짓눌려버렸습니다. 대학의 공부는 하루이틀 벼락치기 하기엔 너무 방대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시험기간, 나는 여기까지 무리해 봤다!
해당 학기에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내용의 대형 교양 수업을 들었어요. 1교시 수업인데 내용도 어려워서 저도 모르게 숙면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험이 전체 논술형으로 진행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그동안 외면했던 많은 분량의 자료를 한꺼번에 독해하고, 주장을 세워보면서 거의 밤을 새웠어요. 시험기간 동안 이미 며칠째 제대로 자지 못해 아주 피곤했지만, 시험을 끝내고 수업을 같이 듣던 친구와 영화관 나들이를 즐길 생각을 하면서 버텼습니다.
해근을 애타게 찾던 친구의 연락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얼추 시험을 쳐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기숙사 책상에 앉아 있다가 새벽이 밝을 때쯤 잠시 눈을 붙이려 침대에 누웠어요. 그리고 휴대전화 진동 소리에 일어났습니다. 비몽사몽 전화를 받자 친구가 혹시 강의실에서 먼저 내려갔냐고 묻더라고요. ‘무슨 말이지?’ 잠깐 생각을 멈췄다가 시계를 보니 이미 시험이 끝났을 시간이었어요. 웃음만 나왔죠.
그날은 친구가 기숙사 로비에서 기다려주는 동안 화장도 하지 않고 급하게 나가 예정대로 영화를 봤고, 그 수업은 d를 받았어요. 1년 후 재수강하여 a+로 복구해 뒀으니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2. 건강이 무리한 썰
"나는 마루에서 정신을 잃어봤다."
홍서영,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공공규범 24학번

대학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험기간은 언제인가요?
올해 상반기,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이때 6개의 전공을 포함해서 총 7과목의 시험을 치뤄야 했어요. 게다가 3개의 전공 시험을 하루 안에 해치워야 했고요. 반수 탓에 1학년 생활을 오래 했기에, 전공 6개를 듣는 게 그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저는 정치 국제와 법을 공부하는 전공을 병행하고 있는데 둘 다 암기량이 많고 대부분이 논술 시험이라 부담감이 심했습니다.

시험기간, 나는 여기까지 무리해 봤다!
암기해야 하는 양이 너무 방대해서 밤을 꼬박 새웠어요. 시간이 없으니 종일 굶고,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연달아 시험을 쳤습니다. 원래 밤을 새우면서 공부하는 타입이 아닌 데다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로 원고지를 다 채웠더니 시험장에서 일어나는 순간 심한 현기증을 느꼈어요.
시험장에서 쓰러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우선 정신을 부여잡고 시험장에서 나왔습니다. 걸으면서도 계속 현기증을 느꼈지만, 집에 가서 자면 된다는 생각에 끝까지 집에 걸어왔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걸어서 왔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도어락을 누르고 들어간 이후로는 기억이 없습니다.
눈을 뜨니 침대 밑 마루에 누워있었고 집에 도착한 시점으로부터 2시간 정도가 흐른 상태였어요. 들어가고 나서 잠시 정신을 잃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3. 통장이 무리한 썰
"나는 50만원 충동구매해봤다."
장예나, 한림대학교 경영학과 23학번

대학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험기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최근인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3학년이 되니 이것저것 열심히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생겨 새로 시작한 일들이 많았는데 그게 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교내 공모전도 나가고, 교외 근로도 하던 와중에 전공 팀플까지 겹쳤어요. 과 학생회 국장을 맡게 되어서 학교 행사를 기획해야 하기도 했고요. 일을 잔뜩 벌여둔 과거의 제가 아주 미웠습니다.
시험기간, 나는 여기까지 무리해 봤다!
엄청난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저는 소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당시 시험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었기에 평소보다 더 조절이 안 됐어요. 분명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50만 원 넘게 충동 구매를 했더라고요. 한 달 생활비의 80% 정도 썼네요.
예나의 소비 목록 일부 가을 옷을 잔뜩 샀는데 배송받고 보니 가을이 다 지나가서 그대로 옷장에 고이 모셔뒀습니다. 이때 무리해서 ‘텅장’이 회복되질 않습니다. 아직도 여파가 남아서 햇반에 김만 먹으며 살고 있어요. 여러분도 ‘내가 이렇게 힘든데?’, ‘나 돈도 버는데?’, ‘이 정도도 투자 못 해?’싶은 보상 심리를 조심하세요.
그래도 다행히 이때 열심히 공부한 과목들은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어요. 옷을 사지 않고 스트레스가 가득 찬 상태로 시험을 봤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결과라고 생각해요. 결국 통장이 무리한 보람이 있었던 거죠.
4. 통학러가 무리한 썰
"나는 통학시간이 아까워서 도서관에서 엎드려 자봤다."
백지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24학번

대학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험기간은 언제인가요?
1학년 2학기 시험기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신입생 때 하고 싶은 게 많이 생겨서 다 도전하려고 하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어요. 학과 학술제에 참여하고, 동시에 시험 전 주말까지 유기견 봉사를 하러 김포에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시험기간, 나는 여기까지 무리해 봤다!
저는 시험기간 대부분 이틀에 한 번꼴로 집에 갑니다. 왕복 3시간 통학을 하고 있는데, 공강이 없고 1교시가 3개라 거의 매일 이른 시간에 등교하고 있어요.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을 싫어하는데, 통학 시간이 유난히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시험기간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학교에서 밤을 새우고 과방에서 자거나, 오래 자지 않기 위해 불편하게 열람실에서 엎드려 자는 편입니다. 시험기간에는 새벽에도 학생들이 꽤 있어서, 칸막이 책상으로 옮겨서 옷으로 얼굴을 다 덮고 잤어요.
저로서는 해야 할 일을 하지않고 잤을 때 다음 날 느끼는 죄책감이 더 커서, 오히려 밤을 새고 도서관을 나올 때 각성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요. 그 학기에는 바쁜 와중에 처음으로 4.5 만점을 찍어봐서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시험기간을 버티는 일은 늘 힘들고 벅차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기억에 남을 경험을 안겨주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이번에도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대학 생활의 하루하루를 헤쳐 나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고된 시험기간 한가운데에 있는 대학생이 있다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험을 돌파해 낸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잠시나마 가벼운 공감과 작은 동료의식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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