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여전히 일기를 쓰는 대학생들

내가 사랑했던 모든 일상들에게
빠르게 소비되는 세상 속에서 '기록'은 종종 과거의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전히 펜으로 하루를 기록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남기는 기록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지킨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지독히 소중했던 일상을 사랑하는 그들만의 방법을 함께 읽어보자.



"나에게 일기는 타임캡슐과 같다"
곽연재,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24학번


처음 일기를 쓰게 된 계기
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다이어리에 관심이 생긴다. 어떤 다이어리를 살지 고민하다가, <무지>에서 나온 빨간색 다이어리가 마음에 들어서 샀다. 2025년 초반에는 새로 시작한 일들도 있었고 고민도 많아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일기를 꾸준히 썼다. 그렇게 조금씩 적어가다 보니 2025년 다이어리가 어느새 꽤 채워지더라.

연재의 일기장
어떤 방식으로 일기를 쓰는지
보통 밤에 스탠드 불만 켜고 일기를 쓴다. “매일이 주말이라면 좋겠어|포근한 이불 속에서 듣는 감성 팝“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쓰는 걸 좋아한다. (주말이 아니더라도 ’주말‘이라는 말이 주는 행복이 있기 때문에) 매일 쓰지는 않고,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때 그날의 일기를 쓰면서 밀린 일기까지 몰아서 적는다.

일기장의 왼쪽에는 일주일 동안 있었던 사건들과 함께 간단하게 그때의 내 기분을 적어두고 오른쪽에는 걱정, 속상한 기억, 고민을 쏟아내듯 적는다. 그리고 달마다 간략하게 소비 계획도 세워두고 월말에 체크하는 편이다.


나의 일기장에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문구

"세상엔 알고 보면 별일 아닌 일들이 참 많다. 너무 과하게 걱정하고 힘들어하지 말자."

나에게 '일기'란?
나에게 일기는 타임캡슐과 같다.
한번 일기를 쓰면 일기장을 자주 보진 않고, 정말 가끔 생각날 때 한 번씩 보는 정도이다. 솔직한 이야기, 고민의 흔적들이 많아서 나중에 다시 보면 ‘이때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행복할 때 썼던 글들은 다시 봐도 웃음이 나고, 속상해서 쏟아냈던 글들은 정말 괜찮아진 뒤에 보면 ‘생각보다 별 일 아니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기는 나를 저장해두는 타임캡슐과 같은 존재이다,




"나에게 일기는 선명해지는 공간이다"
김지우, 수원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24학번


처음 일기를 쓰게 된 계기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소중한 하루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매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들을 “아, 그땐 그랬지.” 하고 다시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중학생 때부터 작은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지우의 일기장
어떤 방식으로 일기를 쓰는지
보통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일기를 쓴다. 오늘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순간,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면 그날의 감정까지 솔직하게 적는다. 일기장 남는 부분에는 그리고 싶은 작은 그림을 함께 그리기도 한다. 그래서 글만 있는 일기라기 보다, 그날의 나를 담아둔 작은 스케치북 같은 느낌이다.


나의 일기장에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문구

“도전하는 것도 용기지만 도망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나에게 '일기'란?
나에게 일기는 '나 자신이 가장 선명해지는 공간'이다.
나와 대화하듯 솔직하게 적다 보면 그날의 나를 가장 정확하게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던 순간들도 일기를 쓰다보면 '생각보다 소중했구나' 싶을 때가 있다. 그렇기에 짧게 남겨둔 문장 하나, 그림 같은 것들이 그때의 나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느낀다.



"나에게 일기는 온전한 동반자이다."
김정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24학번


처음 일기를 쓰게 된 계기
재수 시절 종합 학원을 다녔는데, 당시 학원에서 학생들 간 대화를 엄격하게 금지했다. 소통이 단절된 상태인데, 머릿속에 맴도는 말들은 많고. 그래서 혼자라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정현의 일기장
어떤 방식으로 일기를 쓰는지
보통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일기를 쓰곤 한다. 기억은 쉽게 휘발되기 때문에, 그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담고자 최대한 당일에 쓰려고 하는 편이다. 있었던 일보다는 들었던 생각 위주로 쓴다. 의식의 흐름 대로 써서 그런지,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읽으면 무슨 내용인지 따라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공간을 발견했을 때, 공간 자체의 풍경이나 공간 속에서 눈여겨 본 사물을 꼭 그림으로 남기고, 짧은 문장이라도 덧붙인다. 처음 가 본 카페나, 여행지에서 방문한 장소 등등. 어떻게 보면 다이어리가 나만의 지도 앱 저장 목록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나의 일기장에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문구

텍스트, 친필, 편지, 흑백이(가) 표시된 사진AI 생성 콘텐츠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은 것 같다."

나에게 '일기'란?
나에게 일기란 ‘온전한 동반자’다.
그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속마음이 있다.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성격이지만, 일기를 쓸 때만큼은 그날의 감정과 생각을 가장 ‘날것’에 가까운 형태로 쏟아낸다.(일기를 잃어버리는 날이 오면, 감옥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일기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거의 유일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 친구를 다시 만나면 그때의 기억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처럼, 일기는 내가 지나온 순간들을 가장 정직하게 조명한다. 그리고 그 기록들은 내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앞으로도 담대히 나아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완벽한 하루는 없다. 기록된 그들의 일상이 지독히 소중한 이유는 완벽함이 아닌, 나름의 단단함에 있다. 차곡차곡 쌓은 그들의 일상에는 아픔과 불안과 무너짐이 있었지만, 도전과 행복과 따뜻함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겹겹이 쌓인 일상은 더 단단한 하루를 만들었다.

기록이 쌓이면 무엇이든 된다. 고로 우리의 일상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대학생일기일상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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